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급진적인 사랑과 변혁적인 힘의 길
퀘이커 영성의 신성한 영역에서 비폭력의 개념은 개인과 세계 모두의 정의, 연민, 심오한 변화를 향한 복잡한 길을 밝히는 빛나는 등불로 나타난다. 평등에 대한 퀘이커의 헌신, 모든 존재의 고유한 가치, 해악의 지속에 대한 단호한 거부에 뿌리를 둔 비폭력은 급진적인 사랑의 변혁적인 힘에 대한 증거이다. 퀘이커 예배의 심오한 침묵과 진리 추구와 마찬가지로, 비폭력에 대한 탐구는 단순한 전술이나 전략을 초월한다. 그것은 영적인 입장, 즉 퀘이커 가치의 본질에 부합하는 존재 방식이다.
퀘이커교의 비폭력의 본질
퀘이커에 있어서 그리스도론은 ‘평화의 주’에 대한 복음서의 신앙에 근거하며, 또한 ‘내면의 신성함/빛’이라는 휴머니티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이는 샬롬에 대한 이 땅에서 신의 통치권에 대한 일관된 입장이다. 즉 내적으로 평화에 대한 신념은 외적인 측면인 생활과 세상에서 그 일관성을 지키는 이슈가 된다.
퀘이커의 맥락에서 비폭력은 단순히 신체적 공격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각, 말, 행동 등 삶의 모든 측면으로 그리고 공공영역에서 생활에로 확장되는 역동적인 힘이다. 그것은 폭력이 명백하든 미묘하든 관계없이 신성한 존재의 태피스트리를 파괴하고 모든 영혼의 고유한 존엄성을 손상시킨다는 뿌리 깊은 확신에서 비롯된다. 내면의 빛, 즉 각 사람 안에 있는 신성한 불꽃에 대한 퀘이커교의 강조는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과 비폭력에 대한 부르심의 토대를 형성한다.
사랑의 행위로서의 비폭력
본질적으로 비폭력은 행동하는 사랑의 구현이다. 적을 물리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간성을 깨우려는 강력한 변화의 힘이다. 비폭력에 대한 퀘이커의 이해는 갈등과 저항이라는 피상적인 함정을 초월한다. 그것은 마음의 영역을 깊이 파고들어 모든 생명의 상호 연결성과 화해와 치유의 잠재력을 인식한다. 더 나아가 수동적인 ‘해치지 않기’를 넘어 적극적인 긍정성을 찾도록 한다. 즉, 폭력의 모든 상황에서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는 가치와 원칙을 나타내며 평화와 정의를 구축하는 적극적인 생활 원리이기도 하다.
캐롤라인 스티븐(Caroline Stephen)은 비폭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득력 있게 말한다. “사랑과 비폭력의 힘은 다른 사람에 맞서 행사하는 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하는 사람들의 인간성과 애정에 호소하는 설득력 있는 힘에 있습니다.” 또 다른 퀘이커 사상가 웬델 베리(Wendell Berry)의 인용은 다음과 같다. “비폭력은 우리를 폭력의 원인이나 피해자로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거부하고 지속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더 높은 차원의 해결책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합니다.”
변혁적 힘으로서의 비폭력
진술했듯이 퀘이커 비폭력은 수동적이지 않다. 또한 그 효능성도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사용자와 수신자 모두를 변화시키는 활동적인 힘이다. 폭력은 해로움의 순환을 지속시키는 반면, 비폭력은 이 순환을 깨뜨릴 수 있는 연금술적 능력을 갖고 있음을 인식한다. 비폭력 저항을 통해 개인은 적대감과 증오를 극복하고 대화와 이해, 지속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향한 문을 엽니다.
Elise Boulding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비폭력은 마음대로 입고 벗을 수 있는 옷이 아닙니다. 비폭력의 자리는 마음 속에 있으며 우리 존재와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어야 합니다.“
비폭력 훈련의 퀘이커 모델로서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AVP; Alternatives To Violence Project)과 미종교친우봉사회의 자매모델인 ‘청소년평화지킴이’(HIPP; Help Increase Peace Program)은 퀘이커 가정의 자녀교육에서 발전된 비폭력훈련 모델이다. 이는 퀘이커의 내면의 빛에 대한 종교적 신념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훈련하기 위해 폭력적인 상황에서 ‘변혁시키는 힘’(Transforming Power- 영적인 생명력) 혹은 지혜(‘비폭력의 지혜’- 자신이 소유하지 않으나 그것으로 방향을 돌려 자신을 도구로 하면 작동되는 직감적인 분별력과 선택의 힘)으로 전환하여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기에는 자기 존중, 타인 배려,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기, 창조적으로 갈등을 대하기 등등과 같은 핵심 실천 내용들이 들어있으며, 비폭력의 수동성과 무용성에 대한 선입견에 관해 지속적으로 사례 경험과 비폭력 원리를 훈련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비폭력은 지성의 이슈가 아니라 훈련을 통한 마음의 습관을 변혁시키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새로운 습관을 의식과 몸에 장착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폭력과 사회 변화
퀘이커교의 비폭력 개념은 개인적인 영역을 넘어 확장된다. 그것은 사회를 형성하고 역사의 흐름을 재정의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 전반에 걸쳐 퀘이커는 비폭력 전술을 사용하여 불의, 억압, 불평등에 맞서는 사회 정의 운동의 최전선에 있었다. 국가권력의 전쟁으로 징집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의 전통이 있어왔다. 이는 평화의 주에 대한 일관된 헌신에 따른 것이다. 노예 제도 폐지 옹호부터 여성 권리 옹호에 이르기까지 퀘이커는 비폭력이 수동적인 후퇴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역동적인 촉매제임을 보여주었다.
