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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56권
14. 불설입태장회(佛說入胎藏會) ①[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겁비라성(劫比羅城)의 다근수원(多根樹園)에서 큰 비구 대중과 한량없는 사람들과 함께 계셨다.
[난타와 손타라]
그때 세존의 아우 되는 난타(難陀)라는 이가 있었는데 몸은 금비와 같고 30상호[相]를 갖추었으며, 부처님보다 네 손가락[四指]만큼 키가 작았다.
그의 아내 손타라(孫陀羅)는 용모가 단정하여 세간에 드문 뛰어난 미인이었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보기 좋아하였다. 난타는 그에게 반하여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애정이 두터웠으므로 죽을 때까지 같이 있기를 맹세하였다.
세존은 그를 교화할 때가 왔음을 아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구수(具樹) 아난타(阿難陀)를 시자(侍者)로 삼아 성(城)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다가
난타의 집에 이르러 문 앞에 서서 대비(大悲)의 힘으로써 금빛 광명을 놓으셨다.
그 광명이 난타의 집 안을 두루 비추어 모두가 금빛으로 되자,
그때 난타는 곧 생각하기를
‘광명이 갑자기 비치는 것을 보니 반드시 여래이시리라’고 생각하고
심부름하는 이를 시켜 나가서 보게 하였더니
심부름하는 이는 부처님께서 와 계신 것을 보고 곧바로 돌아와서 난타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문 앞에 와 계십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나가서 세존을 맞이하고 예배하려 하는데,
그때에 손타라는 생각하기를
‘내가 만일 놓아 보내면 세존께서는 반드시 그를 출가시키리라’ 하고,
옷을 잡으며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난타가 말하였다.
“잠시 동안만 놓아주시오. 세존께 예배한 뒤에 바로 돌아오겠소.”
손타라는 말하였다.
“같이 약속을 하셔야 가실 수 있습니다. 이 화장품(化粧品)의 물기가 마르기 전에 즉시 돌아오셔야 합니다. 만일 더디거나 어기면 벌금이 500전입니다.”
난타는 말하였다.
“좋소. 그렇게 합시다.”
[난타가 여래의 발우를 받고 출가하다]
그리고는 곧 문 앞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여래의 발우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와서 맛있는 음식을 가득히 담아가지고 문 앞으로 갔다.
세존께서는 마침내 떠나시면서 곧 아난타에게 몸짓으로 발우를 받지 못하게 하셨으므로 여래ㆍ대사(大師)의 위엄과 존중 때문에 감히 불러 세우지 못하고 다시 아난타에게 주려고 하였다.
그러자 아난타는 물었다.
“당신은 누구에게서 그 발우를 받으셨습니까?”
난타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 드려야 합니다.”
“저는 이제 감히 대사께 경솔하게 굴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잠자코 뒤를 따랐다.
세존께서는 절에 이르셔서 손발을 씻은 뒤에 자리에 나아가 앉으셨다.
그제야 난타가 발우를 가져다 바치자
세존은 받아서 다 잡수신 뒤에 말씀하셨다.
“난타야, 너는 내가 남긴 밥을 먹겠느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먹겠나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곧 그에게 주셨다. 난타가 다 먹고 나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출가하지 않겠느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출가하겠나이다.”
그리고 부처님 세존께서는 옛날 보살도를 행하실 때에 부모와 스승과 어른이며 그 밖의 높은 이의 모든 가르침과 분부를 거역한 일이 없었으므로 오늘날 말씀하시면 어기는 이가 없었다.
즉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난타의 수염과 머리를 깎아 주어라.”
아난타는 대답하였다.
“예, 세존의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그리고는 곧 머리 깎는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를 깎아주게 하였다.
난타는 머리 깎는 사람을 보고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알고 있습니까?
나는 장차 오래지 않아서 전륜왕(轉輪王)이 될 터인데 당신이 만일 함부로 나의 머리를 깎게 되면 장차 당신의 팔을 끊어 버리겠소.”
이 말을 들은 그는 몹시 두려워하면서 머리 깎는 기구를 도로 싸 가지고 나오려고 하였다.
그때에 아난타가 부처님께 가서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몸소 난타에게로 와서 물으셨다.
“난타야, 너는 출가하지 않겠느냐?”
난타는 대답하였다.
