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 강규빈, 정지영, 공희원, 정승후, 차원, 김주형
<두 도시 이야기> 두 번째 시간.
역시 많은 멤버들이 정해진 분량을 다 읽지 못하고 왔어요.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어떤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는지, 혹은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제일 멋있다고 생각되는 장면이나 캐릭터는 어디였고 누구였는지 등등에 대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주형이가 유일하게 정해진 분량을 다 읽고 와서 시드니 카턴이 멋있게 느껴졌다고 말해줬어요.
참석은 못했지만, 간이는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연락을 주었네요. (땡큐~)
멤버 여러분이 책을 재미있게 읽어야 모임 진행을 하는 선생님도 좀 힘이 날 텐데,
책이 어려운 것도 있고, 시험 기간까지 겹쳐서 책 읽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많이 들었어요.
하소연이 나온 김에 '좋았던 옛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걸리버 여행기>, <야성의 부름>을 재밌게 읽었다는 멤버들...
역시 소설이 재밌으려면 동물들이 좀 나와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다음에 읽을 소설은... <동물 농장>!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군요. ㅎㅎ
하지만 '내가 재밌게 읽은 소설들'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정리해볼 필요도 있을 거예요.
'동물이 나오느냐 그렇지 않느냐'도 충분히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죠.
(* 여러분이 좋아하는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동물'이 나온다, '탐정'이 나온다, 결말에 가서 주인공이 죽는다, 여주인공이 예쁘다, '영국'소설이다, 책 속에 '그림'이 들어있다. 등등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어요.)
자, <두 도시 이야기>에는 동물은 안 나오지만, <동물 농장>과 공통점이 있어요.
아주 중요한 공통점이죠.
무엇인가 하면... <두 도시 이야기>와 <동물 농장>은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함께 묶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하지만 '혁명'이라는 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죠.
<두 도시 이야기>는 역사 소설 + 숭고한 사랑(로맨스)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동물 농장>은 동물을 내세워 '우화'로 이야기를 풀어가요.
어째서 두 작가는 '혁명'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고 있는 걸까요?
<두 도시 이야기>와 <동물 농장>은 '혁명'을 주제로 삼고 있는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들인데,
이 두 작품 중 인류의 역사, 인류의 사고 방식, 인류가 혁명을 바라보는 태도에
더 큰(또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은 굉장히 대답하기 어려운 큰 질문이어서 별로 와닿지 않는다고 느끼는 멤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고민하게 될 문제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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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행복한가?" 이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답은 무엇인가요?
"지금 나는 시험기간이어서 행복하지 않다," 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ㅋ
그럼, 시험이 끝나면 행복할까요?
"또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겠어요.
졸업을 해서 시험을 안 봐도 되는 상황이 되면 행복할까요?
"취업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그럼 취직을 하면 행복할까요?
그건..... 취직을 해봐야 알겠죠. 아니면 부모님에게 물어볼 수도 있겠네요.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질문이 끝없이 이어지게 될 텐데요......
좀 뜬금없이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는데,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다. 그런데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이 사회가 어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때, 바로 '혁명'이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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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두 도시 이야기>에서 '나는 불행하다'라고 생각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요.
<두 도시 이야기>에서 '불행'과 연관되는 인물은
1) 마네트 박사
2) 시드니 카턴
3) 마지막으로 드파르주 부부
이렇게 세 인물이라 할 수 있어요.
마네트 박사는 18년 간 감옥에 갇히는 불행을 겪은 인물이죠.
그가 왜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여기서 잠깐! 앞 시간에도 말했지만, 디킨스는 소설 속에다가 많은 '수수께끼(떡밥)'들을 숨겨 놓았어요.
처음부터 이유를 말하지 않고 나중에 가서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게 하는 수법을 쓴 거죠.
왜 디킨스가 이런 방식으로 소설을 썼느냐 하는 것은 디킨스가 소설을 '잡지 연재'한 것과 관련이 있어요.
처음부터 이유를 밝혀버리면 독자들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 잡지를 구독하지 않겠죠.
끝까지 이유를 숨겨놓아야 궁금해서라도 잡지를 구독하는 거죠.
이러한 방식은 오늘날 드라마와 똑같은 방식이에요.
시드니 카턴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이에요.
계속 어두운 표정,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이죠.
마네트 양을 좋아하는 것 같긴 해요. 마네트 박사네 집에 자주 방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찾아와서도 계속 우울한 표정만 짓고 있어요.
나름대로 능력도 있는 인물인데,
자기 성공에는 관심이 없고 학교 동창인 스트라이버만 도와주고 있어요.
책에서는 시드니 카턴을 "자기 숙제는 안 하고, 다른 친구들 숙제를 해주는 인물" (130)이라고 묘사하고 있어요.
혹시 이런 친구들이 여러분 주변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물어봤는데, '잘 모르겠다'는 대답도 나왔고, '있다'는 대답도 나왔어요.
그러고 보니 '내가 딱 그렇다'는 대답은 안 나왔네요.
"자기 숙제는 안 하고, 남의 숙제를 대신 해주는" 이런 행동은 왜 하는 것일까요?
그냥 타고난 성격인 걸까요, 아니면 무슨 가슴 아픈 일을 어렸을 때 겪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가 처한 상황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자포자기한 것일까요?
이에 대한 것도 작가 디킨스는 전혀 언급을 안 해주고 있어요.
단지 시드니 카턴이 계속 어둡고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 묘사만 하고 있을 뿐이죠.