개인의 적용을 넘어 사회와 국가에 비폭력 적용의 예를 들어보자. 윌리엄 펜은 펜실바니아에서 그러한 비폭력의 통치를 꿈꾸며 ‘필라델피아’(뜻, 형제의 사랑)를 통해 종교적 자유와 평화를 공적 영역에서 실험하였다. 또한 남북전쟁(1861-1865) 이전에 노예 문제와 노예제도에 대한 논쟁을 격화시키고, 전후에 미국 역사에 큰 영향을 준 존 울먼(1720-1772)은 노예주인가계에서 일하면서 노예의 참상을 목격하고 신약성서의 영감에 따라 퀘이커교도들에게 노예소유에 대한 비폭력 저항을 끈질기게 주창한 사람이었다. 그가 1754년 쓴 첫 노예폐지 글 “Some Considerations on the Keeping of Negroes"를 발표하고 긴 여행을 하면서 1762년 영국 퀘이커 교회로부터 노예폐지 운동에 대한 지지를 얻기까지 그의 비폭력 실천은 신실하고도 끈질긴 노력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었다. 이로 인해 100년 후 노예폐지론에 근거한 남북전쟁에 큰 도화선이 되었던 것이다.
퀘이커 예배의 침묵과 마찬가지로 비폭력의 길에도 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시로 보았듯이 여기에는 엄청난 용기, 두려움을 넘어 사랑하겠다는 확고한 헌신, 열린 마음으로 역경에 맞서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퀘이커는 비폭력이 항상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 영향은 종종 미묘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작용하여 마음과 생각, 시스템을 변화시킨다.
비폭력의 역설은 그것이 명백히 취약하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더글러스 스티어(Douglas Steere)가 지적했듯이, "성령의 비무장한 팔은 가장 강력한 전쟁 무기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이 역설은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의 힘, 즉 무차별적인 힘을 초월하고 인간 의식의 더 깊은 흐름을 활용하는 힘을 조명한다. 물론, 이는 또한 한 개인의 비폭력 실천을 돕고 지지하는 신앙 공동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부터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으로 소유와 집 몰수, 감옥살이 등에 있어 퀘이커 공동체는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축하였다. 그리고 외부의 보수적인 민족주의자나 국가주의자들의 증오로부터도 수모와 희생을 감내하는 비폭력 문화가 공동체에 있었다. 특히나 전쟁반대에 대한 퀘이커의 공적인 반대 표현(평화증언)과 정의와 평등, 자유에 관련한 사법시스템의 개선, 정치적 증오에 대한 중재, 국제평화운동의 지원과 헌신 등에 있어 비폭력은 퀘이커교도들에게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부름받게 한다.
결론: 증오에 대한 사랑의 승리
갈등과 분열, 지속적인 폭력의 메아리로 얼룩진 세상에서 비폭력이라는 퀘이커의 이상은 길잡이 별처럼 빛나고 있다. 이는 개인들에게 관점의 근본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을 적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는 동료 인간으로 보도록 촉구한다. 비폭력은 정의와 지속적인 평화로 가는 길이 공격의 돌멩이로 포장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이해의 꽃잎으로 포장되어 있다는 진리를 강조한다. 그들은 매년 총회에서 일 년 생활을 돌아보며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삶에서 비폭력을 실천하고 있는 지에 대한 항목들을 넣어 자신의 삶을 성찰하도록 하기도 한다. .
퀘이커교도들은 비폭력의 길을 걸을 때 변화를 일으키는 사랑의 힘에 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그렇게 한다. 그들은 비폭력이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존엄성, 연민, 단결이라는 영원한 가치에 뿌리를 둔 힘의 구체화임을 인식한다. 침묵과 진실이 그들의 발걸음을 인도하는 것처럼, 비폭력의 빛나는 힘도 사랑이 증오를 이기고, 정의가 승리하고, 마음의 울림이 신성한 조화의 선율을 울리는 세상을 향한 길을 밝게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