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트카 느낌 그대로 양산되는 차들은 언제나 환영한다. 애초에 컨셉트카를 양산형에 가깝게 만들어놓고 '우리 새 차는 컨셉트카 그대로 나왔어요'하고 생색내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컨셉트카를 타는 기분은 인정한다.
여기 그런 차가 또 하나 등장했다. 시트로엥이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C5 에어크로스'.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발표한 '에어크로스 컨셉트(Aircross Concept)'를 바탕으로 만든 양산형이다.
C5 에어크로스는 컨셉트카의 모습을 최대한 바꾸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한 층 진보한 시트로엥 패밀리룩과 독특한 디자인의 옆유리창 디자인, 톡톡 튀는 포인트 형상 등이 돋보인다.
뼈대는 한 식구인 푸조 3008에도 사용한 EMP2 플랫폼이다. 파워트레인은 200마력짜리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2대가 결합해 300마력을 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얹혔다.
전기모터만으로 60km를 갈 수 있는 '올 일렉트릭(All-electric)'과 장거리 주행 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그 밖에 '컴바인드(Combined)', '4X4' 네 가지 작동 모드가 준비됐다.
시트로엥은 중국 시장을 위해 6단 자동 변속기를 물린 165마력, 200마력짜리 가솔린 엔진도 준비했다. 새로 개발한 유압식 서스펜션과 어드밴스드 컴포트 프로그램을 적용해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안겨준다.
또, '그립 컨트롤(Grip Control)'을 탑재해 일반(Standard), 모래(Sand), 진흙(Off-road), 눈(Snow), 차체 자세 제어장치 끄기(ESP OFF) 총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다.
이 외에 장애물을 인식해 충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감속하는 액티브 세이프 브레이크 시스템(Active Safety Brake System), 가파른 내리막에서 정속 주행을 도와주는 힐 어시스트 디센트 컨트롤(Hill Assist Descent Control)앞, 뒤 180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 상황을 360도로 보여주는 '비전 360(Vision 360)'등이 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최적의 시야를 제공하는 지능형 헤드램프, 앞차와 간격을 자동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물체를 감지해 사이드 미러로 표시해주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도 빠지지 않았다.
겉모습은 에어크로스 컨셉트와 매우 흡사하다. 앞, 뒤 범퍼와 C 필러 부분을 다듬고, 사이드 미러나 헤드 램프, 도어 캐치 등 일부만 양산 가능하도록 수정해 컨셉트카를 그대로 옮겨놨다고 해도 무방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을 굳이 찾자면 리어 램프를 꼽을 수 있겠다. 에어크로스 컨셉트에는 타원형 램프가 들어가 있다면 C5 에어크로스는 직사각형 LED 조명 4개로 멋을 냈다.
C5 에어크로스는 전장, 전고, 폭이 각각 4,500mm, 1,670mm, 1,840mm로 C 세그먼트에 속한다. 휠베이스가 2,730mm로 같은 클래스에서 바퀴 사이 거리가 가장 길다. 덕분에 넉넉한 실내 공간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482리터로 60:40 비율로 접히는 2열 시트를 활용하면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는 핸즈프리 방식이라 짐을 잔뜩 들고 있어도 사용이 간편하다. 트렁크 아래 발을 넣는 동작으로 트렁크 문을 손쉽게 열고, 전동 방식으로 닫을 수 있다.
겉모습과 달리 실내는 컨셉트카와 완전 다른 모습이다. 사실, 컨셉트카의 실내는 실생활에서 쓰기에 비현실적인 구석이 많았다.
푸조 3008에 사용되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전자식 기어레버는 C5 에어크로스에도 사용됐다. 8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으로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기계식 버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C5 에어크로스는 애초 중국 SUV 시장을 공략한 모델로 개발됐으며, 올해 10월 중국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2018년 하반기에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