이번 주에 <두 도시 이야기> 마지막 부분을 읽게 되는데요,
읽을 때 시드니 카턴에 관련된 부분을 잘 읽어보면 단서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불행'과 연관되는 마지막 인물은 '드파르주 부부'예요.
드파르주 부부는 사실 '불행'보다는 '복수'와 더 많이 연관되는 인물들이죠.
그런데 이들이 지금 '복수심'에 활활 불타고 있는 까닭은
그 전에 누군가로부터 굉장히 부당한 일을 당해서 큰 '불행'에 빠진 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드파르주 부부는 '프랑스 민중'의 귀족에 대한 복수심을 대표하는 인물들이기도 해요.
특권층이었던 귀족들의 압제와 폭정... 이에 대한 프랑스 민중들의 분노...
일단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넘어가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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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불행'과 연관되는 인물들을 살펴보았어요.
이제 우리가 남은 부분을 읽으면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이 정리가 어느 정도 되죠?
1) 이들은 왜 불행할까? (= 이 세 사람을 불행하게 한 나쁜 놈이 누구냐?)
2) 불행해서 이들은 어떻게 할까? (= 이 세 사람은 각자가 처한 불행을 어떻게 대처 또는 극복해 나갈까?)
우리도 살다보면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불행한 상황, 불행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2)의 문제와 관련해서 소설 속 인물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
드파르주 부부는 '복수'를 하려고 해요.
시드니 카턴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죠.
이 둘의 이야기는 앞으로 더 펼쳐질 테니, 소설의 남은 부분을 눈여겨 봐야겠죠.
드파르주 부부는 과연 복수에 성공할까요? 아니면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날까요?
시드니 카턴은 과연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마네트 박사의 경우는 어떤가요?
2부까지의 내용을 토대로 마네트 박사가 어떤 불행을 겪었고,
불행에서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는 우리가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어요.
마네트 박사는 드파르주 부부나 시드니 카턴과는 달라요.
그는 '복수심'에 불타지도 않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지도 않아요.
18년이나 되는 오랜 기간 동안 감금 생활을 했기 때문에
마네트 박사는 '복수심'이고 뭐고 다 잊어버린 상태예요.
처음 풀려났을 때 묘사를 떠올려 보면,
마네트 박사는 자기 이름마저 잊어버린 채, '북탑 15호'라는 죄수 번호로 자기를 기억하는 상태였죠.
'자포자기 상태'하고는 좀 다른 '자기를 완전히 잊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런 마네트 박사가 불행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데는 스스로의 힘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 즉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해요.
특히 은행원 자르비스 로리 씨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하죠.
딸인 루시 마네트 양도 아버지를 잘 보살피지만, 이건 당연하다고 할까...
아니 실은 루시는 찰스 다네이와 결혼을 함으로써
아버지가 다시금 충격을 받아 '자기를 잊어버리게 되는 상태'에 빠지도록 원인 제공을 하죠.
그때 마네트 박사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은 바로 은행원인 자르비스 로리 씨예요.
자르비스 로리 씨는 생각해보면 참 흥미롭고 독특한 캐락터예요.
직업은 은행원이고... 오래된 은행 건물의 어두컴컴한 사무 공간에서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에만 충실한 인물이죠.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어서 인간적인 정보다는 직무를 더 우선시하는 인물이에요.
"이건 업무일 뿐입니다."
이게 로리 씨의 말 습관이에요.
소설 1부에서 로리 씨가 마네트 양과 함께 박사를 만나러 갈 때,
로리 씨가 계속해서 하는 말은
"이건 업무일 뿐입니다, 아가씨." "저는 업무를 기계처럼 처리하는 은행원일 뿐입니다, 아가씨" 라는 것이죠.
얼핏 보면 사람보다 일(업무)를 우선시하는 인물처럼 보일 수도 있겠어요.
로리 씨가 감옥에서 풀려난 마네트 박사를 데리러 가는 건 마네트 박사가 자기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이기 때문이에요.
로리 씨는 마네트 박사는 '친구' 사이가 아니에요.
이것은 로리 씨와 마네트 박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읽어보면 알 수 있어요.
두 사람은 무척 격식과 예의를 갖춰서 이야기를 나누죠.
하지만 그런 가운데, 로리 씨가 마네트 박사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기도 해요.
이렇게 '친구 아닌 친구 같은' 로리 씨와 마네트 박사의 관계는
서로 '친구 사이'이지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관계인 시드니 카턴과 스트라이버 관계와 비교해볼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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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마네트 박사가 불행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거기서 큰 역할을 한 것이 '언제나 스스로의 업무에 충실한' 은행원 자르비스 로리 씨라는 사실은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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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도시 이야기> 마지막 시간이 남았어요.
수업 시간에 자료를 토대로 지난 이야기들을 살펴보았죠?
전체적인 흐름은 어느 정도 알게 되었으니 나머지 부분은 잘 읽어오길 바라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고, 시간도 없다면 일부 대목이라도 직접 읽어오면 좋겠어요.
책에 대해서 여러분이 '어렵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솔직한 감상을 말해주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실은...... 하소연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책을 직접 읽지 않고, 선생님이 대신 줄거리를 요약해서 습득하게 하는 것은 절대 피하고 싶은 일이거든요.
책을 얼만큼 읽든, 직접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주 짧은 대목을 읽었더라도 여러분의 감상, 여러분의 궁금증을 모임 때 표현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