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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일곱 번 이상 나 자신이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이 살아왔다. 적어도 숫자 계산정도는 할 줄은 알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고, 나와 주변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야한다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마음에 기록되어 있었다. 알고보고 따지고 보아도 나는 아주 비합리적인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힘들어도 안 힘든 척하고, 내 시간을 빼앗겨서 남에게 봉사할 줄 알고, 나 개인적으로 나의 감정에 휩쓸려서 지낼 때도 있고, 많은 다양한 이유로 공부를 소홀히 할 때도 많았다. (이런 것도 비합리적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아주아주아주 합리적인 사람이었다면, 이 모든 비합리적이라고 칭해지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나는 그저 나의 삶을 위해 악착같이 지키고 방어하는 일에 급급했을 것이고, 돌이켜보면 아마 나의 수험생 때 모습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합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가둬놓으면, '나는 무언가를 알고 있고, 곧 그것이 정답이다'라는 함정에 빠져 그 제한된 울타리 안에서 쳇바퀴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나는 수험생일 때(시험이 다가올 때)는 무조건 합리적(계획적?)으로 공부한다. 정해진 양과 정해진 내용, 범위, 시험문제유형 등등을 공부하다보면 나는 그것에 곧 익숙해지고, 반복적으로 이어져오는 시험을 치룰 때 굉장히 유용하다고 느낀다.
내가 겪은 두 가지 내용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새로운 분야 공부>
살면서 생각의 틀을 깨부숴야하는 일도 참 많다. 관심은 있어왔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보지않은 분야, 최근에는 나는 수리통계학, 컴퓨터관련자격증, 한자와 일본어를 공부해오고 있는데, 공부의 방법이 모든 것이 독학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처음 접할 때는 직접 인터넷에서 어떤 책이 좋고,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하는 지(합리적으로) 찾아보고 많은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곤 한다.
그 이후에는 나는 일체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말해주는 노하우, 공부방법, 공부시간, 책의 내용을 설명 등등은 나에게 참고사항은 될 수 있지만, 공부를 직접하다보면 내 스스로의 공부방법이 따로 있다고 느끼는 때가 많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이것은 어떻다.”, “저것은 어떻다.” 말해주면 그 내용을 간접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내가 직접 생각하고 느낀 것이 아니기에 왜 그런 생각이 나왔을까 부터 나는 왜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등 쉽게는 공감하기 힘들다고 느낀다. 이때 나는 직관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올해 계획한 많은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고, 그 중 반 정도는 떨어졌고, 반 이상은 이뤘다고 생각한다. 물론 반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적은 것이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처음에는 전자의 입장이었다가, 후자의 입장으로 바꾸었다. 계관점을 바꾸니 스트레스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바뀐 느낌이었다. ITQ, 컴활1급, MOS, 사회조사분석사2급, 어문회 한자2급, 어문회 한자1급, 문서실무사, 워드, 일본어능력시험 JLPT N2, SAS programming, ADsP, SQLD, Cs leaders, GTQ, 무역영어1급, 빅데이터 분석사 등등 그동안의 나와 상관없는 분야의 자격증들을 공부하면서 제한되었던 나와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진 것 같다. 어쨌든,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큰그림속에서 그냥 하루에 주어진 대로 충실하게 살다보면 나 자신을 좀 더 천천히 생각할 수 있고, 단순하고 단기간적으로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확장된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도 터득한 느낌이었다. 경험이 늘어날수록 대처능력도 생기는 것 같고, 나를 남들이 만들어준 그 틀 안에서 가두어 생각하지 않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접근법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느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합리와 직관이라는 단어 자체도 필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자율(自律)에 맡겼으면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합리라는 단어를 싫어하고 도전적인 단어인 직관을 좋아하지만, 내가 처한 현실에서는 합리라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쌓여 누적된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서 노하우를 깨닫고, 그 가운데 나 자신이 직접 공부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생각들과 나만의 공부방식을 적용하여 사용한다. 이런 과정이 합리적이라고 말 할 수 있다면 공부계획자체는 합리적으로 짜는 것이 맞는 것이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에서도 직관적으로 여러 관점에서 겪어보고, 합리적이라고 한정을 짓지말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도 옳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정답이라는 것은 문제집에서만 있다는 것을 느낀다.
