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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교육마술협회 K.E.M.A <010-8890-8058> 원문보기 글쓴이: 마술사 함현진
이글은 마술사 함현진의 컬럼입니다. 여러 책과 글을 인용했으며 사진도 인용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성향과 마음을 편집하고 쓴 것이니 악플을 달거나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가난한 신학생
2000년 중국에서 2년이 안되는 짧은 유학 비스무레 한 체험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나는 겨우 29살이었다.
한국에서 나름 잘 살다가 다 정리하고 중국 산동성 청도시의 청도한인교회 전도사로 불려가 신나게 일하고 전 중국을 다니며 가르치고 공연하고 살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야 했다.
그것은 바로 돈을 버는 것이었다.
따이공의 길....
따이공이란 주로 배를 타면서 손으로 물건들을 옮겨다 주면서 약간의 돈을 버는 일명 핸드 케리Hand Carry 대행업이었다.
나는 대학생 신분이었기에 테그가 한 개 뿐이었고 고춧가루 깨 참기름 등 5키로씩 가져갈 수 있었고 다양한 물건을 옮길 수 있었다. 테그는 한 개당 2만원 정도에 팔았고 가져온 깨와 고춧가루 5키로씩과 참기름 2통은 인천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팔렸다.
면세용으로 사는 담배2보루와 양주도 쏠쏠했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합법에 속했는데 불법적인 부분도 하게 되었다. 일명 불법 게임기 유통사업.
나는 중국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쇽 웨이브 진동 조종기와 메모리카드와 불법 시디등을 사다가 한국에 유통을 했었다. 용산에도 풀고 인터넷으로 파이널 판타지 등의 시디를 택배 및 현매로 팔았는데 어느 정도 인기도 있었다.
인터넷에 게임 시디를 판다는 홍보글을 띄우자 어느날 누군가에게 전화가 왔다. 게임시디에 대해서 보자는 것인데 알고 보니 국내 유일의 정식 수입업체의 대표이신 윤흥국 대표님이라는 분이셨다.
돈에 욕심을 가져라.
윤 사장님은 미남이셨고 아주 친절한 분이셨다. 내가 전화 목소리로도 어리고 착해 보였다며 사실은 게임시디를 정식 수입 유통하는 업체가 어렵게 되는 이유가 나같은 불법 시디 유통업자 때문이라면서도 한마디도 나에게 모라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자신들에게 있는 메탈기어 솔리드나 파이널 판타지8등의 정품 소프트웨어를 유통할 기회를 주셨다. 혼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좋은 기회를 받은 것이었다.
나는 이런 일을 하는 이유를 말했다. 대학원도 마저 다녀야 하고 중국에서 지내면서 멀어졌던 경제적 활동도 해야 한다고 말이다. 따이공을 하면서 용돈을 번다고 하니 나를 대견하게 여겨 주셨다.
실제로 7년간 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돈 벌 일이 많지 않지만 나는 인형극과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90년대에 꽤 잘 나가던 공연전문가였다.
90년 대에 최소한 공연 한 번에 15~25만원까지 받던 전문가다 보니 한 달에 4~5번만 해도 100만원은 벌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2년 정도 중국 생활하면서 우리 집 상황은 변했고 한국에 돌아 와 보니 내 방이 사라져 있었다. 어머니는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작은 집 두 채를 사셨고 너무 작은 집엔 내 방이 없어 처음엔 부엌에서 잠을 자게 되었었다.
결국 군포의 30년 된 쪽방촌에서 월 15만원에 난방도 안틀어 주는 방에 전기장판을 틀고 잘 수 밖에 없었다.
2000년 1월에 한국에 왔으니 얼마나 춥고 불편했을지는 상상할 수 있으려나?
난 뭐든지 했어야만 했다. 그래서 한게 중국 여객선 핸드 케리였다.
윤흥국사장님은 내게 바라는게 뭐냐고 물었다.
나는 소신껏 말을 했다.
'모 크게 돈 욕심은 없구요. 대학원 공부하고 제가 살 작은 방 하나 구해서 매킨토시 노트북 하나 구입해서 교회 사역하는 것입니다.'였다.
그랬더니 윤 사장님은 바로 나를 지적하셨다.
'돈 욕심을 안가진다고? 돈에 욕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그런 것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었다.
돈에 욕심이 없는데 원하는 집에서 원하는 컴퓨터에 원하는 일을 하고 원하는 공부를 한다는건 말이 안된다는 말씀이었다.
사실 그랬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 뿐이었다. 나는 교회에서 배운대로 세상에서 읽은 책들을 기억해 내고는 마치 욕심없는 척 겸손한 척 흉내를 낸 것이었다.
돈에 욕심을 내지만 과욕이 아닌 정당히 벌어서 잘 쓰는 것을 생각해야지 돈에 욕심이 없다고 말은 하면서 결국 돈에 대해서 욕심은 내는 내 오류를 지적해 준 것이다.
이는 나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돈 욕심을 갖지 말라고 무욕하라고 돈은 알아서 온다고 하는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 책이나 명사들을 꼬집은 것과 같았다.
