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에는 정상석이 셋이 있었습니다.
아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조그만 돌에 새겨진 대청봉 정상석도 있었다죠.
(이거 누가 들고 집으로 가져갔을려나...)
그런데 의외의 것도 또 하나 있었네요.
1977년 사진에서 발견한 설악산 대청봉 정상석입니다....

*사진출처
좌로부터 '대청봉', '요산요수' 그리고 '양양이라네'
기절거미님의 블로그 에 들어가보면 요산요수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들어가본 국회도서관에서 설악산으로 검색해보니 의외의 사진이 등장합니다.
'설악산·소금강 답사기 / 박혜숙 (1978.02 이화여대사범대사회생활학과 관련 회보)인데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회생활학과생들은 단체로 77년 9월 23일 대청봉 정상에 오릅니다.
그리고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요. 좌측의 사진을 보시면......
깃발을 달 수 있는 봉이 있고, 그 아래에 대청봉이라는 가로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것.

이부분만 따로 보면 더 또렷합니다.
제법 단단히 잘 쌓았는지, 그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있네요.
그 밑에 '1708m 대청봉'
히야....~~~
지금 당장은 검색해보아도 이 정상석이 담겨 있는 사진과 관련 글을 볼 수 없는데요.
더 조사해보면 이 정상석이 언제 누가 세웠는지에 관한 글과 증언도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최초 사진 발굴'이라는 기쁨을 저에게 주고 싶습니다....~~~
*추가*
혹시 이게 들고다닐 수 있다고들 하던 그 정상석일까요?
사람들이 저 돌탑을 오르내리다가 그만 무너지고,
그 다음에 두세사람이 영차영차 들기도 했을테고....
이를 보다 못한 대청봉 산장지기 이옥모씨가 1985년 새롭게 '대청봉'을 새겨 세우고...
이게 가능한 스토리일 것 같은데요....~~~

짐작컨대
좌측의 '요산요수'는 내용도 근사하긴 한데 전근대적인 등산관인데다
사이즈도 당당하지 못하고 옹색하고,
구석에 수줍게 서 있어서 단체로 찍기가 좀 거시기하고,
그리고 설악산 대청봉이라고 스스로, 그리고 남들앞에서 자랑하고 싶은데.
0.1초만에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치명적^^ 단점이 보입니다.
1985년 대청봉 산장지기였던 이옥모씨가 '대청봉'이라는 번듯하고 듬직한 걸 세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기도(같기도^^).
'''''''''''''''''''''''''''''''''''''''''''''''''''''''''''''''
추가)


1980년 1월 5일 사진입니다. 77년과 똑같군요.
사진에 대한 원 설명은 이렇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겨울 허영호씨를 만나 한국산악회 동계등산학교에 게스트(?)로 참가하여 마지막날 죽음의계곡~대청봉 코스 등반을 하고 정상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77년 고 고상돈씨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한 얼마 후라 저도 한번 멋지게 폼(?) 잡아 본 사진입니다. ^^
'''''''''''''''''''''''''''''
추가 20180719

추억을 담은 유명카페 '그때를 아십니까'에서 모셔온 사진 한장.
1985년 대청봉입니다.
당시 대청봉에는 관공서표^^ 정상 표지판도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