두 번째 <나홀로 나고야 여행기>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문화(음악, 음식, 역사, 언어, 영화, 만화 등등)에 관심이 많았고, 한자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본문학과 소설책을 지금까지 많은 양을 읽었고, 일본여행을 정말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재작년에는, 겨울방학 계획으로 17박 18일 기차여행으로 일본 전국투어를 하겠다고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다 계획을 세운 후에 시간이 맞지 않아 가지 않았고, 작년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름방학에 도쿄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국내여행으로 춘천, 강원도 해수욕장과 강촌, 서울 투어로 놀러가는 것에 그쳤다. 그리고 학교동기친구와 오사카에 함께 가기로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이 모든 계획의 결론은 그동안 가고 싶었고, 실제로는 갈 수 있었음에도 외부환경과 귀찮음, 자신의 의지박약으로 갈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2017년 여름에 나고야로 기필코 여행가기로 큰마음을 먹었다, 혼자서. 왜 나고야로 가느냐? 하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는 시끄럽고 번잡한 도시는 싫어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도쿄나 오사카에 가면 사람이 굉장히 많고 시끄러울 것이고 정신이 없을 것 이다 는 가정을 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나고야를 가보기로 하였다. 군대를 전역하고 혼자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왔었지만, 해외로 배낭만 메고 홀로 가는 여행에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일본에 혼자 여행을 다녀온 주변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조언을 듣고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일단 음식을 1순위에 두고 2순위로 관광지를 가기로 했고, 출발 전 3일 동안 5박 6일간의 일정을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고 암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심지어 나는 일본의 공휴일도 몰랐고, 그것을 조사할 생각조차 미치지 못했었고(지금은 거의 다 안다.), 어떤 음식점을 가고 여행지, 버스, 지하철 등등 중요한 요소들만 고려했었다. 당연히 평일이니까 여러 명소들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했었다. 막상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가니 내가 생각, 책의 그림으로 보고 느낀 풍경과 (똑같겠지만) 다르게 느꼈다. 도착하자마자, 내가 사고자했던 음식과 기념품들은 다 종이 한 장에 적힌 글씨에 지나지 않았고, 처음에는 과자 같은 것을 다 사서 먹어봤는데 괜찮은 것도 있었고 그저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서 올 때는 사기로 했던 기념품 거의 모두를 사지 않았고 먹어보고 내 입맛에 맞는 것 위주로 샀다. 나는 여행 첫 날부터 당황했다. 들뜬 마음으로 게스트하우스에 갔는데 예약이 꽉 찬 것이고, 나는 여러 군데의 게스트하우스에 갔지만, 모두 3일 연속 차있었다. 당황했고, 스마트폰 와이파이는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전혀 안되고(게스트하우스에서만 되고) 게스트하우스에 한국인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유럽, 아시아인이 더 많았고,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일본어를 총동원해서 비싼 숙소를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겨우겨우 여러 개의 숙소를 물색했는데, 모두 일본의 공휴일이라서 평소의 거의 2배의 숙박비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공휴일과 일본의 공휴일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을 못한 것이다! 나는 그 날 당장은 일단 가보자 하고, 내가 세운 계획대로 맥주공장에 갔는데, 정해진 시간에 오기로 한 차는 오지 않고, 다음 차도 오지 않았고, 사람도 없고 도로가 썰렁했다. 