<미국> 끝없는 벌판의 텍사스(Texas)<2>
2. 대학도시 러벅(Lubbock)
러벅 주택가 연못에 날아든 겨울 철새들 / 끝없는 목화밭 / 기름 퍼 올리는 기계
내가 3개월 동안 머물었던 러벅은 텍사스 서북부의 자그마한 도시(인구 30만 정도)인데 사위가 교수로 재직하는 텍사스 주립공대(Texas Tech)가 있는데 말이 공대이지 10여 개의 단과대학에 학생 수만 4만여 명, 교수들도 1천 명이 넘는다.
텍사스 주립대는 주도인 오스틴(Austin)에 있는 Texas Austin과 이곳에 있는 Texas-Tech으로 나누어지는데 학과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에서도 상당히 상위권에 드는 대학이다.
러벅은 다른 산업시설은 거의 없고 도시 전체가 텍사스공대(Texas Tech)로 인해 형성된 도시로 보였다.
대학 캠퍼스는 엄청나게 커서 걸어서는 도저히 다닐 수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대학 목장까지 포함하면 미국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를 자랑한다고 한다. 건물들도 아름답고 특징을 살려 아기자기하게 지었다는 인상이다.
러벅은 미국에서 술을 팔지 않는 몇 안되는 도시 중의 하나(Dry City)로 유명했는데 내가 있는 동안 주민 투표를 거쳐 팽팽한 격론 끝에 결국 술을 팔기로 결정이 되었고, 일부 사람들이 이에 불복하여 법정투쟁을 하는 중이었다.
웃기는 것은 사위와 함께 술을 사러 시 외곽으로 몇 번 갔었는데 30분쯤 달려 시의 경계선에 오면 시 경계 바로 너머에는 휘황한 불을 밝힌 술 가게와 술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러벅 사람들은 수시로 이 경계를 넘어와 술을 사 가는데 매번 올 때마다 몇 박스 씩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러벅은 한국 사람들이 150여 명 거주한다고 하는데 한인침례교회(Lubbock Korean Baptist Church)에 나와 친교를 나누고 있었고 또 이 교회의 시설을 빌려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내 전공을 살려 ‘교가(校歌)’를 작곡하여 만들어 주고 한국동요 25곡쯤 기억을 되살려 채보(採譜)하여 주고 온 것에 보람을 느낀다.
3. 비극의 현장 댈러스(Dallas)
케네디 암살 장소(7층 건물의 교과서 창고) / 텍사스 공대(Texas tech) / 손녀 초등학교 운동회 자원봉사
댈러스(Dallas)는 국제공항(Fort Worth)이 있는 대도시로 휴스턴에 이어 텍사스 제2의 도시이다.
인구 130여 만의 댈러스는 크게 국제공항이 있는 포트워스와 다운타운으로 구분되며, 미국 남서부지역 문화와 패션의 중심이라고 한다.
1963년, 미국 35대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달라스는 비극의 현장이었던 다운타운의 텍사스 교과서 창고(Texas School Book Depository)를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 메모리얼 광장(John F. Kennedy Memorial Plaza)이 있으며 교과서 창고건물 1층은 법원으로, 오스월드가 총을 쏘았던 6층은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6층 전체가 기념관(Six Floor Museum)으로 꾸며져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바로 인근에는 텍사스 최초의 집이라는 오두막(Oldest House)도 있고 또 서부 개척의 시발점이 되었던 유니언 철도역에는 지금도 열차가 다니고 있었다. 역의 바로 옆에 있는 어마어마한 하얏트 호텔의 28층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 내려다보았는데 댈러스의 다운타운은 고층건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나면 100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 아울렛(Outlet) 매장이 있었고, 유명 브랜드의 명품들을 좋은 가격으로 구입(購入)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쇼핑을 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승용차로 6시간 거리의 러벅에서는 댈러스에 오는 사람만 있으면 꼭 여러 집의 부탁을 모아 주로 식재료를 한 보따리씩 사가서 나누어 준다고 한다. 러벅에도 수많은 식료품 가게가 있건만 댈러스가 값도 싸고 더 품질이 좋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