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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甲 갑옷 갑
갓, 갗, 갑
甲의 갑골문 甲의 금문
甲의 전문
十의 갑골문 十의 금문 十의 전문
七의 갑골문 七의 금문 七의 전문
甲의 갑골문 자형 중 (1)은 十과 같은 모양이며, (2)는 七과 같은 모양입니다. (3)번 자형은 사각형의 테두리 안에 十[갑골문의 七]이 들어 있습니다. 금문 자형은 갑골문의 (2), (3)번 자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전문 자형에서 형태가 완연 달라지며, 둥그스름한 모양[①]의 가운데에 갈라진 금[②]에서 세로획[③]을 내리고 있는 모양이며, 둥그스름한 테두리 윗부분에 돌기[④]가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모양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萌의 갑골문 萌의 전문
설문(說文)에서는 ‘東方之孟 陽氣萌動[동방에서 처음으로 양기가 맹동(萌動)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설문에서의 ‘東方(동방)’은 萌의 갑골문이 朝의 갑골문과 형태가 아주 비슷한 것에서 朝의 ‘아침’을 ‘해 뜨는 동쪽’으로 본 것이긴 하지만, 萌의 전문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갑골문 (1) 자형은 가로획인 숫자 一(한 일)에서 뜻을 구분하기 위하여 세로로 한 것으로 ‘이제 갓 시작하다/되다’라는 의미를 나타낸 것이며, 이 하나의 세로획이 다른 중의성을 가지는 것에서 가로획을 덧붙이거나[(2)], 둘레를 에운 형태[(3)]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물론 설문(說文)에서의 ‘萌動[움트다]’의 뜻은 씨앗에서 ‘갓(/이제 막, 금세)’ 발아한 식물의 상태를 땅의 아래에 있는 뿌리와 위로 돋아난 줄기 하나[(2)의 十자 형태]로 나타낸 것이며, (3) 자형에 덧붙여진 囗은 固(굳을 고)의 축약으로 오래되고 굳어져 금이 간 상태의 ‘껍데기’, 즉 ‘갗(/가죽의 옛말)’을 나타낸 것입니다.
전문 자형은 씨앗에서 싹이 발아한 상태에서 ‘갓’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씨앗의 껍질 부분에 돌기[④]로 그 껍질 부분을 지정하여 ‘갗’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甲冑(갑주), 甲板(갑판), 裝甲(장갑) 등의 성어에서 甲은 ‘딱딱한 껍데기’의 뜻을 나타내는데, 배달말의 ‘갗’과 쓰임이 유사합니다. 현재의 사전적 정의에서 ‘갗’은 ‘가죽’의 옛말, 혹은 달리 이르는 말로 되어 있지만, ‘가칠하다/까칠하다(/윤기가 없고 매우 거칠다)’등의 용례에서 가죽과 같은 의미라기보다는 보다 굳어지고 딱딱해진 상태를 이르는 것입니다. ‘바깥’의 ‘깥’은 ‘갗’에서 변화된 것으로, ‘깝질, 껍질’, ‘겇/겉’과 같은 뜻을 나타냅니다. 遁甲(둔갑)에서 甲은 ‘깝질, 껍질[≒외형]’의 뜻이며, ‘갗/겇[겉]’과 같은 의미입니다.
同甲(동갑), 回甲(회갑) 등에서 甲은 甲子(갑자)로 육십갑자를 의미합니다. 이는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횟수를 세던 것에 의한 가차입니다. 甲기 ‘첫째, 으뜸’의 뜻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갓 나오다’라는 관념에 따른 것입니다.
虎爪有甲. 『山海經』
호랑이의 발톱에는 갗이 있다.
雷雨作 而百果草木 皆甲坼. 『易經』
뇌우가 일어나더니 백과(百果)의 초목이 모두 갗(/깝질)이 터졌다.
상기 두 문장의 甲은 ‘딱딱한 껍데기’로 배달말의 ‘갗’, ‘껍질’의 뜻을 나타냅니다. 爪甲(조갑 ; 손톱과 발톱을 통틀어 이르는 말)에서 甲도 마찬가지입니다.
雖則佩觿 能不我知 …, 雖則佩韘 能不我甲 …. 『詩經』
비록 그렇게 노래개 차고 있어도 나를 알아주지 않네, …, 비록 그렇게 깎지 차고 있어도 나에게 깝죽대지 않네.
상기 시경 구절의 甲은 ‘무람없다, 친압하다’ 등으로 일반적으로 풀이 합니다. 하지만 전체 문맥은 짝사랑을 하는 사람이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이 구절에서의 甲은 ‘깝치다, 깝죽거리다’ 의 뜻입니다.
