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 박주택
어둠을 밀어내려고, 전 생애로 쓰는 유서처럼
목련은 깨어 있는 별빛 아래서 마음을 털어놓는다
저 목련은 그래서, 떨어지기 쉬운 목을 가까스로 세우고
희디흰 몸짓으로 새벽의 정원, 어둠 속에서
아직 덜 쓴 채 남아 있는 시간의 눈을 바라본다
그 눈으로부터 헤쳐 나오는 꽃잎들이
겨울의 폭설을 견딘 것이라면, 더욱더 잔인한 편지가
될 것이니 개봉도 하기 전 너의 편지는
뚝뚝 혀들로 흥건하리라, 말이 광야를 건너고
또한 사막의 모래를 헤치며 마음이 우울로부터
용서를 구할 때 너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말똥거리다 힘이 뚝 떨어지고 나면
맹인견처럼, 이상하고도 빗겨간 너의 그늘 아래에서
복부를 찌르는 자취와 앞으로 씌어질 유서를 펼쳐
네가 마지막으로 뱉어낸 말을 옮겨 적는다
첫댓글 어떤 시인은 목련을 빨래줄에 걸린 빤스라고~
리얼하게 표현한 시를 보기도 했는데
목련!!!할 말이 많아지는 봄꽃입니다.
오늘(2025.3.12) 부경평생교육원 수요오전반 수업 후
교육원 건물을 나오다가 목련을 보았습니다.
하얀꽃송이가 영글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도 바라보면서 참 일찍 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매화가 핀다고 야단들이지만 산수유도 목련 그 옆자리에 노란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네 선생님~^^
선생님이 보신 그 목련이예요.
그대 닮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