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6일부터 10일간 베트남을 방문하였습니다. 굿네이버스 간사님의 배려로 하노이선교센터와 함께 귀국한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는 하노이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머물렀습니다.
하노이는 최근의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약동해가는 듯 했습니다. 계속적으로 높은 건물들과 아프트, 지하철을 건설하고 있었으며, 끝없는 오토바이의 물결을 보며 그들 삶의 약동하는 에너지를 보게 됩니다.
이번에 베트남에 머물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은 어느 한 농촌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곳은 도로 포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으로서, 일반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오토바이를 타고 그 마을로 들어갔지요. 맑고 푸른 숲, 그리고 싱그런 공기를 마시면서 전 마치 문명의 힘이 미치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그들의 전통 의상을 입고, 그들의 삶의 터전인 논과 밭에서 땀 흘리며 하루하루 진실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고 하나 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을 보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는 그렇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였기에 우리 삶이 더욱 복잡해 질 수밖에 없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줄여가야 함을 다시금 결심해 보게 됩니다.
하이퐁에 있는 고엽제 장애인 환자들이 머무는 장애인 시설들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하노이 선교 센터의 레 총무와 함께 방문하자, 원장 선생님과 아이들은 저희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베트남에서 미군이 뿌렸던 고엽제로 인하여 베트남전쟁에 참여했던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고통이 그들에게 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잠복기를 거쳐 그들의 아들에게로, 손자, 손녀에게까지 전달되고 있습니다.
현재 너무도 많은 고엽제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장애인 시설들을 지원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설이 너무도 열악하였습니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에는 집이 없어서 나무로 지은 집에서 2~3명 씩 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립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도자기로 인형도 만들고, 영지버섯도 재배하여 생계를 잇고, 새우와 고기도 직접 키우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는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베트남은 가난하고 고통가운데 있는 것 같이 생각듭니다. 베트남의 연꽃밭은 오랜 역사 속에서 깊이 묵혀진 아름다운 생명, 공동체 문화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은 그 생명 밭 속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