성경은 돈을 버리라 하나???
모든 문화에서 돈에 대한 이야기는 빼 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돈을 둘러싼 찬반 양론, 돈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시각들. 특히 서구 기독교 문화에서 돈은 선악의 문제이기도 했다. 신약 성경에선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The love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라고도 하지 않는가. 하지만 상대적으로 구약성경에서는 돈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도 많다.
예를 들어 전도서 10:19에 따르면 "잔치는 웃음을 위해 벌이는 것이고 술은 삶을 즐겁게 하지만 돈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The feast is made for laughter, and wine makes life merry, but money is the answer for everything)."
돈은 좋고 가난은 나쁘다는 가치관이야 말로 서구 근대화를 뒷받침했음은 틀림없는 말이다.
"돈이 없는게 모든 악의 뿌리다(Lack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 아일랜드 극장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이 한 말이다.
착한 사마리아인도 돈이 있었기에 선행
마가릿 대처 수상은 "착한 사마리아인이 단지 뜻만 좋았다면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돈도 있었다(No-one would remember the good Samaritan if he'd only had good intentions. he had money as well)."
참으로 당당하고 멋진 여성인 마가릿 대처 수상의 이같은 말은 너무나 내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나는 기독교 문화에 젖어 있으면서도 늘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중에서 돈에 대한 기독교인의 대하는 방식을 헷갈려 했다.
'돈을 벌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돈을 사랑하지 말라면서 돈을 못벌면 믿음이 좋은게 아니라는 둥 믿음 있는 사람은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돈을 너무 벌려고 하지 말라는 이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 덩어리 설교들에 혼란스러웠었다.
결론적으로 난 정했다. 돈을 벌기로.
그래서 난 이듬해인 2001년에 국내 최대의 마술 전문 공연 바bar인 "매직캐슬 Magic Castle"을 110평 규모로 안산에 세웠고 부평과 청주에 나름 체인점도 세우고 계약을 했다. 국내 최대의 마술 학원 100평도 안양에 세울 수 있었다. 사정상 지금은 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 나는 불과 1년 만에 이런 것을들 세우고 2004년 학원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잃은 것도 많았다.
사랑도 잃고 건강도 잃고 하나님도 결국은 잃은 것이 되어 버렸다. 2003년 나는 13년간 해왔던 전도사의 역할을 영원히 내려 놓았다.
수 억이 들어간 사업을 하는 것이 내게 맞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어차피 목사가 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게 신학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신학을 한 것이었다.
지금은 마술사로 활동하면서 우여곡절은 격었지만 나름 잘 살고 있다. 마술 분야에서 이룬 것도 많고 이젠 교육마술 분야외에도 인정받는 것도 많아서 상도 많이 받았다.
책도 여러 권 내고 DVD와 방송 활동도 많이 했다. 그렇다고 내가 부자는 절대 아니다.
가난해도 부자의 삶을 살기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인 것처럼, 어쩌면 가난해도 부자가 누리는 것을 누릴 수 잇다면 그것이 최고다."
미국 기업가 J.폴 게티(1892~1976)는 "자신이 가진 돈을 셀 수 있는 부자는 진짜 부자는 아니다(If you can actually count your money you are not really a rich man)"라고 했다.
어차피 이런 부자가 아니라면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부자가 아니면서도 부자에 대한 정의와 부합되는 삶을 살면 되지 않을까? 평온한 하루하루 즐거운 순간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누구나 부자라고 믿게 되지는 않을까?
하늘 나라에 있을 스티브 잡스(1955~2012 잡스는 우리 말로 성경의 '욥'이다)는 말했다.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보낼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바꾸겠다(I would trade all of my technology for an afternoon with Socrates)"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희망도 없는 가난뱅이는 더더욱 아니다.
사실 세월호 사건으로 들어올 수입이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아이들과 보내야 할 가치까지도 누리지 못하는 조금 능력이 부족한 아빠일 뿐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여자를 얻는 가장 좋은 작업을 내게 묻곤 한다.
'마술 하시면 여자들한테 작업하기 정말 좋겠어요'
'마술사님은 여자들한테 인기 많으시죠?'
'여자 꼬시는 마술 좀 알려주세요'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항상 말한다. 최고의 작업은?
"돈이다"
돈이 많으면 원하는 여자든 뭐든 얻을 수 있다고..
돈이 있으면 좋은 차에 플레티넘 카드와 해외 여행에 최고급 와인과 다이아몬드 쥬얼리.
어느 여자가 이런 것에 마음을 뺐기지 않겠는가. 종교적인 신념이 강한 여자라도 진정한 마음과 정성에 이런 물질적인 제공이 함께 들이밀면 마음은 거의 99% 열리게 되어 있다.
이 남자가 하나님이 주신 남자라고 스스로 믿음의 씨앗을 뿌리고 확신의 물을 줄 것이다.
카카오 톡과 카카오 스토리에 이런 글들이 많이 오갔다.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살 수 없고..."
시간도 살 수 있다. 돈이 많으면 누구와의 시간도 살 수 있다.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
아니다 가정도 살 수 있다.
