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방태산 자연휴양림을 다녀와서
홈스쿨링하는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로 토론도 했고, '역사저널 그날'에서 정약용편을 보기도 했던지라, 연결해서 원래는 실학박물관을 가려고 했었답니다. 그런데, 요즘 메르스가 좀 무서워야지요. 기말고사 끝낸 딸내미도 집에 왔으면 좋겠것만, 취업대비 스터디가 있어서 못 온답니다.
산에는 메르스가 못 오겠지 싶어서, 양평 실학박물관에서 인제 방태산 휴양림으로 일정을 바꿨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들뢰즈, 유동의 철학'을 이야기 해주면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의 차이가 늘 반복된다면 우리는 생명의 철학, 기쁨의 철학, 시간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해줬습니다.어제의 나의 감수성과 오늘의 나의 감수성의 차이를 들여다 보자면서, 방태산 자연휴양림을 갔다와서 시를 한 편 지어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인제에 살았던 십여년의 시간과 홈스쿨링, 그리고 홍천으로 이사 나와서 하고 있는 그룹홈스쿨링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홈스쿨링과 그룹홈스쿨링의 차이, 진동시절과 홍천시절의 차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를 생각하게 해주고, 살아있게 해주고, 우리를 기쁘게 해줍니다.
지난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살아왔던 진동시절 사진도 애들이 봤다고 합니다. 가서보니, 그곳이 지금은 고속도로로 인해서 터널이 뚫려 있었습니다.우리가 고속도로땜시 홍천으로 나오게 된 것이죠. 우리집 자리에는 고속도로 관리사무소가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처럼 나무와 꽃을 좋아하는 진동 이웃집에 들러서 동자꽃, 솔나리도 얻어 오구요, 새끼 고양이도 얻어왔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인심좋고 인상 좋은 왕아줌마, 왕아저씨라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맛집으로 유명한 '방동 막국수'집에 들러 막국수에, 수육에, 감자전도 먹고요. 휴양림중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 인제 방태산 휴양림에서 산행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돌아와서 아이들은 시를 썼답니다.
*자아~ 방태산 자연휴양림 사진을 보시죠~
인제 방동막국수집에서 먼저 배를 채우고요.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물수제비를 떠 보구요.
이단폭포앞에서 수많은 올챙이도 보구요.
옆에서는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 이런 숲속길은 신비롭습니다.
비가 살짝 오는 중인지라 서늘하고 흐릿한 느낌도 들면서 말이지요.
마당바위, 천혜의 폭포는 놀라움을 줍니다. 떨어지면 정말 위험한 곳이지요.
우리 아들내미가 초2 때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떨어진 곳입니다.
위험설치 표지판이 그 이후에 생겼습니다.
요기 위험표지판 보이시죠. 물은 정말 맑고 찹니다.
활동력 넘치는 외향인식형이며 사교형인 아이가 바로 물로 들어갑니다.
신중형과 안정형인 아이들은 그저 바라보며 물에 들어갈까 말까를 신중하게 생각해봅니다.
바위가 미끄러워 넘어지고,
물에 빠트리거나 물뿌리기 놀이를 하다가 발도 다치고 피도 납니다.
위험해 보여서
상관없다며, 더 놀겠다는 아이를 소리쳐 불러 모았습니다.
여름에 와서 텐트치고 잠도 자고, 밥도 해먹고 싶다는데..에고, 원푸리랑 애들만 보낸다면 몰라도 저는 집에서 편하게 자는게 좋아요. 워낙 캠핑족을 이해 못하는 유형인지라 ㅠㅠ 아줌마는 아무것도 안하시고 책만 읽으시면 된다고, 지들이 다 하겠다고 하는데요. 에구, 그래도 저는 우리집 침대가 좋아요^^ 저는 워낙 수렵, 어로, 채취를 안 좋아해요. 저는 진화의 흔적이 별로 없는 인류중에 하나인가봐요.
*홈스쿨러가 쓴 시를 읽어보시죠~
시를 어찌 쓰냐, 시상이 어찌 떠오를까 고민 하더만, 시를 두 편이나 썼네요^^ 어떤 아이는 시를 쓰다보니,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는 그렇게 걱정안하고 잘 쓸 거 같더라구요.
그녀의 품으로
옛 전람회의 노래를 듣는 듯 산나무의 그윽한 향기
잎 없는 나뭇가지를 태우 듯 산새들의 평온한 노랫소리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푸딩의 촉촉한 빗방울
땅속 발바닥부터 올라오는 힘차고도 고즈넉한 생명의 기운
세속의 욕망을 잊게하는 산속
직하무심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어서 안기라는 듯
양귀비 같은 계곡의 손짓은 어찌할 수 없네
합리화
굵어지는 빗방울
질어지는 땅바닥
늘어나는 날파리
희미해진 시상찾기
즐긴다 자연을
아무런 생각없이
합리화는 일기 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옆에다 끄적인거. -19세 홈스쿨러-
첫댓글 아...저 첫번째 사진...아 제발ㅠ/ 힐링을 할 수 있던 좋은 체험여행이었어요~
비가 와서 더 오래 걷지 못한 것은 좀 아쉽지만... ㅎ 그래도 정말 잘 다녀왔어요^^ 산의 맑은 공기 정말 오랜만에 마셔봤어요. 여행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왠지 모르게 방태산 휴양림에서의 캠핑은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ㅋ
이번체험여행은 다를때보다 새롭고 힐링이되었어요^^ㅎ
비로 인해 등산을 별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좋은 체험을 해서 좋았습니다.ㅎㅎ
모두 다 좋았어요.모두 좋았던 체험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해요
산 좋고 물 좋고 거기다 사람까지 좋다니……. 인제 진동마을 아 ~ ~ 주 좋은 곳에 살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