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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10월24일-25일(土日)晴
침묵속의 일출▲백두대간23차(은티-희양산-구왕봉-은티재-악휘봉-입석리)
해봉,메아리(42명)
♠참고
▲희양산(曦陽山)
위치 : 충북 괴산군 연풍면, 경북 문경시 가은읍
높이 : 999m
내용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의 경계에 있는 산.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는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문경새재에서 속리
산 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있다. 산세가 험해 한말에는 의병의 본거지
이기 도 했다. 산 정상 일대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난코스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겨울
에 등산 하기엔 위험한 반면 전문 클라이머들은 즐겨 찾는다.
남쪽 자락에는 음력 초파일을 전후한 약 한 달 가량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조계종 특별수도 도량인 봉암사가 있다. 이 사찰은 신라시대 구산선
문 중의 하나이기도 하며 경내에는 지증대사 적조탑(보물 137)과 지증대사 적조탑비
(보물 138), 정진대사의 원오탑(보물 171), 정진대사 원오탑비(보물 172), 삼층석탑
(보물 169), 함허당득통지탑, 환적당지경지탑, 상봉대선사비, 노주석, 백운대, 마애불
좌상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극락전은 경순왕이 잠시 피난 왔을 때 원당으로 사용 되었다.
산행은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을 들머리로 하거나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홍문정 마을
을 들머리로 하여 골짜기를 따라 정상에 오르는 길이 있다. 은티마을 입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지름티재를 넘어가면 봉암사 길이 나오고 능선으로 가면 정상으로 가
는 길이다. 고지대로 갈수록 울창한 숲과 절벽이 나타난다. 험한 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928m 지점의 희양산성에 닿는다. 이 산성은 신라와 후백제가 국경을 다투던 접전지로
929년(경순 3)에 쌓은 성터이며 원형이 잘 보존 되어 있다. 산성을 지나 약 30분을 오르
면 널따란 암반으로 된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 서면 봉암사가 있는 봉암용곡 너머로 대야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백두 대간을
연결시키는 장성봉과 악희봉, 민주지산 등이 바라보인다. 북쪽은 참나무 숲에 가려 시루
봉의 일부만 보인다. 그러나 동북쪽으로는 백화산, 운달산, 주흘산 줄기가 막힘없이 조망
된다. 하산은 성터를 돌아 궁터를 거쳐 학바위골로 내려가며 산행시간은 4시간 남짓 걸린다.
▲구왕봉(九王峰)
위치 : 충북 괴산군 연풍면, 경북 문경군 가은읍
내용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동쪽의 희양산(998m)에 가려 비교적 덜 알려진 산. 높이는 877m이다.
아기자기한 등산코스를 자랑하며 희양산과 함께 동서로 나란히 위치한 암산이다. 백두대간
구간 중에서도 급경사와 암릉이 많아 난코스에 속한다.
산자락에는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심충이라는 사람의 권유로 봉암사 자리를
정하고 그 자리에 있던 큰 못을 메울 때 대사가 신통력을 이용하여 못에 살고 있던 용을 구룡
봉으로 쫓았는데 그 곳이 바로 구왕봉이다. 봉암사에서는 이 산을 날개봉이라고도 하는 창건
설화가 전해져 오며 매년 소금단지를 묻어 기를 눌러준다고 한다.
이 산에서 인상적인 것은 정상에서 은티마을 쪽으로 뻗은 대 단애이다. 높이도 꽤 높고 길이도
2,3백m 정도 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지름티재의 가을 단풍인데, 풍부한 영양과 충분한 습도로
다른 지역보다 색깔이 곱고 다양하다.
▲악휘봉(樂輝峰)
위치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칠성면
높이 : 845m
문화재 : 반계정
내용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높이는 845m로, 소백산맥 줄기의 희양산과 장성봉 사이에 솟아 있다.
산세는 가파른 경사와 바위굴곡,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에 오르려면 입석마을에서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가 Y자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산죽 군락을 지나 동쪽 급경사 길을 오
르면 주능선 안부이다. 주능선 길에서 소백산맥 능선을 만나 서북방향으로 선바위에서 조금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 오르면 이화령, 대야산, 속리산, 희양산, 군자산 등이 한눈에 보인다. 하산할 때는 서쪽
바위능선을 따라 고사목 지대로 나온다. 고사목 지대에서 바위 타기를 하며 경사를 내려와 다시
서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하산 길을 만난다. 하산까지 3시간 30분~4시간 걸린다.
장바위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조선 후기 영의정을 지낸 장암(丈岩) 정호(鄭浩) 가 지은 이층
누각 반계정(攀桂亭)이, 입석마을에는 수령 400년 된 소나무가 있다. 정상을 향해 오르다보면 집
바위, 선바위, 치마바위, 호랑바위 등 갖가지 형상의 입석바위들을 만날 수 있고, 하산 때는 50~60
그루의 고사목 군락지대를 볼 수 있다. 군데군데에 세미클라이밍 지대와 슬램 지대가 많아 산악인
들에게는 알려진 산이다.
