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코스 : 장호원 터미널 - > 광천마을 정류장
경기 둘레길 38코스는 장호원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 장호원은 일반 여행자나 상인들에게 숙박시설을 제공하였던 주막촌(酒幕村)에서 더 발달한 가촌(街村)이었다.
장호원은 고구려의 노음죽현(奴音竹縣)에 속하였으나 신라 시대에 음죽(陰竹)으로 명칭이 바뀌어 개산군(介山郡)에게 속하였다. 1018년(현종 9)에는 충주에 예속되었다가 1414년(태종 14)에 현감을 두어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이관하였다.
1895년(고종 32) 이천군에 속하였다가 곧 독립된 음죽현이 되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개편 때 이천군에 속하여 청미면(淸渼面)이 되었으며 그 뒤 1941년장호원읍으로 승격되어 이름이 바뀌었다.
장호원을 통과하는 영남로는 삼국시대부터 이용되던 교통로로서 중남부 내륙지방 보부상의 통행로였던 서울·장호원·상주·부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신작로 건설의 바탕을 이루었다.
신작로의 개통 이후 역취락들은 몰락한 반면 도로변에 발달한 장호원은 지방행정·상업·교통의 요지로 성장하였다. 현재도 장호원은 서울에서 충주로 남북을 연결하는 3번국도와 평택·제천·영월을 동서로 연결하는 38번국도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여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호원] 고 하였다.
청미천 건너편은 충북 음성군 감곡면이다. 과거 통행금지가 있었던 시절, 술에 취한 과객들이 장호원에서 가무를 즐기다가 열두 시가 넘어가면 청미천을 건너 통행금지 위반을 면하곤 하여 이천, 장호원 또는 음성 장호원이라고 불렀다
어제 밤사이 비가 내려 새벽까지 이어졌다. 다행히 지금은 비가 그치었다. 흐린 날씨지만 비는 내릴 것 같지 않았다. 버스터미널에서 읍내로 진입한다. 택시 타는 곳을 지나 농협에 이르렀다. 단순하게 장호원 전통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생각하였으나 독립투사 이선룡 의거지 임을 알린다.
이선룡 선생은 항일 독립운동 단체 국민부에 소속되어 활동하였는데 군자금 조달을 위하여 동일은행 장호원 지점을 단신으로 습격한 곳이라고 하였다. 오늘날에는 농협이 자리하여 표지석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하였다.
농협에서 인도를 따라 파출소를 지나 장호원 전통시장으로 진입하였다. 재래시장으로 진입할 때 점포의 문을 여는 사장님께서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매고 있는 모습에서 경기 둘게 길을 걷는 것임을 알았는지 바로 왼쪽 길로 내려가면 청미천에 이른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알려 준다.
경기 둘레길 홈페이지에서는 전통시장 안으로 걸어가라고 하는데 시장 사람은 바로 청미천으로 갈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누구를 따를까? 당연히 둘레길로 걸어가야겠지만, 상인의 뜻도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지나친 친절은 예의가 아닐까? 전통시장은 그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 하지만 아침 시간 때문인지 시장 안에는 적막감이 감돌아 햇사레 복숭아로 유명한 고장에서 와서 맛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였지만, 공염불이 되어 지나친다.
무등산 수박을 광주에서 맛을 보지 못하고 서울에서 그 맛을 보듯이 특산지에서 복숭아의 맛을 보지 못하고 ‘장호원은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 곳이지요 ! ‘라는 말만을 동행한 길벗에게서 듣고 지나치는 것이 왠지 씁쓸하였다.
재래시장을 빠져나와 청미천의 둑길에 이르렀다. 세월의 무게를 더해가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둑길에 서 있는 고목은 길손의 벗이요 휴식공간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청미천은 남한강을 향하여 유유히 흘러가고 있고 천변의 갈대는 흐린 날씨를 밝게 비추려는지 광채를 낸다. 어디에서 보더라도 청미천은 자연하천으로써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있었다. 장안 4리에서 청미천의 물길을 따라 장호원까지 이르는 동안 어느 한 곳도 자연하천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있었다.
청미천은 듣기 좋은 유행가 가사가 아니었다. 이제는 둑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다리도 아프고 같은 길이 연속되어 지루할 때도 되었을 텐데 걸을수록 흥이 돋아 즐거움이 넘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청미천과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닐까?
우리를 지켜 주었던 백족산이 눈앞에 이르렀고 건너편에는 고련산이 우리를 새로이 맞이하여 주었다. 가면 갈수록 갈대숲에 눈길을 뗄 수 없어 둑길에서 천변으로 다가가 걸어간다.
넓은 천변에는 파크 골프장도 있었고 어떤 곳은 밭을 일구어 놓기도 하였다. 청미천과 좀 더 가까워지려고 천변에 뛰어들었지만 오히려 청미천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아름다운 하천의 풍광을 반감케 할 때 다시 둑길에 이르렀다.
인대 양수장에 이르니 복숭아밭을 처음으로 볼 수가 있었다. 3번 국도 다리 아래에 이르니 ’장호원 청미천변 걷고 싶은 길‘이란 안내 표지판이 있다. 누가 청미천을 걷고 싶지 않겠는가?
