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해파랑길 종주를 마치며
몸을 실은 버스는 백두대간을 횡단하는 인제양양터널을 지나 양양(襄陽)으로 넘어간다. 맑은 남대천은
파란 하늘을 담아 남빛 더 푸르고, 동해쪽 설악산 자락도 울긋불긋 풍색(楓色)이 완연하다.어느새 가을
이 깊었다. 물치천과 쌍천을 건너는 동해 고속도로를 따라 속초를 향해 달리던 차는 어느새 7번 국도에
올라 휑하니 용촌천, 천진천, 문암천, 북천을 차례로 건너며 일로 통일전망대로 달린다. 여름날 땀 흘리
며 걸어갔던 청간정, 송지호, 화진포가 차창가로 왔다가 멀어져 간다. 북설악 신선봉을 파랗게 덮은 하
늘은 청명해 그 끝을 모르는데, 다만 원동(遠東)의 쪽빛 바다 멀리에선 수평선에 내려서 쉰다. 추천만리
(秋天萬里)란 말 실감난다. 해파랑길 50구간 가는 10월 17일, 통일안보공원으로 가는 양양 속초 고성군
의 아침 풍경이다.
지난 주말 해파랑길 50구간을 끝으로 부산에서 고성까지의 동해안 해파랑길 770km 종주를 마쳤다. 20
18년 6월, 서울 청마산악회와 함께한 해파랑길 종주는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한 달에 두
번 씩, 2년여에 에 걸쳐 꼬박 오십 날을 걸어서 이룬 쾌거다. 이로써 나의 하이킹 커리어에는 백두대간,
낙동정맥, 한북정맥 완주에 이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더하게 되었다. 주말을 이용해 산행과 여행
길에 오른지 15여 년에 걸쳐 얻은 결과다. 해파랑길 종주는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 길은 묘한
마력(魔力)이 있다. 동해의 떠오르는 아침 해와 푸른 바다를 벗삼아 걷는 아름다운 해변 길엔 곳곳마다
아름다움과 매력 그 이상의 것들이 있다. 역사와 문화가 서려있고, 자연의 경이가 배어있다. 관광차 여
러 번 지나쳤던 해안길들, 그리고 수 없이 많이 걸었던 고향 바닷길도 '해파랑길 종주' 길로 찾으면 뭔
가가 새롭고 더 낭만스럽다. 그런 것들이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해파랑 50구간 종주는 고성 마차진 통일안보공원에서 먼저 통일전망대 출입 신고를 한 후 봉수대가 있
는 술산(戌山)의 금강송 오솔길을 따라 4km를 걸어서 명파리로 간다. 은모래 고운 해변에 파도가 맑다
하여 명파리(明波里)라 이름한 마을은 민간인이 거주하는 동해안 최북단 마을이다. 이곳까지가 해파
랑길 도보 트레일의 마지막 구간이다. 이 후는 DMG 구간이라서 차량 편으로 통일전망타워로 가서 금
강산과 해금강을 조망한다. 샛바람에 실려오는 진한 솔내음과 들국화 향 물씬한 술산 솔가리길과 새
롭게 단장한 퉁일전만타워에서 담은 금강산과 해금강의 그림들을 아래에 담아본다.
(촬영, 2020, 10, 17.)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통일안보공원
-마차진 해변과 무송대
명파리 술산 (戌山) 트레일로 가는 길
- 술산 봉수대
- 봉수대에서 바라본 명파리와 금강산
- 술산 산국
- 청미래 열매
-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동해안 최 북단 마을
- 명파리 해변
- 동해안 최 북단 '명파리 해수욕장'
- 명파천 하구역
- 함께한 회원, 뚜벅이 부부
- 추수 끝낸 명파리 들녁
- DMG 재진검문소 가는 길
- 재진 검문소 앞
- 고성 통일전망대
- 통일전망타워
- 전망대에서 본 북녁 금강산과 해금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