대중교통편은 괴산읍에서 연풍면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연풍면에 하차하여 택시를 이용
하거나, 수안보온천에서 괴산행 버스를 타고 적석리 장바위 마을에서 하차하는 방법이 있다.
적석리에는 숙박업소가 없기 때문에 연풍면이나 괴산읍, 수안보온천 등에서 숙박해야 한다.
♥봉암사(鳳巖寺)
경북 문경시 가은읍(加恩邑) 원북리(院北里) 희양산(曦陽山).
종파 : 대한불교조계종
창건시기 : 879년
창건자 : 지증
내용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直指寺)의 말사이다.
선문구산(禪門九山)의 하나로 879년(헌강왕 5) 지증(智證:智詵)이 창건하여, 희양산파(曦陽山派)의
본거지 가 되었다. 고려에 들어와 935년(태조 18) 정진국사(靜眞國師)가 재건하였다. 조선 시대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674년(현종 17) 신화(信和)가 중건하였다. 보물 제169호인 삼층석탑, 보물 제137호인 지증
대사 적조탑(寂照塔), 보물 제138호 인 지증대사 적조탑비, 보물 제171호인 정진대사 원오탑, 보물 제172
호인 정진대사 원오탑비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참선승방으로, 사찰을 초파일에만 개방 하고 있다.
♧산행 코스
04시40분 은티
06시05분 성채
06시35분 희양산
07시50분 지름티재
08시25분 구왕봉
09시40분 은티재
11시15분 821봉
11시35분 악휘봉
13시15분 입석리
총 8시간 35분
☞☞☞ 희양산을 오른다해서인가 비대원도 참여,
모처럼 거의 만원이 되어 출발합니다.
그런데 전용버스는 수학여행 팀으로 나가고 대신
마산에 있는 제일관광버스가 나왔다고 합니다.
달리는 차중에 박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산행계획,
일정에 대한 안내방송을 합니다.
A조는 지난번 희양산을 탔으니까 은티에서 지름티재로 올라
장성봉을 너머 버리미기재로 가고 B조는 은티에서 성채로 올라
희양산에서 일출을 보고 장성봉, 821봉에서 악휘봉을 올라 입석리로 빠진다고.
은티마을 도착이 04시28분,
‘은티마을 유래비’ 앞에서 하차합니다.
은티마을은 원래 의인촌리(義仁村里)로 불렀는데 1910년 경술국치 후,
의인은 한국의 민족정신이 함유되었다 하여 은티(銀峙)로 개칭,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주치(周峙),진촌(榛村)응암(鷹岩)조봉(鳥峰)중리(中里)를
병합, 주치와 진촌의 이름을 따서 주진리라 하였으며 8.15 광복 후 행정구역의 세분화에
따라 주진 리를 3 개 마을로 나 눠 이곳을 은티라 칭했다 합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은티는 여궁혈(女宮穴)에 자리하고 있어 동구에 남근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하여 동구 송림 안에
남근석을 세워놓고 매년 음력 정월 초이튿날을 정제일로 마을의 평안과 동민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紙)를 올리며 제(際)가 끝나면 한자리에 모여 음복하고 제물을 나눠
먹는 동 고사를 지낸답니다.
‘희양산, 구왕봉 등산안내도’를 플래시로 비추며 캠코더에 담고
후미를 따라 가다 마을 수호신이라는 금줄을 친 어설픈 남근석을
플래시 불빛으로 촬영하고 후미를 따라갑니다.
깜깜한 등산로, 갈림길에서 A조는 우측으로 올라가고
박대장도 그쪽으로 가는 모양입니다.
B조 24명은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주변은 전혀 식별할 수 없고 불빛만 내려다보며 올라가다
06시05분, 가파르게 올라선
성채 능선이 바로 대간 길입니다.
비로소 주위가 뿌옇게 들어 납니다.
많은 대원들이 적당한 돌 위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잠시 이들을 플래시를 비추며 촬영하고
오른쪽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라갑니다.
암괴와 너럭바위를 지나면서 주위는 더욱 밝아져
멀리 은티마을을 덮은 운해를 내려다봅니다.
우측으로 뚝 떨어지는 대간 갈림길을 지나
희양산 정상을 보기위 해 너럭바위와 암괴 위를
올랐다 내려와
06시34분, 주위가 소나무와 잡목으로 가린
정상에 올라섭니다.
