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동환부
일본군이 장구대진하여 도처에 청군을 쳐 이기니 청국이 먼저 화친을 청하여 이홍장으로 전권대사를 삼고 그 아들이 이경방(李經邦)으로 전권대신을 삼아 일본에 보내어 담판할 새 일본서는 총리대신 이등박문과 외무대신 육오종광(陸奧宗光)으로 전권대신을 삼아 마관(馬關)에 모여 화의를 의논할 새
그 화약조문 중
제1조에 조선은 독립국임을 확실히 인정할 것
그다음 배상금 삼억량 곧 사억 오천만원을 지출할 것과
또 대만과 요동반도를 일본에 줄 것 등이다.
이 조약이 이루어짐에 노국, 독일, 불란서 등 삼국이 이의를 제출하되 일본이 만일 요동반도를 차지한다면 동양평화의 큰 화근이라 하여 강력으로써 청국에 도로 환부(還付)하라고 삼국은 굳세게 말하여 부득이 청국에 환부하게 되니
조선서는 일본이 이렇게 약해짐을 보고 조정에 일본 배척 열이 다시 일어나게 되고 박영효 일파는 도로 역적이란 이름을 듣게 됨으로 그 지위가 십분 위태하여지고
이 기미를 알아차린 노공사 위패는 궁중에 출입하며 연방 노국의 세력을 자랑하며 장차 노국세력이 전 세계를 지배한다는 등 민비와 친밀한 연락을 가졌던 개화당은 점점 소원하여지고 또한 옆으로 요직에 물러선 민씨 일파는 권리회복을 꾀하던 중 은근히 위패와 연락이 있은 모양이다.
그때 일본공사는 정상이 가고 삼포오루(三浦梧樓)가 왔다. 조선정계를 주목하여 보던 중 일본 세력은 점점 떨어지고 친노의 경향이 많으며 이렇게 된 까닭은 민비를 중심하고 일어난 일이다. 위패가 궁중에 드나드는 것이 평화의 사자가 아니요 곧 죽음의 사자가 내왕하는 것이다.
민씨들의 정권은 다 자기를 중심하는 정권이요 나라를 중심하는 정권이 아니라. 이 때문에 자기에게 유익하면 환영하고 유익이 없으면 배척한다. 요사이 노국공사의 궁중출입이 우리나라에는 극히 해로운 일이지만 자기의 권리회복을 위하여 노공사를 영접하니 이것이 장차 무슨 큰 화를 가져올 것은 전연 알지 못하였다.
일인들은 이때 무서운 눈총을 정계에 향하여 쏘고 있고 그 앞에는 악마 외로 배들이 진고개에 왔다 갔다 하는 양은 장차 무슨 폭풍이 불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