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外延)과 내포(內包)
외연은 적용 대상들의 전체를 말하고 내포는 적용 대상이 지니는 성질을 말하는 것으로, 외연이 커지면 내포는 작아지고 외연이 작아지면 내포는 커진다.
문학, 특히 시조에서 이 용어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시조는 함축적인 글이므로 내포가 커져야 한다. 즉 외연이 작다는 말이 된다. 이 말은 함축과 상징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포는 정서적인 연상 작용으로
독자에 따라 함축과 상징을 다양하게 끌어낸다.
시조에서 좋은 작품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좋은 작품이란 아름다운 관형어의 나열이 아니라 tention이 있어야 한다.
외연과 내포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때 생기는 긴장감이다. 내포는 외연을 전제로 해야 비로소 성립되는 언어이다.
충돌이란 무엇인가?
시어가 지닌 사전적 의미(외연)와 시에서 새롭게 부여된 함축적 정서(내포)가 서로 부딪치며 긴장감과 입체적인 미학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외연과 내포가 결합할 때 상식적인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모순과 역설이 발생하지만, 이 충돌이 일어나는 순간 독자는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작품을 가지고 설명해 본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봄’은 자연의 질서 속에, 4계절 중 하나인 봄(외연)이기도 하지만, 함축된 뜻은 ‘광복의 기쁨, 희망, 해방’ 등등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사랑하는 나의 임은 떠나갔지만 나는 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충돌이 생기는 부분은 ‘임은 갔다’라는 것과 ‘나는 보내지 않았다.’라는 것입니다. 갔는데 어떻게 보내지 않았다고 하는가? 말이 안 되는 언어의 조합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임'은 연인관게의 '님'이 아니라 '조국'이다.
나라를 빼았긴 것을 '님은 갔다'라고 한 것이고 '보내지 않은 임'은 마음에 살고 있는 조국이다.
그러면 실제 시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나팔꽃/김광수
화사한 매무새로 베란다에 나선 여인
남홍으로 물든 사연 잎새마다 펼쳐 들고
온종일 무성 나팔만 허공 향해 불고 있다.
종장 나팔은 불면 소리가 나야 하지만 ‘무성 나팔’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곧이어 허공 향해 불고 있다는 모순된 조합을 이루고 있다.
피에타/김흥열
무릎에 고이 잠든 찬란한 슬픔이여!
숨 막히는 침묵으로 바라보는 못 자국에
애절한 어머 눈빛 뼈저리게 고여 있다.
초장 ‘찬란한 슬픔’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찬란한 것’은 하늘의 뜻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하고, 슬픔은 육체적으로 고통 중에 죽은 예수를 말한다.
일반적 상식으로 죽음은 슬픈 것이지 찬란할 수가 없는 언어의 조합이다.
자선남비/김흥열
사당역 지나는데 종소리가 귀를 당겨
지갑을 통째 주고 가난과 맞바꾸면
그사이 만 평 행복이 주머니에 가득하다.
중장과 종장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지갑을 다 내주면 비어 있어야 하는 데 종장에 가서 가득하다고 했으니, 충돌이 생긴다.
지금까지 살펴본 예문은 한마디로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시가 내포한 뜻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신선한 조합이 된다.
그러면 왜 시인들은 이러한 충돌을 일으키려 하는가?
시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미학적 효과 때문이다.
이러한 충돌의 효과를 통하여 긴장감을 유발하여 독자의 시선을 끌어내게 되며 다양한 의미의 해석을 낳을 수 있다. 또 우리가 쓰고 있는 일상적 언어가 예술로 둔갑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여러 강의 중에 설명한 부분이지만 외연과 내포라는 말이 시조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미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 살펴 본 것이다.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첫댓글 외연과 내포!
잘 이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번 탐독
하겠습니다.감사👍
"외연과 내포"
배람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