‘희양산 998m 자연을 사랑합니다. 대전한가족산악회’
라고 흰 페인트칠한 바탕에 검은 글씨를 쓴 표찰이
제법 큰 소나무에 메달아 놓아 정상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박대장의 고함지르면 봉암사 스님이 몽둥이 들고 올라오니
조용히 하라는 당부 때문인가 회원들은 너무 조용합니다.
동쪽이 진홍빛으로 물들자 대원들은 숨죽이고 주시합니다.
06시43분, 아스라한 하늘 금 끝에 빨간 불덩이가
미끄러지듯 조용히 솟아오릅니다.
순간
“내~, 장가 제일 먼저 가겠다. 아 하하하...”
하는 낮은 목소리가 침묵을 깨고,
다시 정적 속에 대원들은 카메라로 촬영하는가 하면
쌍안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비롯해
많은 일출을 촬영하였지만
이런 침묵 속의 일출 맏이는
또 다른 감흥을 일어 킵니다.
마냥 그 자리에 감동에 젖어
그냥 죽치고 있을 수 없는 일.
20여명의 대원들이 정상 표찰을 배경으로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되돌아 내려갑니다.
대원들은 비호같이 내려가 곧 후미가 됩니다.
하지만 촬영할건 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을 살피며
캠코더로 촬영하며 내려갑니다.
07시05분, 왼쪽으로 시그널이 달려 있는 대간 갈림길 도착.
후미담당 임 대장을 따라 내려가는데 내리막이
거의 70도에 가까운 벼랑입니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서인가.
도무지 잡목과 바위홀더가 잡히지 않고
디딜 곳도 적당하지 않아 잠시 허둥대자
30대 대원 한사람이 준비해온 보조 자일을 잡목에 감고 있습니다.
그걸 촬영하고 캠코더를 임 대장에게 부탁해 배낭에 넣습니다.
그 와중에 사지를 얼마나 뻗쳤든지 견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그 자일 덕택에 그리 힘들지 않게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40여m를 내려가 비교적 완경사를 거쳐
07시40분, 좌측으로 거대한 암괴와 마주합니다.
작은 바위 2개가 받쳤는데 아래는 비어있고
그 자일 30대가 무어라고 이야기하는데 다가가니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뒤따라가니 그곳에 황홀한 장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975봉 암벽이 황금빛 햇살을 받고 버티고 있는데
앞 골짝으로 짙은 짙은 운해가 도도하게
은티쪽에서 원북리쪽으로 천천히 넘어가고 있습니다.
좀 더 다가가고 싶었지만 앞은 벼랑이라
적당한 거리에서 멈춥니다.
바쁘게 이 장관을 담겠다고 캠코더와
캐넌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운해를 촬영했지만
이른 아침, 이렇게 가까이서 아침햇살을 받아
움직이는 운해를 촬영하기는 처음입니다.
한동안 정신없이 975봉과 운해를
줌인, 줌아웃 하며 캠코더에 담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참 쳐진 후미인지라
아쉽지만 뒤늦게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암괴사이를 지나 바위비탈길을 내려갑니다.
07사53분, 은티에서 문경군으로 질러가는 고개,
기름같이 미끄러워 기름고개라는 지름티재(油峴)에서
기다리고 있는 임 대장을 만납니다.
오른쪽으로 작은 돌로 만든 제단이 보이고
왼편으로 일반인 출입통제 한다는 문경군수와 봉암사 주지 명의의
흰 ‘안내문’ 간판이 서있습니다.
08시7분, 너덜과 칼등 암능을 지나면서 임 대장에게
세미크라이밍 지대가 있다고 했는데 여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합니다.
계속 가파른 오름을 거쳐
08시25분, 잡목으로 둘러싸인 구왕봉 정상을 넘어서고
08시34분, 서북쪽이 터인 암반 옆에서 몇몇 회원들과 아침식사를 합니다.
09시10분, 安東權氏무덤을 지나
박대장의 말을 긴가민가했는데
용맹 정진하는 봉암사 스님들을 소음에서 보호한다지만
세~상에, 정말 몽둥이든 인상이 우락부락한 스님? 과 조우합니다.
무뚝뚝하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고 묻습니다.
일전의 불교종파 간에 다툼이 있어 백주 서울에서
몽둥이를 들고 크게 싸우든 TV 뉴스 화면이 떠올라
봉변당할까봐 감히 반문은커녕 촬영도 못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09시40분, 좀 전에 본 안내문과 똑 같은 안내문이 서있는
은티재에 내려섭니다.
작은 돌담을 싼 제단도 지름티재와 비슷합니다.
한 가지 처참하게 보인 것은 출입금지 방편으로
철조망을 소나무에 쳤는데 오랜 시간 묶이고 박혀 있어
철사가 나무를 파고 들어가 있다는 것,
그 아픈 상처를 자가 치료 하겠다고
수액이 흘러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소나무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듣습니다.
