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브루크너와 더불어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교향곡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준 작품으로, 오늘날 말러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말러는 이 곡에 대해 “열정적이고 거칠고 비극적이고 엄숙하며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단지 음악일 뿐이다. 여기에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질문의 자취도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 작곡 배경 1897년 빈 국립 오페라극장(Wien National Opera House)의 지휘자가 되고, 1898년에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까지 지휘하게 된 말러는 지휘자로 전성기를 누리는 가운데 1900년대를 맞았다. 그리고 그 첫 해인 1901년은 여러모로 말러의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가 되는 해가 되었다. 연초 장출혈 증세로 쓰러져 생명의 위기를 겪기는 했으나 투병 끝에 건강을 회복한 것이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어 주었으며, 이 해 11월에는 20살 연하의 알마 쉰들러(AlmaSchindler)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것도 큰 동력이 되었다.
▲ 작곡과 초연 1902년 3월 9일 알마와 결혼식을 올린 후에는 더욱 열정적으로 지휘 활동과 작곡을 병행해 나갔으며 이 해 6월 12일에 크레펠트 음악제(KrefeldFestiva)에서 교향곡 3번이 초연되어 호평을 얻자 한껏 고무되어 교향곡 5번의 마지막 악장 작곡에도 착수하였다. 마침내 가을에 이르러 5악장을 포함한 전곡을 완성했다. 그러나 초연은 작곡을 마치고도 2년이 지난 1904년 10월 18일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이는 관현악 파트가 만족스럽지 않아 곡 개정 작업을 했기 때문인데, 초연은 물론이고 악보가 출판된 이후에도 개정작업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 구성과 해설 전체 5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3부로 나눠 구성했다. 1, 2악장이 제1부이며, 3악장은 제2부, 4, 5악장은 제3부이다.
▲ 1악장 신중한 속도로, 엄격하게, 장례행렬처럼(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두 개의 트리오가 비장함을 부각시키는 장송 행진곡이다. 말러가 건강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던 때의 감정이 반영됐다. 트럼펫의 어두운 팡파르로 시작해 감정을 폭발시키고 장례 행렬이 서서히 멀어지는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2악장 폭풍같이, 격렬함을 가지고(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 가공할 파워와 위엄을 과시하는 악장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말러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데, 보통 1악장에 있는 소나타 형식을 갖추고 있다. 흡사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의 4악장인 ‘폭풍처럼 움직임(Stürmisch bewegt)’을 연상시키는데, 이 악장에 대해 독일의 음악학자 파울 베커(PaulBekker)는 “열정의 분출하는 힘과 내용의 강렬함이 담긴 것으로, 교향적 예술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성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평했다.
▲3악장 스케르초(빠른 3박자의 경쾌한 음악). 활기 있게, 너무 빠르지 않게(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전곡 중 가장 규모가 큰 악장이다. 비단 말러의 작품뿐 아니라 교향곡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케르초 중 하나다. 보통 교향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스케르초를 곡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한 점도 특이하다. 또, 호른 협주곡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호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한편, 우아한 왈츠와 오스트리아의 민속 무곡인 렌틀러가 교차하며 열기를 띠는데, 이는 즐겁고 경쾌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을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
▲ 4악장 아다지에토. 아주 느리게(Adagietto. Sehr langsam) 전곡 중 가장 아름다운 악장이자 유명한 악장이다. 특히, 1971년 루치노 비스콘티(LuchinoVisconti)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 죽다(Der Todin Venedig)>에 반복적으로 삽입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말러가 알마에게 바친 헌사와도 같은 악장이다. 말러와 막역했던 지휘자 빌헬름 멩겔베르크(WillemMengelberg)가 증언한 것인데, 그로 인해 이전에 다소 비통하고 느리게 연주되던 것이 낭만적으로, 조금 더 빠른 템포로 연주되고 있다. 한편, 비통하게 연주하게 된 근거는 제2주제 선율로 말러의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5 RuckertLieder)’ 중 세번째 곡인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Ich binder Welt abhanden gekommen)〉가 흐르기 때문인데, 이 선율을 가져온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단 말러가 이 선율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재활용한 것이라는 추측과 자신의 삶의 반려자가 될 사람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율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