“출가하겠나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스스로 병에 든 물을 가져다 그의 머리 위에 부어 주셨고 정인(淨人)은 곧 그의 머리를 깎았다.
[난타가 집에 돌아가려 하다]
그러자 그는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세존을 공경하기 위하여 출가한다 하였지만, 저물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하더니
날이 저물자 길을 찾아 떠나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가 가는 길에다 변화로 큰 구덩이를 만들어 놓으셨다.
그것을 보고 문득 생각하기를
‘손타라와 멀어지게 되었구나.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 손타라를 생각하면 죽을 지경이다. 이대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가 새벽이 되면 떠나야겠다’ 하고,
손타라를 생각하며 밤 내내 괴로워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그의 뜻을 아시고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가서 난타에게 지사인(知事人)을 삼겠다고 일러 주어라.”
그는 곧 가서 일러 주었다.
“세존께서 당신을 지사인으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난타가 물었다.
“어떤 것을 지사인이라 하십니까? 무슨 일을 시키려 하십니까?”
“절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보살펴야 합니다.”
“어떠한 일들을 해야 하는 것입니까?”
“구수(具壽)여, 지사(知事)라 함은 만일 모든 비구들이 밥을 빌러 나갔을 때에는 절 안의 도량에 물을 뿌리고 쓸며, 방금 눈 쇠똥을 가져다 차례로 깨끗이 발라야 하고 정신 차리고 지켜서 실수가 없게 해야 합니다.
조금 있으면 평장사(平章事)가 대중 스님들에게 알릴 것입니다마는 만일 향과 꽃이 있으면 마땅히 가서 대중에게 주어야 하며 밤이 되면 문을 닫고 새벽이 되면 열어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소변을 하는 곳은 언제나 깨끗이 씻고 닦아야 하며, 만일 절 안에 파괴된 곳이 있으면 즉시 보수도 해야 합니다.”
이런 가르침을 듣고 나서 대답하였다.
“대덕(大德)이시여,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저는 모두 하겠습니다.”
그때에 모든 비구들은 아침 식사 때가 되었으므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겁비라성으로 가서 밥을 빌고 있었다.
그때에 난타는 절에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나는 마당을 다 쓴 뒤에 집으로 가야겠다’ 하고,
마당을 쓸기 시작하였다.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을 아시고 신통력으로써 깨끗이 쓸어 놓은 곳에 쓰레기가 도로 가득히 차게 하자,
그는 또 생각하기를
‘나는 쓰레기를 다 치운 뒤에 돌아가야 한다’ 하고,
비를 놓아두고 쓰레기를 거두어서 가져다 버렸으나 끝이 없었으므로
다시 생각하기를
‘문을 닫아 놓고 떠나가야겠다’고 하였다.
세존께서는 곧 그가 방문을 닫은 뒤에 다시 다른 방문을 닫으면 먼저 닫힌 문이 열리게 하였으므로
마침내 그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비록 도둑이 들어서 절을 부순다 해도 이것 또한 걱정할 것이 없다. 내가 장차 왕이 되면 여기보다 백천 배도 더 되는 좋은 절을 지어 줄 것이다. 나는 그대로 두고 집으로 가야겠다. 만일 큰길로 가면 세존을 만날까 두렵구나’ 하고는
곧 작은 지름길을 따라 가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생각을 다 아시고 작은 길을 따라 오고 계셨다.
그는 멀리서 부처님을 보고는 서로 만나지 않으려고 길 곁에 가지가 드리워서 그늘이 진 나무가 있었으므로 즉시 그 아래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부처님께서는 그 나무의 모든 가지를 위로 높이 올리며 그의 몸이 드러나게 하시고는 난타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나를 따라오너라.”
[애꾸눈의 원숭이를 보다]
그는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기를
‘이는 그의 아내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음이니 마땅히 떨어지게 해야겠구나’ 하시고,
그를 인도하기 위하여 겁비라성을 나와 실라벌(室羅伐)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신 뒤에 비사가녹자모원(毘舍佉鹿子母園)에 계시면서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기를
‘이 난타는 어리석고 미혹하여 아직도 그의 아내를 생각하며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방편을 써서 그의 마음을 쉬게 해야겠구나’라고 하시고,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전에 향취산(香醉山)에 가 본 일이 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아직 못 보았나이다.”
