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위선을 비난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킨답시고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 자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완벽한 자들이라고 착각하고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조롱하고 멸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마르 7,8.)라고 바리사이들을 책망하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저는 바리사이들의 문제점이 2,000년 전 바리사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리사이들의 문제는 오늘날 우리 사제들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영명축일을 맞이해서, 저는 저를 하느님의 자녀로 불러주신 것과 부족한 저를 당신의 사제직에 불러주신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입니다. 사제는 교회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교회의 종입니다. 여기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올라가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밑에서부터 시작하십시오. 당신의 성덕이라는 건물을 높이 올리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겸손이라는 기초를 먼저 닦으십시오.”(아우구스티누스,「설교」, 69,1,2)
“이곳 강론대에서 우리는 여러분의 스승입니다. 그러나 유일하신 스승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우리 모두는 동료 학생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시편 강해」, 126,3)
누군가가 저에게 비싼 옷을 준다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저는 그 옷을 팔아버리겠습니다. 값비싼 옷은 공동 소유로 할 수 없지만, 옷을 팔아서 생긴 돈은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 줄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설교」, 356, 13)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아우구스티누스처럼 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습니다. 그러니 저한테 해주고 싶은 것이 있으면, 길거리에서 헐벗고 굶주리며 떨고 계시는 가난한 그리스도께 해드리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는 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