早 이를 조
해가 갓 솟다, 이르다, 일찍
早의 전문
早의 전문 자형은 日과 甲의 합자이며, 甲이 ‘갗, 갑’에서 ‘갓(/이제 막)’의 뜻으로 쓰여. 해가 갓 솟아났다는 것에서 ‘이르다(/대중이나 기준을 잡은 때보다 앞서거나 빠르다), 일찍(/일정한 시간보다 이르게)’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早期(조기), 早婚(조혼), 早冬(조동), 早朝(조조) 등의 성어에서 早가 ‘이르다, 일찍’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草 풀 초
갗으로 이루어진 식물, 풀
草의 전문
草의 전문 자형은 초본식물을 의미하는 艹와 早의 합자이며, 早가 ‘갗’으로 쓰여, 살갗과 같은 잎으로만 이루어진 식물, 즉 ‘풀’의 뜻을 나타냅니다.
草原(초원), 雜草(잡초), 花草(화초), 草綠(초록) 등에서 草가 ‘풀’의 뜻입니다.
匣 갑 갑
갗으로 두른 외곽, 갑
匣의 전문
匣의 전문 자형은 匚(상자 방)과 甲의 합자이며, 甲의 ‘갗’에서 갗으로 두른 외곽[匚]으로 ‘갑(/물체의 외곽을 이루는 딴딴한 표면)’의 뜻을 나타냅니다.
중국어에서 甲은 [jiǎ]로 발음되며, 匣은 [xiá]로 발음됩니다. 본음 [갑]과는 전혀 무관한 화음화된 소릿값이며, [갑]의 음가는 배달말 고유의 어감에 의한 것입니다.
紙匣(지갑), 掌匣(장갑) 등의 성어에서 匣은 ‘갗[/으로 두른 외피]’의 뜻입니다.
柙 우리 합
나무로 만든 갑, 합
柙의 전문
柙의 전문 자형은 구조물을 뜻하는 木과, 甲의 합자이며, 甲은 匣의 축약으로 나무로 만든 갑에서 ‘우리, 궤’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虎兕出柙 龜玉毁櫝 是誰過歟. 『太宗實錄 8年 3月 9日』
호시(虎兕) 가 합(柙)에서 나오고 구옥(龜玉)이 독(櫝) 속에서 깨어지는 것이 누구의 허물입니까?
상기 문장에서 柙은 圈(우리 권)이나 檻(난간 함)에 비하여, 보다 강한 구조물을 의미하거나, 혹은 우리의 바깥을 두꺼운 재질의 외피로 덮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합] 소릿값도 그에 따른 것으로 추정합니다.
閘 수문 갑
갑는 문, 갗 문
閘의 전문
閘의 전문 자형은 門과 甲의 합자이며, 甲이 ‘갑다(/[함경방언]차다/가득하게 되다)’로 쓰여, 채우는 문에서 ‘갗 문’의 뜻을 나타냅니다.
甲을 柙의 축약으로 보아, 외피로 딴딴하게 엮은, 즉 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합(柙)으로 만든 문이라는 것에서 ‘갗 문’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閘門(갑문 ; 선박을 높낮이 차가 큰 수면으로 오르내리게 하는 장치), 水閘(수갑 ; 물의 흐름을 막거나 유량을 조절하기 위하여 설치한 문), 閘室(갑실 ; 수위를 맞추어 배들이 갑문을 지나거나 또는 배들이 들어가 있을 수 있게 만든 칸) 등에서 閘이 ‘갗 문’의 뜻을 나타냅니다.
狎 익숙할 압
깝죽대다, 깝치다, 까불다
狎의 전문
狎의 전문 자형은 犬과 甲의 합자입니다. 犬은 배달말의 ‘바리’의 소릿값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방정맞은 동작을 나타내는 의태어 ‘발발, 바리바리’로 쓰였으며, 甲의 ‘갑/깝’과 더하여 ‘깝치다, 깝죽대다, 가깝다’ 등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親狎(친압 ; 버릇없이 너무 지나치게 친하다), 狎近(압근 ; 버릇없이 어른에게 바싹 다가붙음), 狎客(압객 ; 주인과 스스럼없이 가깝게 지내는 손님) 등에서 狎이 ‘깝치다, 깝죽대다, 가깝다’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君子有三畏 畏天命 畏大人 畏聖人之言. 小人 不知天命而不畏 狎大人 侮聖人之言. 『論語』
군자에게는 세 가지 경외함이 있으니, 천명을 경외하고. 대인을 경외하며, 성인의 말씀을 경외한다. 소인은 천명을 알지 못하여 경외하지 않으며, 대인에 깝죽대고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
상기 문장의 狎이 ‘업신여기다, 모멸하다’ 등으로 일반적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다음 절에 사용된 侮(업신여길 모)과는 또 다른 어기로 배달말의 ‘깝죽거리다, 깝죽대다’로 사용된 것입니다.
賢者狎而敬之 畏而愛之. 愛而知其惡 憎而知其善 …. 『禮記』
현자는 깝죽거리더라도 존경하며, 꺼리더라도 아낀다. 아끼더라도 그 나쁨을 알고, 미워하더라도 그 선함을 안다.