많은 자기계발서 책들이 이런 글들로 감성을 사려고하지만 냉정히 따져 보면 다 살 수 있다.
천하의 가수 싸이나 소녀시대도 3억만 들이밀면 스케쥴 맞춰서 데려 올 수 있고 누구라도 돈 앞에서는 대통령도 오게 할 수 있다. 솔찍히 시계도 5만원짜리 사는 사람과 2000만원짜리 삐아제 시계를 사는 사람과는 다르지 않는가.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고? 평당 100만원 짜리 집을 사는 사람과 평당 3억원 짜리 저택을 사는 사람은 가정도 살 수 있다. 물론 아무나 찍는다고 다 자기 여자로 만들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라도 인정받을 젊은 여성을 아내로 맞아 아이를 낳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우린 그저 그런 감성적인 말과 글들에 속고 있는 것 같다. 반대로 말하면 가정을 가진 사람은 돈 없이 그 가정을 누리고 지킬 수 있나? 1만원짜리 베트남산 시계를 차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정말 잘 활용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돈과 행복 사이.
나는 남자다. 아빠이기 이전에 남자다. 내겐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결국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원도 3학기를 해야 한다(우린 6학기제이다). 에버랜드를 놀러가려 해도 협찬이 아닌 내 돈으로 4명이 가려면 최소하 30만원은 있어야 한다.
번듯한 사무실을 꾸미고 직원들을 챙기고 책도 내려면 결국 내가 성공한 사람이어야 한다.
성공이 반듯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와 여자의 성공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남자라도 성공에 대한 돈에 대한 관념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미국의 여배우 라나 터너(1921~1995)는 성공한 남자의 예를 아주 예리하게 찔렀다.
"성공한 남자는 아내가 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다. 성공한 여자는 그런 남자를 찾을 수 있는 여자다"
어찌 보면 속물들의 이야기 같다. 사실 1940년대의 배우가 한 말이니 지금과는 완전 다른 관점일 수 있다.
하지만 상당히 현실성 있는 말이다.
나도 아이들의 원하는 만큼의 교육과 놀이를 위해서도 돈이 모자르지 않아야 한다. 나 스스로 부모님을 제외하고 순전히 나만을 위해 돈을 쓰고도 모자르지 않으려면 한 달에 3000만원은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돈에 대한 또다른 비젼
돈이 악의 뿌리라고 말하는데 나는 유연한 해석을 하고 싶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다단계 사업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멍청하게 들이미는 사람이 문제다. 자동차가 문제가 아니라 술을 쳐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놈이 문제이다.
피아노가 문제가 아니라 그 피아노로 연주가 아닌 식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
남을 사기치고 등치고 악하게 버는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공연을 해서 벌고 싶고 교육을 해서 돈을 벌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 돈을 벌고 싶다. 그리고 그 번 돈을 다시 사람들을 웃게 하는데 쓰고 싶고 공연하는데 쓰고 싶고 교육하는 것을 위해 쓰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나의 유희나 쾌락만을 위해 쓰고 싶지 않은 이유이다.
노블리스 오브리제를 꿈꾸지도 않는다. 어차피 나는 그리 계산적이지 못한 남자이다. 어찌보면 초등학교 시절 교회 누나가 말한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승오(당시 교회에서 승오로 불림)는 항상 꿈을 꾸는 아이같아"
초등학교 5학년 정도였을까? 늘 뭔가 공상에 빠져 있고 작은 것 하나에도 놀라하고 신기해 하고 궁금해 하는 나를 보며 중 고등부 누나가 해 줄 말이었다.
난 지금도 꿈을 꾼다. 디즈니랜드의 완성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지니 랜드Jinny Land를 꿈을 꿔 봐야지..^^
첫댓글 jinny마술사 함현진교수님의 긴글을 읽으며 저도 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보는 시각이 글이나 다른 정보를 접하면서 다소 변하기 마련인데 정말 돈이란 넘에 대한 생각은 좀처럼 바뀌지가 않는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며 함교수님과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공통된 점을 발견 할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1%가 연 1억2천 즉 월1.000만원의 소득자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도 한때 그돈을 쫒아 헤맨적이 밌고 그결과로 쪽박(?) 아니 많은 빚을 지는 결과를 맞이 하기도 했죠.
누가 저의 소득을 조사하고 말하기를 통장에 찍힌액수를 보더니 대한민국 1%의 고소득 즉 월1.000만원의 소득을 훌쩍 뛰어 넘는 소득을 올렸다고 하는데 그냥 그돈이 스스로 알아서 통장에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한것이란 생각 밖에 안들고 저의 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던것 같아요. 그저 바쁘기만 했을 뿐
존경하는 장성석교수님의 글이 참 솔찍하시고 정직하십니다..
이상을 위해 달리면 돈이 따라온다는데 그건 아닌둣 하고 기회가 와주고 운이 있어줘야 가능한가봅니다^^
오늘 하루도 돈의 기운이 팍팍 ㅎ
하지만 지혜의 부유함이 더 크게 다가오시길 마음 기원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