10시10분, 지나온 봉우리를 촬영하며
두어 번 821봉으로 착각한 봉우리를 넘어
10시43분, 후미그룹이 집단휴식을 취합니다.
11시15분, 좌측으로 거의 직각으로 방향을 바꾼 위치에 큼직한 현수막에
‘지리산천왕봉기점 288.3km 백두대간을 간다. 레저토피아’
라고 쓰여 있는 게 걸려있습니다.
A팀은 좌로 직진하고
여기서 B팀은 오른쪽으로 꺾어져 올라갑니다.
작은 바위가 바로 821봉이고
그 위에 박 대장이 주위를 설명하며 서있습니다.
바위 위에 올라서니 11시 방향으로
멀리 악휘봉이 보이고 오른쪽 발아래에
빨간 단풍이 제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악휘봉 자락의 선바위에 먼저 올라간 대원들이
그 밖의 암괴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주변을 촬영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릅니다.
11시35분, 엄청난 바위로 이루어진
해발845m의 악휘봉 정상에 오릅니다.
‘악휘봉’이라고 음각 한 작은 정상비가 서있고
일망무제의 조망에 캠코더로
360도로 회전하며 촬영합니다.
멀리 북에서 동으로, 월악산에서부터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 이화령이 구비 구비 넘실거리고,
동쪽으로 구왕봉, 희양산, 이만봉이.
서쪽으로 덕가산, 칠보산, 군자산의 위용이 눈앞에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대원들은 이 기막힌 풍광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특히 희양산의 거대한 암벽이 시선을 끕니다.
마냥 신선으로 지체할 수 없어 서쪽으로 난,
10분 정도 비알을 내려서면 산꾼들을 위압하는
아찔한 거대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아
도저히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 미끈한 암벽으로
먼저 출발한 대원들이 40여m의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습니다.
깊은 잘록이에 내려 굵직한 자일을 잡고 매끈한 암반위로 오릅니다.
경사가 좀 완만한 지점에서 자일을 버리고 그냥 올라 우측으로 꺾어집니다.
그 단단한 암반에 뿌리내린 낙락장송과 꼬부라진 노송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합니다.
마사토로 미끄러운 가파른 하산 길에 소나무에 묶어놓은
길고, 짧은 자일을 잡고 내려갑니다.
잘록이에서 내려오는 자일대원을 촬영 중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합니다.
오른쪽으로 꺾어져 입석리로 내려가는데
어린 쌍엽 빨간 단풍이 시선을 잡습니다.
13시15분, 물이 졸졸 흐르는 선돌이 있는가
입석리(立石里) 개울 도착.
8시간35분의 산행이 끝납니다.
13시55분, 입석리 출발.
사과밭을 지나 34번 지방도를 타고 달리다
14시35분 버리미기재 도착.
A팀은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집행부에서 백두대간의 남은 구간의 무사종주를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낸다고 준비한 돼지머리와 시루떡 과일 등을
우측 공터에 진열합니다.
박 대장이 축문을 낭독하고 임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이 만원짜리 지폐를
돼지머리 코 입에 물리고 약주한잔 올린 다음 정성들여 재배하는 모습을
캠코더에 담고 있는데 뒤에서
“남 선생님 아니세요?”
하는 여자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진작 떠오르지 않다가...
뜻밖에 몇 년 전 길벗산악회에 참여했을 때
총무를 보든 최 씨가 웃으며 인사합니다.
주변 촬영에 정신을 뺏기다보니 아는 사람을 몰라보아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차례로 제를 올린 뒤 제물을 나누어 음복하며
담소하는데 한 시간 넘게 소비하고
15시50분,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감동 어린 희양산의 일출,
희양산 협곡으로 무겁게 넘어가든 짙은 운해를 촬영한 기쁨과
몽둥이를 들고 두 눈을 부라리든 승려의 모습 등을 가득 안은 체.
가은읍을 통과하며 왼쪽으로
희양산의 거대한 삼각 암봉을 촬영하며 달립니다.
조 회장이 해봉집행부 총무아가씨가 오늘 저녁 유람선 ‘테즈락’에서
야간결혼식 하는데 참석해야한다고 초조해 하자
기사양반, 최대한 속도를 올립니다.
서둘면 탈이 난다고 했던가.
중앙고속도로 상에서 차량정체가 되었는데 안정을 취하지 못한 기사양반이
그만 가벼운 추돌 사고를 일으켜 승강이가 벌어져 결혼식 참석은 멀리 달아나고
23시20분, 부산T/G를 통과합니다.
도시고속도로를 거쳐 부산진역 앞 도착,
지하철 막차를 타고 집에 도착 한 게 12시45분.
목욕하고 식사하고 잠든 게 02시30분,
출발할 때 가벼운 감기가 좀 악화된 것 같지만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산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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