“그렇다면 나의 옷자락을 잡아라.”
그리하여 그는 곧 나아가 옷자락을 붙잡자, 그때에 세존은 마치 아왕[鵝王]과 같이 허공으로 올라서 향취산에 닿으셨다.
그런 뒤에 난타를 데리고 좌우를 돌아보는데 과일나무 아래에서 암컷 원숭이가 나타났다.
그 원숭이는 애꾸눈이었는데 곧 얼굴을 들어서 세존을 똑바로 보고 있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애꾸눈의 원숭이를 보고 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예, 보고 있나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애꾸눈의 원숭이를 손타라와 비교하면 누가 더 뛰어나겠느냐?”
“저 손타라는 석가의 종족으로 마치 천녀(天女)와 같아서 용모와 거동[儀容]이 제일이며 이 세상에서는 짝할 이가 없나이다.
이 원숭이를 그에게 비교한다면 천만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옵니다.”
[천상을 구경하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너는 천상의 궁전을 본 일이 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아직 못 보았나이다.”
“그렇다면 다시 이 옷자락을 붙잡아라.”
그가 또 옷자락을 붙잡자, 마치 아왕처럼 허공으로 올라가셔서 삼십삼천에 이르신 뒤에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천궁(天宮)의 훌륭한 곳을 모두 구경하여라.”
난타는 곧 환희원(歡喜園)과 채신원(婇身園)과 추신원(麤身園)과 교합원(交合園)과 원생수(園生樹)며 선법당(善法堂) 등 이러한 모든 하늘의 동산과 꽃과 열매와 목욕하는 곳과 재미있게 노는 곳으로 가서 두루 살펴보았고,
다음에는 선견성(善見城) 안으로 들어가서 또 갖가지의 북과 악기며 거문고와 퉁소 등의 미묘한 소리를 들었고, 환히 트인 곁채에 평상과 장막을 화려하게 설비하여 놓고 곳곳에서 모든 하늘의 아름다운 채녀(婇女)들과 함께 서로 즐기고 있는 것도 보았다.
난타는 이렇게 두루 구경하다가 한 곳을 보았더니 천녀(天女)들만 있을 뿐 천자(天子)들이 없었으므로 그 천녀들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에 다른 곳에는 남녀들이 뒤섞여서 모든 쾌락을 느끼고 있는데 당신들은 어째서 여인들만이 있고 남자들은 보이지 않습니까?”
천녀가 대답하였다.
“세존께 아우가 있으니, 그 이름이 난타입니다.
부처님께 출가하여 오로지 범행(梵行)만을 닦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이곳에 날 것이므로 우리들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난타는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속히 부처님께로 돌아오자,
세존께서 물으셨다.
“너는 모든 하늘의 훌륭한 일들을 다 보았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예, 보았나이다.”
“너는 어떠한 일들을 보았느냐?”
그는 보았던 그대로를 세존께 자세히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천녀들을 보았느냐?”
“예, 보았나이다.”
“이 모든 천녀들을 손타라와 비교하면 누가 더 아름답더냐?”
“세존이시여, 손타라를 이 천녀들에게 비교하는 것은 마치 저 향취산에 살고있는 애꾸눈의 원숭이를 손타라와 비교하는 것과 같아서 백천만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리이다.”
부처님께서는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청정한 행을 수행한 이는 이런 뛰어난 이익이 있나니, 너는 이제 굳건하게 범행을 닦아 장차 천상에 나게 되어서 이러한 쾌락을 받도록 하라.”
이런 말씀을 듣고 그는 기뻐하면서 잠자코 서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난타와 함께 바로 천상에서 사라져 서다림(逝多林)에 와 닿으셨다.
이때 난타는 천궁을 사모하면서 범행을 닦고 있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런 뜻을 아시고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가서 비구들에게 알리기를
‘어느 누구도 난타와는 자리를 같이 앉지 말 것이요, 같은 곳에서 거닐지도 말 것이며, 같은 횃대에 옷도 걸지 말 것이요, 동일한 곳에 발우를 놓거나 물병도 두지 말 것이며, 같은 곳에서 경전도 독송하지 말라’고 하라.”
아난타는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모든 비구들에게 전하였으므로 비구들은 받들어 모두가 거룩한 뜻을 따랐다.
이때에 난타는 여러 사람들이 그와 함께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몹시 부끄러워하였다.
