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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최고봉인 코타 키나발루 정상에 우뚝서다-
-출발전
동남아 해외 문화탐방의 경험은 수차례 있었지만 배낭을 들쳐 메고 해외원정 산행길의 경험이 전무한 초보자에게는 설렘과흥분 동시에 두려움이 앞선다.
해발4095m 키나발루는 원시자연이 살아있는 생명의 산으로 늘 구름에 덮여있어 눈이 아닌 영혼으로 봐야 되는 산이라 한다.
구리산악회에 가입하여 국내산을 산행하면서 체력적으로는 어느 정도 단련은 되어있지만, 보르네오 섬은 4계절 습한 우기철이고 산 아래에서는 무더운 여름철이고 고도를 높이면 추운날씨로 여름과 겨울을 넘나들면서 산소부족과 호흡곤란으로 급격한 체력 소진이 염려가 된다.
호명산 번개산행시 우연히 이용근 고문님의 제의에 기존 회원님들의 동의를 받아 조심스럽게 신청을 하였다.
아직은 때묻지 않은 태고의 신비와 야생의 비경을 간직하고 웅장한 자연에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고 또한 그들의 아름다운 삶과 문화도 경험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멋진 경험이 되리라 확신 하면서 방학 기간 체력을 증진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산행을 하였다.
2.10일 트레킹에 참여하는 이용근 고문님을 비롯하여 이창우 고문님, 이종배 고문님, 이갑수 고문님, 이운표 부부, 배창운 부부, 김상석 부부, 김영택, 김동철, 이영임, 박옥남, 김선화 산우님 등 15명이 오계촌에서 미팅을 가졌다(박종규 산우님은 선약이 있어 당일 불참)
마침 이종배 고문님께서 몇년전 키나발루를 트레킹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한 설명과 안내로 다소 위안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출발 1주전부터 마누라와 딸래미가 배낭과 여행용 가방을 여러 차례 꾸렸다 풀었다를 반복하여 준비하고, 나는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정보를 수집하였지만 여전히 초조와 불안함을 떨칠 수 없다.
-말레지아 국립공원 내 메실리우 리초트를 향하여
2.19일(토) 05시30분 구리 리맥스 건물에서 16명이 집결 공항버스로 이동하여 아침 식사후 금번 트레킹을 주관하는 인도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시대의 승려의 이름을 빌려 설립한 혜초여행사의 가이드를 만나 수속후 말레지아 09:15분에항공에 탑승하였다
별도 화물로 보내는 배낭과 가방들은 김동철, 김상석산우님이 테이프로 세심히 감아 분실이나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움과 미안함 마저 들었다.
15:00시에 KOTA KINABALU 공항에 도착하기 까지 기내에서는 배창우 산우님의 번득이는 유우머와 재치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배창우 산우님 왈 : 버스는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쉬어가는데 왜? 이놈의 항공기는 중간 휴게소에 들러 10분간 휴식을 하지 않는냐고? 하여 승객들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사로잡았다. 또한 기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캔맥주와 와인을 김상석 산우가 구리 산우님들을 위해몽땅 싹쓸이하여 승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하였다.
KOTA KINABALU 공항에 도착하여(15:00)혜초여행사의 가이드인 신성규씨(처음에는 현지인과 비슷하여 말레지아인으로 착각)를 만나 초여름의 후덥지근한 날씨에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는 산길을 따라 숙소로 이동하였다
이동중 중간에 가이드가 노란 바나나를 현지에서 구입하여 우리에게 선물하며 안녕하세요를 말레지아어로는 아빠 까봐 라고 하여 이동간 지친 피로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2000 미터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하기 까지는 꾸불 꾸불한 산길로 버스에서 하차하여 지프형으로 갈아타고 이동을 한다. 조금을 이동하다 하차하여 전방에 웅장하게 우뚝 솟은 기암과 기봉이 바로 코앞에 펼쳐진 장면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저마다 탄성과 감탄사를 연발하며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트레킹을 종료후 생각해 보면 사실은 전주곡에 불과 하였음)
구리 산악회에서 진돗개 발령으로 한참 동안 회자되었던 이운표 산우님 중전의 맑은 영혼을 가진 소녀같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기기묘한 암릉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 또 한번 빛을 발한다.
