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설정 25주년 기념 13번째 성지순례로 주임 신부님을 비롯해 86명의 신자가 6월 27일(화) 남양성모성지를 다녀왔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 위치한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1866) 때 무명 순교자들의 치명터로 김 필립보와 박 마리아 부부를 비롯해 정 필립보, 김홍서 토마스가 이곳에서 순교했고, 또 남양 인근에서 체포된 이름을 모르는 많은 무명 신자들이 처형된 곳이다.
장맛비가 밤새도록 내리더니 아침에는 눈 부신 햇살이 내리쬐었다. 성지로 출발하기 전 주임 신부님께서는 주님의 따뜻한 손길이 햇살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다며 오늘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햇살이 축복이 되고 은총이 되도록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하셨다.
성지에 도착하여 멀리 바라보니 빨간 벽돌로 된 남양 성모 마리아 대성당의 두 탑이 보였다.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이정표와 같은 탑을 향하여 걸어서 성당으로 갔다. 성지 입구에는 ‘성요셉 예술원’이 건축 중이었고, 대성당 앞 광장에는 조경공사가 한창 중이었다. 대성당에 가까이 가보니 좌우대칭으로 높게 뻗어있는 압도적인 두 탑이 시선을 한참 끌었다.
우리는 먼저 대성당 바로 앞에서 시작되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 14처 기도를 바쳤다. 성지 언덕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조성된 십자가의 길은 각처마다 하느님 만남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 되었다.
미사를 봉헌하러 들어간 대성당은 1,300여 명이 모일 수 있도록 지었다고 하듯이 내부의 크기 또한 웅장하고 컸다. 넓고 높은 성당 내부는 둥그런 선이 돋보이는 천창들을 통해 내려지는 자연광으로 인해 크고 넉넉한 품을 지닌 따뜻한 하느님의 집에 와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성지 이상각 신부님은 미사를 시작하며 본당 설정 25주년을 맞아 순례하는 우리 모두에게 순례가 은총의 시간이 되고 항상 주님을 선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들의 마음을 열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면서 함께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자고 하셨다.
이상각 신부님은 강론에서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을 것이다.”(요한 10,9) 라는 요한복음 말씀을 들며,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그리스도의 문은 예수 그리스도에 바탕을 두고 그분의 정신, 생각, 태도를 따라서 사는 삶이라고 하셨다. 신부님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이 좁은 문인데,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선물로 내어주고 사랑하고 섬기는 삶을 다하는 것이기에 좁은 문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순례란 친목 도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례의 길에서 순교자들을 만나고 성모님과 요셉 성인에게 기도하면서 좀 더 나은 삶, 우선하는 가치를 선택해서 내 삶을 바꾸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순례하면서 좋은 선택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신부님은 남양 순교지가 어떻게 성모성지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신부님은 순교자들이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묵주를 손에 들고 기도하던 이 자리, 순교자들의 묵주기도 소리가 배어 있는 남양성지를 하늘나라에 있는 우리나라 순교자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끊임없이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곳으로, 또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성모님의 이름으로 찾아가 성모님께 기도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 남양성지를 성모님께 봉헌하였고, 고 김남수 주교님에 의해 한국 교회 최초의 성모 성지로 공식 선포되었다고 하셨다.
또 이상각 신부님은 영성체 후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를 해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성당을 건축한 이야기와 작가 줄리아노 반지가 재해석하여 만든 제대 위의 최후의 만찬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최후의 만찬 그림은 앞에서 보면 제자들이 앉아 있는 것 같은데, 그림 뒤로 가서 보면 서 있는 제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뒷면에서 인물들의 생동감이 더 느껴지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미사가 끝난 후 최후의 만찬 그림 뒤를 보고 신부님의 말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전 안의 모든 성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이 되어 하느님의 성전을 이루고 있었다. 문화와 예술의 시대에 남양성모성지는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이 찾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 같았다.
점심식사 후 묵주기도 길을 걸으며 우리가 성모님의 이름으로 찾아가 기도할 수 있도록 특별히 우리나라에 성모 성지를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또한 모든 이들이 슬프고 지칠 때 남양성모성지를 찾아와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고 위로를 얻고 돌아가기를 바래보았다.
첫댓글 남양성모님의 전구와 은총아래 성지순례를 잘하고 올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미사를 드리며 앞에 십자가를 뵈올때 천장의 창을 통해 비껴드는 햇살이 제대 양쪽에 마치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한 듯한 빛의 축복으로 비추어질 때 더욱 주님나라를 그리워할 수 있는 은총을 느꼈습니다. 함께 하신 영통성령
식구들에게도 주님 평화를 빕니다+
무더운 날씨에 많은 분들이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시간 되셨기를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