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교련교사 자격증 소지자, 전역 대위 또는 중위인 자 등”은 모 지역 도교육청에서 ‘학생수련지도사’인 공무원 채용의 직무수행요건으로 표기된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활동 수준은 딱 여기까지다. 교육청 산하에서도 아직까지 군인이 청소년(수련)활동의 최고전문가로서 총괄해야 하는 세상이다. “강한 비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아도 훈련은 계속됐고, 학생들은 갖은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야 하는 게 2박3일 간의 캠프 생활이다.”, "교관이 한 여학생에게 '술을 줄 테니 예쁘게 화장하고 오라'고 말했다가 학생들 앞에서 공개 사과한 적도 있다" 해병대 캠프장에서 수년간 일하다 그만둔 A(24)씨의 증언이다(연합뉴스. 2013/07/21). 해병대 캠프 하다가 5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하늘로 떠났다. 해병대 캠프는 수년째 유행이다. 학생들은 관리와 통제 복종의 대상으로 치부한다. 병영캠프 다녀오면 몇 달이나마 학습 분위기 잡혀 좋다는 교사들 많았다. 공동체 형성이 아닌 폭력과 강압의 문화를 학교 내에 조장한다. 서열문화와 폭력, 강압을 더해 체력이 약한 아이들의 문제로 기압을 강요당한다. 돈벌이에 미친 사람들은 청소년활동의 본래 취지는 온데 간데 없다. 10대들은 두당 얼마짜리 물건이다. 대단위로 프로그램 할 수 밖에 없다. 돈벌이 된다니 몰리는 사람들 넘쳐난다. 당연히 돈 드는 전문가들 쓸 수가 없다. 청소년에 대한 국가의 처신 또한 가관이다. 청소년위원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의 순으로 지난 MB정부 5년 동안 “청소년활동”을 담당하는 부처가 세 차례나 바뀌었다. 정책 또한 청소년문제 중심으로 회귀하는 느낌이다.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 캠프까지도 수십 년간 내려온 군대 문화의 전유물로서 아직도 유효한 세상이다. 청소년(수련)활동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저 모아 놓고 레크레이션 하듯이 뺑뺑이 돌리면 되는 게 아니란 말이다. 사건 이후 사회에서 바라보는 해병대 캠프의 핵심 쟁점 가운데 그 어떤 곳에서도 청소년을 이해하며 활동을 책임지는 전문가의 제안은 없다. 단지 해병대 출신이 몇 명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연권의 청소년수련시설 중 하도급 업체를 두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건설 회사를 비유하면 대기업에서 하청 받아 운영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청소년지도사 자격을 가진 몇 명을 두고 나머지는 무자격자인 아르바이트생을 모아서 학생 1인당으로 용역 체결하여 수련원 직원입네 운영하는 경우다. 사건 터질 때마다 보험 운운하며 책임 전가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0대는 문제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인지하고 그들을 캠프 등 청소년활동의 참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의 10대에게 해병대 캠프가 이로울까? 병영캠프가 좋은 것이었으면 선진국이란 모든 나라는 북한의 입영제도와 학교의 틀을 따랐을 수도 있다. 북한은 청소년기부터 10년이나 군 복무를 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사관학교의 틀도 상당히 진보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유독 우리사회의 학생들을 순응적이고 말 잘 듣는 복종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문제 중에 문제다. 해병대 캠프로 인한 사고가 터진 후 금번 7~8월에 야외 청소년활동이 낭패를 보고 있다. 매번 이런 식이다. 문제가 터지면 조용할 때까지 기다린다. 지속가능한 대안 마련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작다. 별반 다르지 않은 대책들 내 놓다가 조용함으로 끝내고 또 다시 반복이다. 인천호프집 화재사건, 씨랜드 화재 참사 사건 등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 뒤에 레퍼토리다. 청소년활동가 관점으로 몇 가지 대안을 나눈다. 먼저 청소년활동 전문가의 지원 및 확산이다. 씨렌드 화재사건 이후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도가 만들어졌다. 청소년 프로그램에도 KS마크 찍듯이 인증을 한다. 가능하면 다양한 청소년프로그램들의 인증이 되어 학교와 기관시설 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이를 위해 인증심사원을 강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인증심사원은 현장에서 일을 하며 시간이 허락할 때만 참여가 가능한 수준이다. 전문 인증심사원을 확대하고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아서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양성화한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사교육업체나 민간 업체들의 프로그램들을 인증 받을 수 있도록 건설업계의 감리제도와 같이 민간의 인증과 프로그램 컨설팅 등을 집중하는 독립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체계도 요구된다. 인증 프로그램이 확대 되면 음식물에 원산지 표시 되듯이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 것인지 청소년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소한의 인지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증심사에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하고 컨설팅과 사후 이행심사 또한 강화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관리감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야외 체험활동이나 캠프에 교사와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이 외부 기관에 사업을 위탁했을 때 할 일이 많지 않다. 과정 가운데 참여할 수 있는 방안과 안전수칙, 학생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학교에 수련활동 담당자들은 군대의 장교를 선출하는 게 아닌 국가정책에서 전문가라 칭하는 청소년지도사들의 활동 경력을 참고하여 채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리 통제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병영 캠프류의 프로그램의 퇴출이다.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 학교는 학교다워야 하고 회사는 회사다워야 한다. 해병대 캠프에 대한 비판을 하니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면 반발하는 이들이 있단다. 해병대 측에서도 국민들이 실제 해병대캠프와 민간 캠프를 국민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며 변명이다. 무언가 착각을 해도 크게 착각했다. 학생은 군인이 아니다. 일제치하 이후 군사독재문화를 거쳐 오면서 사회 전체가 군대문화에 쪄든 양상이다. 어디나 위아래를 따지고 나이를 묻고 짬밥을 중시한다. 군대문화는 군대에서 강화해야 한다. 사회는 사회여야 하고 학교는 학교여야 맞다. 만약 군대에서 유치원식 교육을 시킨다면 옳은 일인가 말이다. 최소한 학교에서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영캠프는 퇴출되어야 맞다. 130726 청소년 병영캠프 퇴출 가능할까(최종)-정건희.hwp |
출처: 청소년자치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정건희
제도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님들의 인식변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맞벌이부부가 자녀 교육에 직접적인 시간과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학교와 사회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문제가 자기 자녀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문적인 청소년 기관과 단체에서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개입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부모님들의 인식 개선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대안이 없어서... 너무 추상적인 생각인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