그래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해봤는데 쉬는 날이라 안한다는 말을 대충이나마 알아듣고 정처 없이 다시 지하철에 타서 생각 없이 나고야 주니치 돔 구장에 가기로 한다. 갔더니 갑자기 비가 한차례 쏟아졌고, 경기장은 닫혀있었고, 나는 기념품가게에서 몇 가지 물건을 사고 난 후에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주변에서 서성거리다가 에라모르겠다 하면서 몇 정거장 안 되는 나고야 대학교 캠퍼스로 가기로 한다. 볼 거 없는 캠퍼스였는데 나는 일본 대학생들의 대학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 우리나라와 대학교 분위기가 많이 달랐고, 되게 자연스러운 자연과 어우러진 딸랑 현대적 빌딩이 지어진 느낌이랄까, 모든 학생들은 학교 내외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니고, 여자학생들은 미식축구 비슷한 운동과 테니스를 하고 있었고, 음악실에는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코스프레를 한 동아리?부대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는 진풍경도 발견했다. 비온 후에 날씨가 매우 쨍쨍했지만, 그렇게 캠퍼스를 다 구경하고, 걸어서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를 걸으면서 여행을 하다가 다시 계획에 있던 오스 시장이라고 유명한 시장에 가기로 했다. 갔는데 막상 갔는데 왠지 모르게 봤던 사진과는 다른 분위기였고, 여러 가지 음식들은 여행 책과 블로그에서 말하는 그 맛이 안 났다. 일정도 꼬이고 나는 그래서 이후에는 적어왔던 노트를 하나도 참고하지 않고 여행가방 맨 밑에 안 보이게 숨겨버렸다. 어떻게 어떻게 일본에서 사업하시는 한국 사람이 도와주셔서 숙소도 구하고, 나고야 실제 맛집과 자신이 많이 가는 음식점을 알려주셨고, 팁도 알려주셨다. 하루 종일 그 아저씨?와 함께 단둘이 놀았다.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한다 등등 지역문화와 역사?, 분위기 등등을 알려주셨다. 그 다음날부터는 일정에 상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내 발길이 이끄는 대로 자전거도 빌려보고, 계획에 없던 아이치 대학도 가보고, 아무런 명소가 없는 역에서 내려서 구경도 하고 사카에, 나고야 성, 오아시스 21, 메이조 공원, 나고야 항 계획에 없었던 도요타박물관, 아쓰다 신궁, 시로토리정원, 시청, 성당, 미술관 두 곳, 스카이타워, 백화점, 동키호테, 타워레코드, 빅카메라, 도코모, 나고야 시립초등학교, 중학교, 다마이케초, 모조원더시티 가고자 한 곳 중 안 간 동물원과 오도리 정원, 금방 갔다가 돌아온 오스 거리, 나고야TV타워, 오아시스21 등등이 있었지만, 역시 여행은 즉흥적으로 떠나는 것이 맞는 거 같고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숲과 나무 중 숲을 보고 숲에 들어가서 가장 큰 나무 몇 개만 보고 이 숲에는 나무가 다 이렇다고 생각하고 나오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5박 6일 긴 일정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수업 중인 초등학교 운동장도 가보고, 숨겨진 맛집도 스스로 발견하고, 일본으로 여행 온 한국인들도 만나서 함께 놀았다.(혼자 다니느라 굉장히 외로웠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계획 없이 사니까 정말 드라마틱, 다이내믹하게 재밌구나 느꼈다. 그리고 나는 쿠리닝구야or 센타쿠야(세탁소)라는 단어가 생각나지않아 마켓, 편의점 다 돌아다니면서 와싱(washing)하고 물어봤지만 영어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영어를 아는 사람이 없었고, 어떻게 어떻게 하다가 아이폰으로 직접 길을 찾아주시는 마켓 아저씨 덕분에 숙소에서 10분 거리인 코인세탁소를 2시간 반이나 헤매다가 겨우 도착 했다.(일단 숙소 아주머니가 길을 잘못 알려주셨고 외출을 나가심..)(일본 사람들은 친절한데, 자기가 아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다..) 내게는 이 5박 6일이 나의 삶의 합리(계획)이라는 것이 매우 무의미하고 나의 관점을 매우 좁게 만드는 구나하고 느꼈다. 나는 5박 6일 하루 온종일 걷고 유명한 곳과 유명하지 않지만 괜찮았던 곳을 갔다. 좋고 나쁨은 개인적 감정인 것이라고 깨달았고, 어쨌든 혼자 있으면 외로운 건 사실인 거 같다... 그래서 나는 내 방에서 편의점에서 사온 음식과 함께 TV로 일본 드라마와 예능을 매일 하루 3시간 이상 봤던 것 같다ㅋㅋ.(일본 편의점은 대형 마트 수준이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고, 앞으로도 나라를 가리지 않고 혼자 가는 여행도 자주 해볼 생각이다..? 또, 일본을 직접 다녀오고나니 일본어 공부하기가 더욱 수월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