국립공원 내 메실라우 리조트(해발2000미터)에 도착하여 삼삼오로 둘러앉아 샤브샤브의 현지 식사와 함께 이용근 고문님의 건배 제의로 서울에서 공수한 소주(어지러운 물-김상석 산우님 명명)를 곁들여 식사후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우리에게는 현지 향료와 소스, 또한 끈기없이 떨어지는 밥이 모래알 같아 김선화 산우님이 준비해온 밑반찬으로 만찬을 마쳤다.
김종배 고문님과 룸메이로 배정받아 내일 산행에 필요한 배낭을 별도로 꾸린후 이용근 고문님께서 준비한 엄지손가락 크기의 싱싱한 파란 고추를 안주삼아 소주를 간단히 하고 내일을 위해 일찍이 취침상태에 들어갔다.(19일-1일차)
- 아직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평화로움이 공존하고 울창한 원시림을 감상하며 생태계의 보
고인 라반나타 산장(해발3272미터)으로
2.20일 2일차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날 04:00시에 기상하여 샤워꼭지를 틀었으나 온수는 공급되지 않아(추후 확인 결과 사용방법 미숙)찬물로 고양이 세수를 간단히 마치고 걱정이 되어 밖에 나가보니 새벽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 있어 출발 당일부터 좋은 예감이 들었다.
식사전 이용근 고문님, 김종배 고문님, 이창우 고문님과 날씨 이야기를 하며 김선화 산우님이 준비해준 모닝 커피 한잔으로 오늘의 무사하고 멋진 트레킹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하며 커피 향에 흠뻑 젖어본다.
뷔폐식사후 계급도 없고, 장사도 없다는 고소증으로 힘겨운 산행이 예감되는 산우님들이 배낭을 포터(짐꾼)에게 맡기고, 메실라우 게이트(해발2000미터, 산행들머리)산행 안내판에서 가이드의 금일 산행시 주의사항과 트레킹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후 출발하였다(08:00)
참고로 배낭 무게 1키로에 4달러를 짐꾼에게 지불하면, 포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후미에서 3-4개의 배낭을 짊어지고 따라옴(현지 산악에서 거주하는 포터는 통상 500회이상의 등반경험이 있다고함 -짐꾼을 이용한 회원님의 명단은 개인프라이버시 문제로 익명으로 하였으나 산우님들은 충분히 유추하실 수 있고, 저는 농담으로 반쪽 트레킹이라고 ......)
산행 안내판에서 우측 통나무계단을 이용하여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평소 우리가 접하지 못햇던 희귀한 식물과 100여미터 길이의 울창한 열대 우림의 숲속을 통과하게 된다. 처음에는 답답하리 만큼 트레킹 속도가 너무 느리고 10여분 마다 4-5분 휴식을 하니 후미에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트레킹 완료후 생각하면 가이드의 노련하고 현명한 판단이었음)
09:00시 1차쉼터(Pondok Schima)에 여유 있게 도착하여 10여분간 휴식을 취한다. 키나발루산 등산로는 500미터마다 거리표시가 있으며, 1-2키로마다 정자모양의 쉼터와 화장실과 식수를 보충할 수 시설이 비교적 잘 구비가 되어있다.
1차쉼터를 출발하여 2차 쉼터까지의 산행로에는 내리막길이며 사람의 발길이 적어 아직도 원시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산행로에는 이끼로 온통 덮힌 수 백년 됨직한 맥노리아 나무(기록은 하였으나 나무 이름은 정확하지 않음)와 고무나무가 지천이다(09:30)
이후 3차쉼터(10:10)와 본격적인 된비알이 시작되는 4쉼터의 코스 부터는 서서히 고산증세에 거친호흡을 토해내며 힘겨운 산행이 시작된다. 힘들 때 마다 깨소금 역할을 하는 배창우 산우님이 등장하여 대원들의 피로를 덜어주고 사기 진작을 위해 멋진 대중가요를 부르며 춤을 춘다.