뒷날 어느 때에 아난타와 여러 비구들이 공시당(供侍堂)에서 옷을 깁고 있었으므로
난타는 그것을 보고 나서 생각하기를
‘이 여러 비구들은 모두가 나를 버리고 같이하지 않지만 이 아난타만은 나의 아우인데 어찌 나를 싫어하겠느냐?’고 하면서,
곧 그곳으로 가서 같이 앉았다.
그때 아난타는 벌떡 일어나 피하므로
그는 말하였다.
“아난타여, 다른 비구들에게 버림을 받는 것은 참을 수 있겠으나 그대는 나의 아우인데 어째서 그토록 싫어한단 말이오?”
아난타는 말하였다.
“진실로 이 이치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다른 도(道)를 행하고 있고 나는 다른 길[路]을 좇고 있으니, 그 때문에 피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나의 도라 하고 어떤 것이 당신의 길입니까?”
“당신은 천상에 나기를 좋아하며 범행을 닦고 있고, 나는 원적(圓寂)을 구하므로 욕심을 없애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갑절이나 더 근심하고 슬퍼하였다.
[지옥을 구경하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을 아시고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전에 나락가(捺洛迦)에 가 본 일이 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아직 못 가 보았나이다.”
“너는 나의 옷자락을 붙잡아라.”
그가 곧 나아가서 옷을 붙잡자, 부처님께서는 그를 데리고 지옥으로 갔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한편에 서 계시면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여러 지옥들을 구경하여라.”
난타는 즉시 돌아다니며 먼저 재가 흐르는 강물을 보았고 다음에는 칼로 된 나무가 있는 곳과 똥오줌만이 가득히 있는 곳과 불로 된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가서 그곳들을 자세히 살피며 중생들이 받는 갖가지 고통을 보았으며,
혹은 또 부젓가락으로 혀를 뽑고 이를 비틀고 눈을 후벼 파내는 것을 보았고,
혹은 때로는 톱으로 그 몸을 썰어내며 도끼로 손발을 자르고 혹은 몽둥이로 때리고 창으로 찌르기도 하였으며,
혹은 쇠몽둥이로 부수어 가루가 되게 하기도 하였고 혹은 이글거리는 구리 물을 입에다 부어 넣기도 하였으며,
혹은 칼로 된 산과 칼로 된 나무에 오르게 하고, 방아에 찧고 돌에 갈며 이글거리는 구리 기둥과 쇠 평상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기도 하였고, 혹은 맹렬한 불에 펄펄 끓어오르는 가마솥에서는 유정들을 삶고 있기도 하였다.
이렇게 고통받는 일들을 보고 나서 다시 한 가마솥을 보았더니 거기에 물은 펄펄 끓고 있었으나 속에 유정은 없었으므로 두려워하면서 옥졸에게 물었다.
“무슨 인연으로 다른 가마솥에서는 모두 유정들을 삶고 있는데 이 가마솥은 끓기만 하고 비어 있습니까?”
옥졸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아우 난타는 천상에 나기만을 원하면서 오로지 범행을 닦으므로 천상에 나서 잠시 동안 쾌락을 받다가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이 가마솥 안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 때문에 나는 지금 끓이기만 하면서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난타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두려워서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서고 구슬 같은 흰 땀이 줄줄 흘렀으므로 생각하기를
‘이 옥졸이 만일 내가 난타인 줄 알면 산 채로 작살로 찔러서 가마솥에 넣겠구나’라고 하면서
급히 도망쳐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오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옥들을 보았느냐?”
그러자 난타는 슬피 울며 목이 메인 가느다란 소리로 아뢰었다.
“예,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어떠한 것들을 보았느냐?”
그는 곧 보았던 그대로를 세존께 자세히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혹 인간을 원하고 혹은 천상을 구하면서 범행을 부지런히 닦는 이라면 이러한 허물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열반을 구하며 범행을 닦아야 하고 천상에 나기를 바라면서 애써 수고하지 말 것이니라.”
난타는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몹시 부끄러워하며 대답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의 뜻을 아시고 나서 지옥을 나와 서다림으로 오신 뒤에 곧 난타와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에는 세 가지의 때[垢]가 있나니,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그것이니라. 이것을 버려야 하고 이것을 멀리하는 법을 닦고 배워야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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