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에 있어 조사의 역할
- 김응열 『현대시조 연구』중에서
조사는 문장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교 역할을 한다. 낱말에 격을 부여하고 의미를 제한 또는 확장하는 역할 뿐 아니라 조사의 사용과 생략에 따라 운율, 즉 내재율을 만단다. 시조에 있어 조사의 선택과 생략에 따라 의미가 드르게 되고 음수를 효과적으로 맞출 수 있다.
조사의 생략은 문장을 간결하게 만든다. 그러나 조사는 생략 가능한 경우와 생략해서는 안 될 경우가 있다.
조사의 생략은 체언의 자격이 분명할 때만 가능하다.
예)한이 맺힌 인생길에→ 한 맺힌 인생길에(주격조사 ‘이’를 생략.)
맘과 몸을 다스려서→ 맘과 몸 다스려서(목적격 조사 ‘을’을 생략)
어느 때에 찾아와서→ 어느 때 찾아와서(부사격 조사‘에’를 생략)
2. 서술격 조사는 생략이 어렵다.
-‘영혼을 치는 맑은 소리가 난다’ 했을 때 서술격 조사 ‘다’를 생략하염 문장이 어색해진다.
3. 관형격 조사 ‘의’는 종장 첫 마디에서는 가능하면 사용치 않는다.
4. 부사격 조사 중에서 ‘~로, ~라고, ~와, ~에게’ 등은 생략이 어렵다.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했다. → 뽕나무 밭이 바다 변했다. 하면 문장성립이 안된다.
- 선생님께서 ‘옳게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 선생님께서 옳게 살라아‘ 말씀하셨다 하면 문장이 어색해진다.
-칼로 연필을 깎다.→ 칼 연필을 깎다. 문장이 안된다.
- 강도에게 돈을 털렸다. → 강도 돈을 털렸다. 문장이 안된다.
- 친구한테서 받았다. → 친구 받았다. 문장이 안된다.
5. 보결조사는 생략이 가능하다.
-나는 어른이 아니다. → 나는 어른 아니다.
6. 그 외에 생략을 하더라도 문장이 어색해저거나 의미 전달에 문제가 있으면 생략해서는 안된다.
예)“풀 먹여 숯 다림질 아버지 손수건엔”을 보면 ‘다림질’다음에 ‘-한’이라는 용언의 활용형이 생략되었고, ‘아버지’ 다음에는 관형격 조사‘-의’가 생략되었다. 그 결과 ‘숯’‘다림질’ ‘아버지’ ‘손수건’ 같은 명사가 연달아 나오게 되므로 운율이 감소되었다. 이 문장에서 ‘숯’은 필요 없고 용언의 활용형 ‘한’은 살려야 하고 관형격 조사‘의’는 생략해도 의미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풀 먹여 다림질한 아버지 손수건에”하면 문장의 연결이 잘 되어 운율이 배가 되고 화자의 원래 의도 역시 손상되지 않는다.
< 관형적 조사 ‘의’>
① 앞 체언이 뒤 온 체언의 주체임을 나타냄.
예: 국민의 소리, 악어의 눈물
② 앞 체언이 뒤에 온 체언의 객체임을 나타냄.
예: 선의의 경쟁, 문학의 발전
③ 앞 체언이 형성자임을 나타냄.
예: 기차의 기적소리
④ 앞 체언이 부분에 대한 전체임을 나타냄.
예: 인체의 골격, 국민의 한 사람, 가족의 일원
⑤ ‘~와 같이“의 뜻을 나타냄.
예: 교통의 무질서, 거리의 혼잡
⑥ 정도나 양을 나타냄.
예: 세배의 원료비, 최고의 기술, 한 쌍의 부부
⑦ 처소(장소)를 나타냄.
예: 도래의 온천, 학교 앞의 문방구
⑧ 계절이나 시간을 나타냄.
예: 겨울의 경치, 가을의 산사
⑨ 특성을 말하는 관계를 나타냄.
예: 세기의 미녀, 평화의 댐,
⑩ 서로 비유되는 관계를 나타냄.
예: 죽의 장막, 백조의 호수.
⑪ 앞 체언이 소유자임을 나타냄.
예: 철수의 책,
⑫ 재료, 용도를 나타냄.
예: 동물의 먹이, 순금의 반지
⑬ 체언의 자격을 나타냄.
예: 사람으로서의 도리
⑭두 체언 사이의 관계를 나타냄(~이라는)
예: 사람의 탈
⑮ 전체와 부분을 나타냄.
예: 책상의 서랍
< 종결형 어조 >
시조의 종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종구를 닫힌 마침을 하라.
특별한 경우란 확실한 ‘이유, 효과, 공감’이 있는 경우이다.
종결형 어조는 여러 형이 있다. 선택에 따라 여운이 달라진다.
-평서형 ~ 다.
-감탄․ 영탄형 ~구나. ~도다. ~네. ~와(아,어)라.
-선언․ 단정형 ~하노라.
-명령형 ~아(어)라. ~게. ~세. ~(ㅂ) 시다.
-약속․ 확신형 ~느냐. ~는가. ~리다. ~(으)마.
-청유․ 권고형 ~자. ~세. ~(ㅂ)시다.
-온유․ 겸손형 ~(으)소서. ~(아, 어)요. ~(ㅂ)니다. ~오.
< 시조의 역사적 의의 찾기 한 쪽 >
염상섭 <시조에 관하여> 중에서
시조나마 내쫒으면 조선 문단은 무엇이 남을꼬. 몇 개의 소설, 몇 편의 시가 민중의 생활의식과 활동 감각과는 거리가 먼 구파파의 병적 문학사상이나 개금문학(깽가리)의 소리가, 이 모든 것이 조선 문단을 형성하는 중요한 ‘약터’가 될지라도 그것은 조선적도 아니요, 세계적도 아니다. 나는 다만 조선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좋아도 조선이요, 싫어도 조선적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조선의 시대상, 조선의 생활, 조선인의 감각을 떠나서 조작되는 조선인의 예술의 전제를 부정하고 그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노력이 아닌 일제의 노력의 가치를 거절할 따름이다.
자기 민족이 처한 시대 ․ 환경, 자기 민족이 가지고 있는 이상 ․ 감정 ․ 호소 ․ 희망을 떠나서 세계적일 수도 없고, 인간을 위한 것일 수도 없으며 예술적인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반드시 애국적이라는 편협한 의미가 아니라 널리 인생을 위하는 예술이라는 견지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1926년 10월 조선일보에서)
『정훈 시전집』516쪽,「정훈론」“한국적과 관련한 작품연구, -평론가 / 채규판(원광대학교 교수)에서, ※ 염상섭 1897 ~ 1963. 폐허 동인으로 1921년 「표본실의 청개구리」로 문단에 나옴.
낫과 풀
박 헌 오
이아침 쓱싹 쓱싹
곤두서는 눈초리
하루를 겨냥하다
쓰러지는 한나절 풀
그래도 끝이 아니다
꽃을 피울 그날까지-.
악연의 낫 한 자루
섬뜩하게 쫒아온다
순하게 쓰러졌다
원망 않고 일어선다
언제나 잡초가 이긴다
웃고 가는 홀씨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