상기 문장의 狎은 ‘가깝다, 친근하다’로 일반적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전체 문맥은 서로 대칭이 되는 개념을 나타내고 있는데, 狎을 ‘가까이 하다, 친근하게 여기다’로 풀이할 경우, 대응되는 敬[존경하다]와는 잘 맞지 않게 됩니다. 여기서의 狎은 배달말의 ‘깝죽대다, 깝죽거리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첫 째 문장은 상대방의 태도에 따른 현자(賢者)의 반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狎과 畏는 상대방의 태도이며, 그에 따르는 敬과 愛는 현자의 반응을 의미합니다. 둘 째 문장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현자의 마음가짐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夫龍之爲蟲也 可擾狎而騎也. 『史記』
대저 용이란 것의 꿈틀됨이야 가히 까불댐을 길들여서 탈 수 있는 것이다.
상기 문장의 狎을 기존에서는 ‘길들이다’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길들이다’의 뜻은 擾(시끄러울 요)에 있는 것이며, 狎은 ‘까불대다’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앞의 ‘爲蟲’을 기존에서는 爲人[사람됨]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龍(용 용)에 대한 표현으로 ‘용의 됨됨이’처럼 풀이하지만, 용을 벌레에 대응시킨 것은 개념상 맞지 않습니다.
蟲(벌레 충)의 虫(벌레 훼)는 벌레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태어이여, ‘爲蟲’은 ‘꿈틀됨’의 뜻입니다. 이 蟲에 대응되는 다른 표현으로 狎[까불대다]가 사용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親狎(친압 ; 버릇없이 너무 지나치게 친함)은 ‘친해서 까불대다’의 뜻입니다.
自無令王 諸侯逐進 狎主齊盟 其又可壹乎? 『左氏傳』
영왕(令王)이 없어진 때부터 제후(諸侯)들이 각축(角逐)하며 나서서 까불대며 제맹(齊盟)의 주가 되었는데, 그렇게 또 일정하겠는가?
▣ 동사 앞에 놓여 동작이나 행위가 번갈아 행해짐을 의미한다. “번갈아”로 해석한다. 『성보사·허사대사전』
상기 문장의 狎을 기존의 문법에서는 ‘번갈아’로 풀이하지만, 실제는 ‘까불다(/건방지고 주제넘게 굴다)’의 뜻으로 앞의 ‘逐進[각축하며 나서다]’에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呷 마실 합
깔딱깔딱, 꿀꺽꿀꺽, 꽉꽉, 꽥꽥
呷의 전문
呷의 전문 자형은 口와 甲의 합자입니다. 口는 뜻을 가지지 않는 소리를 의미하며, 甲의 ‘갑/깝, 갓/갗’과 합하여, ‘깔딱깔딱, 꿀꺽꿀꺽’ 등의 의성의태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呷啜(합철)’은 물을 마시는 소리를 의미하는데, 배달말의 ‘꿀꺽꿀꺽’을 나타낸 것이며, ‘呷呷(합합)’은 울음소리나 아주 떠들썩한 소리를 의미하는데, 배달말의 ‘꽉꽉, 꽥꽥’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兼以三仙糕密水調進, 煩熱困倦之時, 加生脈散砂糖如茶呷進. 『선조실록 8년 2월 25일』
삼선고(三仙糕)와 꿀물을 겸해서 드시고, 번열이 오르거나 피곤하실 때는 생맥산(生脈散)에 사탕(砂糖)을 가미(加味)하여 차(茶)처럼 꿀꺽 드십시오.
상기 문장의 ‘呷’이 ‘꿀꺽’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生脈散’은 직접 음용하기에는 맛이 쓴데, 사탕(砂糖)을 가미하여, ‘꿀꺽’ 드시라는 의미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마시다’로 문맥에 맞춘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鴨 오리 압
꽉꽉, 꽥꽥, 오리
鴨의 전문
鴨의 전문 자형은 甲과 鳥의 합자이며, 甲은 呷의 축약으로 오리울음 소리의 의성어(擬聲語) ‘꽉꽉, 꽥꽥’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오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비슷한 경우로 鳩(비둘기 구)가 있는데, 九는 비둘기 울음소리의 의성어입니다. 어떤 동물의 이름을 그 동물이 내는 소리로 직접 나타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냐옹이’나 ‘멍멍이’가 고양이나 개를 뜻하는 명칭이 아니듯이 鴨과 鳩의 [압], [구]는 이 글자들을 만들었을 때의 원음이 아니라 후대에 강식(强式)으로 붙여진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家鴨(가압), 溪鴨(계압), 黃鴨(황압) 등에서 鴨이 ‘오리’의 뜻입니다.
䆘 조그맣게솟은모양 압
구멍에서 갓, 삐죽
䆘의 전문
䆘의 전문 자형은 穴과 甲의 합자이며, 甲이 ‘갓’으로 쓰여, 구멍에서 이제 갓[≒막] 나오려고 하는 모양에서 ‘삐죽(/물체의 끝이 조금 길게 내밀려 있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