얼마나 걷고 싶었으면 경기 둘레길이 청미천 발원지인 용인시까지 계속되거나 별도로 발원지에서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점동면 장안리까지 명품 길을 조성하기를 바라지 않았는가?
다리 아래에서 잠시 쉴 때 박찬일 사장님께서 3번 국도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인가를 묻는다. 1번 국도는 전남 목포에서 평북 신의주까지이고 2번, 3번 국도는 알지 못하여 대답할 수없였다.
동행한 김 총무는 즉시 인터넷을 조회하여 2번 국도는 전남 신안에서 부산광역시까지이고, 3번 국도는 경남, 남해에서 평북 초산 군까지라고 알려 준다. 예전 같으면 집에 가서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알 수 있었던 것을 즉석에서 1분 안에 정답을 알 수 있게 세상이 변하였는데 과연 우리의 사고는 어디까지 변하였을까?
잠시 휴식을 끝내고 청미천을 따라 걸어간다. 도라지밭. 두릎밭, 복숭아 밭 등이 조성되어 있고 야산에는 가족 묘원을 조성하는 곳도 있었다. 광명 농원을 지나며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지켜 주었던 백족산과 헤어지고 월포 2교에 이르렀다.
월포2교에서 광천마을까지 13.40km이다. 월포교를 건너니 청미천 꽃길(3.5km)로 이어졌다. 겨울철이라 꽃은 피어있지 않았지만, 청미천을 바라보며 걸어갈 수 있었는데 경기 둘레길은 천변으로 걸어가도록 조성하여 청미천의 풍광을 바라보지 못하고 걸어가야 했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차가웠다. 더욱이 천변에 부는 바람은 더한층 추위를 느끼게 하여 점심때가 임박하였는데 점심을 먹을 장소가 마땅하지 않았다. 청미천 제방에 쉼터가 있기를 기대하여 걸어가도 정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청미천의 천변에서 둑길로 올라오는 비탈진 언덕에서 바람을 피하여 점심을 먹으며 문득 고개를 드니 울창한 나무숲과 모래펄 사이에 냇물이 흐르는 정경에서 밥맛이 절로 났다.
고당교에 이르니 석원천이 청미천으로 흘러들어 오고 있다. 두물머리 지역이었다. 이제 장안리에서 청미천을 따라 걸어오던 길에서 우리는 지천인 석원천의 둑길로 진행하여야 한다.
아쉬웠다. 자연하천으로서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 주었던 청미천과 헤어지고 석원천과 새로운 인연을 맺으며 걸어간다. 석원천은 청미천을 닮았는지 온통 갈대밭으로 천을 메꾸었다.
” 석원천은 이천시 남단에 있는 율면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흐르는 하천으로, 이천시의 대표적인 하천인 청미천의 여러 지류 가운데 하나이다.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르다가 전천, 금산천 등과 합류한 후 율면과 설성면의 경계선을 따라 흐르는 청미천으로 유입된다. 석원천 주변 유역에 평야 지대가 발달하여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천 쌀의 경작지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석원천 [石院川]
평야 지대가 발달하여 이천 쌀의 경작지를 이룬다 말에 관심을 같고 석원천을 거닐며 그 실제 현장을 바라 볼 수가 있기를 기대하여 석원천을 따라 힘차게 진행하였지만 북두교에 이르러 석원천과 이별하고 금산천을 따라 걸어갔다.
금산청은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석원천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한강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청미천의 제2지류이다. 금산천을 따라 본죽교를 지나 율동에 이르니 경기 둘레길 38코스의 종착지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아마 오늘 코스가 21km가 되어 다소 무리하면 이곳에서 마감하라는 뜻일까? 아니면 최초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이곳을 종착지로 하였다가 광천마을까지 연장한 것일까?
어찌 됐든 우리는 광천마을을 종착지로 여기고 진행하며 율동 마을을 바라보니 야트마한 산아래 자리한 몇 가구 되지 않은 조그마한 농촌 지역으로 이곳저곳에 비닐하우스가 가득하였다.
율동3교에 이르러 금산천과 헤어지고 아스팔트에 길에 이르러 경기 옛길인 영남 9길과 힙류히였다. 경기 옛길과 경기 둘레길이 서로 하나가 되어 기뻤지만 가는 길이 아스팔트 길이 되어 다소 서운하였다.
하지만 영남길과 하나가 되어 나란히 걷게 된 기쁨이 더 컸기 때문일까? 이제까지의 피로도 한순간에 사라지어 콧노래를 부르며 가볍게 걸어가 광천마을 정류장에 이르렀다.
● 일 시 : 2023년 2월 19일 일요일. 흐림
● 동 행 : 박찬일 사장님. 김헌영 총무
● 동 선
- 08시54분 : 장호원 버스터미널
- 10시00분 : 인대 양수장
- 11시05분 : 월포2교
- 12시45분 : 고당교.(11시40분; 점심)
- 13시55분 ; 율동 마을
- 15시10분 : 광천마을 정류장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총거리 : 21.3km
◆ 소요시간 : 6시간1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