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산책]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①
들숨-날숨 속에 ‘열반적정’ 있다
안반수의경은 이른바 수식관(數息觀)이라고 하는 관법을 가르친 경전이다. 이 수식관을 설한 안반수의경에는 37종의 관법이 담겨 있어, 이것을 삼십칠도품경(三十七道品經)이라는 경의 이름으로 소개했다. 근본불교나 소승불교에서의 수행은 이 삼십칠도품경에 소개된 37종의 관법으로 수련하여 성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승불교시대에 오면 여기에 중생구제의 보살정신이 가미되어서 누구나 함께 쉽게 빠르게 일상생활 속에서 성도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 발전하여 오늘날 대승불교권에서 행해지게 되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소승시대의 관법의 내용을 알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그 내용을 보이고, 그 중에서 안반수의 곧 호흡을 관하는 수행이 이들 중 어떤 위치에 있으며, 그 방법은 어떤 것인가를 설명하도록 한다.
수식관은 부처님 재세부터 강조
소승시대나 대승시대나 불교도들이 수행을 하는 것은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는 길이 수행이기 때문이다. 부처님도 수행을 통해서 성도 하셨고, 역대 조사들 모두 수행의 성취자였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중아함경(中阿含經)의 여러 곳에서 자주 보이는 선정의 관법이 유일한 수행의 길이었다. 아함경에 보이는 관법은 삼삼매(三三昧), 사무량(四無量), 팔해탈(八解脫), 팔승처(八勝處), 십변처(十遍處), 십상(十想), 십념(十念) 등이 보이는데 이와 같이 숫자로 표시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부파불교(部派佛敎) 시대에 크게 조직된 것인 듯 하다.
팔리어(pali)로 된 부파불교시대의 논서인 아비담(阿毘曇, abhidamma)에서는 십편(十遍), 십부정(十不淨), 십수념(十隨念), 사범주(四梵住), 사무색(四無色), 식염관(食厭觀), 계차별관(界差別觀) 등 40여개의 대상에 따라서 관하는 수행이 소개되고 있다. 이것을 사십업처(四十業處)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 여러 가지 관법 중에는 실제로 불교도들이 활용하지 않은 것도 있고, 특별히 많이 활용한 것도 있다. 그리하여 그 뒤에 소승불교시대에 이르러서는, 이것이 다시 정리되면서 계(戒), 정(定), 혜(慧)의 삼학(三學)을 내용으로 하여 설해지게 되었으니, 이것이 저 유명한 논서인 <해탈도론>(解脫道論)이라는 논서다.
여기에서 이들 여러 수행법을 자세히 설법하고 있다. 어떻게 선(禪)을 닦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해탈도론은 세간정(世間定)과 출세간정(出世間定)의 두가지로 나누고 있다. 세간정을 닦음에 있어서는 삼계(三界)에 있어서 선(善)을 향한 마음이 한결같이 유지되도록 하라고 했고, 출세간정에 있어서는 열반을 증득하고자 하는 마음을 한결같이 가지고 지혜를 얻는 수행법을 보이고 있다.
세간정이란 세간에서 생활하면서 수행하는 관법이다. 이러한 세간 속에서의 수행에서는 첫째로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을 먼저 끊어야 하고, 둘째로는 좋은 벗을 만나야하고, 셋째로는 자기의 성품에 맞게 해야 하고, 넷째로는 40종의 대상 중에서 어느 것 하나를 잡아서 그것을 관하고, 다섯째는 적당한 수행처를 정하고, 여섯째는 머리가 길거나 손톱이나 발톱이 길면 그것을 깎아서 장애가 되지 않게 하고, 일곱째는 대상에 정신을 집중하는 관법을 잘 익혀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열반 증득하겠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
출세간적인 수행법은 세간적인 수행을 거쳐서 보다 높은 곳에 도달되는 것이니, 출세간정이라는 특별한 관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한결같이 세간정을 닦으면서 열반을 증득하고자 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아가면 드디어 지혜를 얻어서 열반에 이른다고 한다. 세간정이나 출세간정의 수행법으로서 널리 행해진 것은 지(止), 곧 정신통일을 통해서 사물을 꿰뚫어보는 관(觀)법이다. [출처 : 법보신문]
정태혁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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