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학회활동의 양립

짓도 사의 낙경입불식이 끝나자 야마모토 신이치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정원에 나왔다. 그리고 임원인 청년들을 보고 손짓했다. 20~30명의 청년들이 신이치의 주위를 에워쌌다.
“나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청년들과 만나 대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모두 공부는 하고 있겠지요?”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선을 떨구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공부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권이나 두 권의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회에서도 훌륭하게 된 사람은 비록 학교는 나오지 못했어도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 노고하고 진지하게 배우며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특히 교학이 중요합니다. 교학은 인생과 삶의 궤도를 만듭니다. 교학연찬이 없어지면 무엇을 위한 신심인지 모르게 되고 감정이나 이해에 좌우되어 책략으로 움직이게 되고 맙니다.
자, 무언가 질문할 것은 없습니까?”
그러자 한 남자부원이 질문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한 빛이 엿보였다.
“선생님, 저는 현재 일이 바빠서 학회활동에 생각만큼 참가할 수가 없습니다. 일과 학회활동을 어떻게 양립시켜 가면 좋겠습니까?”
그것은 일찍이 신이치 자신이 끊임없이 고뇌해 온 문제이기도 했다. 신이치는 즉시 대답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떠한 상태에 있더라도 반드시 모든 것을 끝까지 해내겠다고 정하고 일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란 엄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칫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할까’ 라고 고민하기도 전에 ‘이젠 끝장이다’ 라는 생각에 빠져 자포자기하고 맙니다. 요컨대 싸우지도 않고 마음으로 패배를 선언하고 맙니다.
실은 거기에 바로 모든 패인이 있습니다.
나는 일도 학회활동도 끝까지 해내겠다고 정하고 시간을 마련해 어쨌든 진지하게 기원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명력과 지혜를 짜내 궁리해 가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일의 내용이나 상황, 입장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간부인데도 회사의 출장이 많아 멤버를 돌아볼 수 없는 경우에는 출장지에서 편지로 자주 격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평일에 심야까지 잔업이 있어 활동을 못하는 경우에는 휴일인 일요일에 일주일분의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백 명이 있으면 백가지의 방법이 있지만 그 원리는 똑같습니다.”
질문한 청년의 눈은 점점 빛을 더해갔다. 야마모토 신이치의 지도는 구체적이었다. 그는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특히 자기가 조직의 중심자인 경우에는 자기가 없을 때 자기를 대신해서 활동의 지휘를 잡을 수 있는 후배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직에 있어서 모두가 결정하여 세운 목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하고 결과를 내어 간다는 결의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활동할 수 없다고 해서 소직을 정체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불가사의한 것은 청년부에 있어서나 혹은 장년부에 있어서도 훌륭한 싸움을 하고 있는 조직의 리더는 오히려 일이 바쁜 사람이 많습니다.
그 속에서 필사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여 주위의 모두가 진지해져 분발하는 것입니다.”
신이치는 이 문제는 중요한 테마인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말해 두려고 생각했다.
“또 일과 활동의 양립이라 해도 ‘때’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학생이라면 시험 전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며 일에도 승부를 걸 때가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일단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양립이라 해도 그때그때에 따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 짧은 단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보아갈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청년시절에 일에서나 학회활동에 있어서 모두 끝까지 해냈다고 하는 투쟁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도다 선생님도 자주 ‘신심은 1인분, 일은 3인분으로 해가시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하루는 24시간밖에 없고 몸도 하나밖에 없는데 일도 열심히, 학회활동도 열심히 하라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신이치가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청년도 있었다. 그는 웃음을 띠우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만약 그것을 모순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모순이 되고 맙니다. 현실생활 속에서 요청되는 것도 생각해 보면 상반되는 것뿐입니다.
직장에서도 어떤 물건을 생산하는 경우 좋은 제품을 만들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도 빨리 만들라는 요구도 합니다.
속담 등도 그렇습니다. ‘무사는 굶어도 배부른 체한다’ 라고 있는가 하면 ‘배가 고파서는 싸울 수가 없다’ 라고도 있습니다. 또 ‘사람을 보면 도둑이라고 생각하라’ 고 하는가 하면 ‘사람 가는 곳마다 살 곳은 있다’ 고 합니다.”
청년들은 야마모토 신이치의 이야기에 하나하나 수긍하면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메모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서에도 언뜻 보기에 상반되는 듯이 생각되는 지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 편지에서는 단 한마디의 제목으로도 성불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는 아무리 제목을 불러도 방법(誇法)이 있으면 전혀 공덕은 없다는 의미의 지도도 하시고 있습니다.
또 어느 편지에서는 120살까지 살아서 이름을 더럽히고 죽느니 하루를 살아도 이름을 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부분에서는 젊어서 일찍 죽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어떤 일에도 양면이 있어서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기 때문에 인간적인 것입니다.
결국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반되는 과제를 안고 그 긴장감 속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자신을 연마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이라면 일에만 오로지 몰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것을 내팽개친다는 것은 잘못입니다.
일, 공부, 그리고 학회활동으로 힘들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고하고 그것을 끝까지 해가는 곳에 진정한 수행이 있고 단련이 있습니다. 또 그 노고가 여러분에게 있어 평생의 재산이 됩니다.
괴롭다,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짬을 내어 기원하는 것입니다. 기원하면 도전의 힘이 솟아나와 반드시 사태(事態)를 열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자유자재로 광선유포를 위해 활동에 면려할 수 있는 경애가 되어갑니다.
모두가, 노고하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득(得)입니다. 그것이 전부 인생의 재산이 됩니다. 그러므로 많이 노고하고 노고를 즐겨 갑시다.”
청년들의 얼굴에 상쾌한 미소가 떠올랐다. 청년에게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는 있다. 그러나 인생과 생활방식을 가르치고 생명을 연마하는 교육기관은 없다. 그러나 거기에야말로 인간교육의 기본이 있다.
신이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을 잊은, 일본의 고학력화가 초래하는 편파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학회라고 하는 교사(校舍)없는 ‘민중대학’에서 인간교육을, 인격교육을 실행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연마, 단련된 청년들이 각지각계에서 사회를 지탱해 가는 속에 일국의, 세계의 진정한 번영도 초래되기 때문이다.
☞ 신 ․ 인간혁명 4권 ‘청엽’ 에서
일과 학회활동의 양립 - 청엽.hwp
첫댓글 감사합니다 노고많으셨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