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식사도 거르고 일찍 출발했다.
어제 갔던 길이기에 쉽게 찾아갈 수가 있었다.
용수리(龍水里)에 내리자 비가 조금씩 내린다.
우비와 우산을 미리 준비했기에 걱정은 없지만 비가 많이 오면 오늘 일정을 그르칠까 걱정이다.
용수포구(龍水 浦口)로 가는 올레길.
다행하게도 조금 걸어가니 비가 그치고 드믄드믄 파란 하늘이 보인다.
가다보니 용수성당(龍水聖堂)이 나온다.
우선 올레길을 따라가서 성당 앞으로 가기로 했다.
절부암(節婦巖)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앞에 오래 된 비석이 하나 있는데 글자를 읽을 수가 없다.
아래 평평하게 만들어진 곳에는 절암정(節岩亭)이란 글자가 선명하다.
조선조 말엽 이 마을에 사는 강사철이라는 사람과 고씨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강씨는 동료들과 함께 뗏목을 타고 차귀도로 대나무를 베러 갔다.
강씨와 동료들은 죽세공품을 만들어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나무를 베어 오다가 갑작스런 거센 풍랑을 만나 조난 당하고 말았다.
강씨 동료들의 시신은 모두 쉽게 찾았으나, 강씨의 시신은 찾을 수가 없었다.
시신을 찾아 헤메던 고씨 부인은 남편의 시신을 찾지 못하자 낙심하고 만다.
보름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자 고씨는 바위에 올라가 나무에 목메어 자살하고 말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남편 강씨의 시신이 부인이 목을 맨 나무아래에 떠올랐다고 한다.
이를 신통히 여긴 조정에서 이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겨 후세까지 절개를 했단다.
지금도 이 마을에서는 3월 15일 나무아래에 제단을 만들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절부암"은 제주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위의 글자외에는 찾지를 못했다.
게다가 그날따라 아무도 다니는 사람이 없어 물어 볼수도 없었다.
이런 바위가 있다는데 찾지를 못하고 말았다.
監董金應河書洞首李八根刻(감동 김응하서 동수 이팔근각)
節媍嵒 (절부암)
여기에서 "감동"(監董)은 조선 시대에 국가의 토목 공사나 서적 간행 따위의
특별한 사업을 감독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임명하는 임시직 벼슬을 말하고,
"동수"(洞首)는 마을의 제일 우두머리를 말한다.
계단을 내려오면 지금은 방죽을 쌓은 물가 나무아래에 해마다 열녀제를 지내는 제단이 있다.
이곳 용수포구가 올레길 12코스와 13코스가 갈리는 지점이다.
이곳에는 두 개의 스템프가 있다.
12코스가 끝났음을 알리는 스템프.
13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스템프.
용수 포구(龍水 浦口)
이 "용수포구"(龍水 浦口)는 한국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고 귀국하던 중 풍랑을 만나 이곳에 표착(漂着)한 곳이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신부(神父)김대건(1822 ~1846)이 범선(帆船)라파엘호(號)로
1845년 9월28일 에 표착(漂着)한 바닷가이다.
김신부는 8월 17일 상하이(上海) 금가항(金家港)성당에서 "페레올"주교로부터
사제서품을 받아 귀국길에 거센 파도로 반파된 배가 이곳에 표착(漂着)하자
수선한 후 출항, 10월 12일 충남 강경땅 황산(黃山)포구에 안착했다.
1846년 5월 국금(國禁)을 어긴 죄로 체포되어 9월 16일 새남터에서 효수형(梟首刑)으로 처형되니
향년 25세였으며 1984년에 김신부는 성인(聖人)으로 선포되었다.
1999년 천주교 제주선교1백주년 기념사업으로 동년 9월19일
성지순례단이 1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이포구에서 닻을 내렸다.
이 날 제주교구 김창렬(金昌烈)두교는 이 포구를 성지(聖地)로 선포하고
김대건 박물관 건립게획을 발표하였으며 이때 참석한 2천여명의 신도는
이 선포식에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바닷가 건너에는 "聖 김대건(안드레아)신부 제주 표착 기념 성당"과 "기념관"이 있다.
"聖 김대건(안드레아)신부 제주 표착 기념 성당"
입구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상.
"聖 김대건(안드레아)신부 제주 표착 기념 성당"
성당 내부.
제대.
제대 뒤 양쪽으로는 작은 창을 내어 은은한 빛이 들어오게 했다.
양쪽의 창문은 김대건 신부의 이야기를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하였다.
성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 기념관.
"라파엘"호의 모양으로 지은 표착기념관은 내가 간 날이 월요일(휴관일)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건너편에 만들어진 "라파엘"호.
라파엘호 옆에 세워진 성모님.
성모상 앞에서 본 성당과 기념관.
표착기념관 앞 넓은 잔디밭을 빙 둘러서 14처가 마련되어 있다.
성당을 돌아보고 다시 바닷가로 나왔다.
이어서 어제 지나갔던 곳까지 가 보기로 한다.
멀리 보이는 "생이기정"과 당산봉.
차귀도.
오늘도 바람은 심하게 분다.
어제 우리가 놓쳤던 바닷길 진입로.
이제 어제 우리가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간다.
첫댓글 자유 일정이 없었으면, 못 보고 엄청 후회 할 뻔 했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모두 회장님의 배려덕분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