4쉼터에(11:03) 이르는 산행코스에는 맹글로브 나무 전체에 난이 무수히 많이 기생하여 무게에 억눌려 나무 전체가 바닥으로 휘어지는 기이한 장관을 연출하여 산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5쉼터(12:00)에서 점심도시락을 풀어 헤쳐 고추장과 모처럼 김치를 섞어 즉석 비빔밥을 만들고 김선화 산우가 가지고 온 라면으로 꿀맛같은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후 계룡산에서 산행중인 회장님, 신대장과 가이드간에 전화통화로 상호간 격려와 위로를 하는 산꾼들의 모습에 진한 감동과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강철같은 체력에 구리 산악회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많은 후배 산꾼들에게 귀감이 되시는 이용근 고문님께서도 세월의 연륜을 비켜 갈 수가 없는듯 오늘 따라 발걸음이 무겁고 창백해져 가는 모습이 염려가 된다.
6쉼터(14:00)의 산행로 주변에서는 난생처음 접하는 나무에 핀 녹색의 이끼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창녕에서 온 여산우님은 고지가 되어 습기가 없어 이끼가 말라버린 현상이라고 설명을 한다. 그러나 추후에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옥수수 수염처럼 라겐이끼를 채취하여 달여 복용하면 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식용 이끼였음이 밣혀졌다.
또한 책에서 보아온 꽃보다 잎이 더 유명한 식물이 있는데, 레벤데스라는 식충식물에서 우리들은 마냥 신기한듯 셔터를 눌러댄다.
잠시후 3거리에 도착(14:30)하여 휴식을 취하고 포터들은 여기에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여 잠시 보관하고 하산길에 팀포혼 게이트로 운반을 할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모습에서 발걸음이 조금은 가볍고 흐뭇함을 느꼈다. 우리 나라 산딸기의 모양과 맛이 비슷한 딸기로 갈증을 해소하고 7쉼터로 향하였다
7쉼터(15:25) 부터는 아마도 수목한계선을 넘은 높은 고지대로 나무들의 키가 현저하게 작아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우리 산꾼들의 발걸음이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난코스이다. 마지막 8쉼터(16:07)를 경유하여 9시간의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오늘 트레킹의 종착지인 라반라타 산장에 무사히 도착하였다(17:00)
산장 후면으로는 줄지어 형성되어 있는 커다란 바위들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산장 아래로는 산자락을 솜털같은 뭉게 구름과 운무로 휘감고 있어 바다로 착각할 정도의 환상적인 모습이 연출된다. 이용근 고문님께서 구리산악회 현수막을 펼치시고 많은 산행인들의 부러움과 주목을 받으며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다.
산장의 시설은1일 165명이 최대 수용인원이고 비교적 청결한 세면대와 화장실,샤워실이 설치되어 있으나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조명은 답답하리 만큼 어둡고 뷔페식으로 식사를 한다.
우리 룸메이트6명은 일찍 석식을 마치고 식당 매점에서 흙캔맥주 1병에 한화 1만원을 주고 동남아시아의 가장 높은 지역에서 상징적으로 시원한 캔 맥주 한잔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내일 새벽 산행을 위하여 20:00시경에 취침 상태에 들어갔으나 고소증(산소부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꼬박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밤에는 장대 같은 비가 쏱아 부어 새벽 산행이 금지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추후 확인결과 대부분 취침하지 못하고 트레킹)
-죽은 자들의 영원한 안식처로 여겨진 키나발루 정상을 향하여
키나발루 정상에 오를때까지 비를 맞지 않고 오를수 있는 행운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한다. 때로는 자연이 허락하지 않는한 많은 산행인들은 날씨탓으로 입산이 금지되는 경우가 허다하여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다
행히 우리는 새벽에 키나발루의 영혼들이 도와주어 내리던 비는 그치고 맑은 날씨에 커피한잔을 하고 헤드렌턴에 기대어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머리의 통증으로 이운표 산우님이 건네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가 하면, 여타 산꾼은 비아그라가 고소증에는 특효약이라 하여 한알씩 복용하는 산꾼들도 있었다.
초입부터 가파른 나무, 돌계단으로 형성되어 있고 소화 불량 현상인지 아니면 복부에 가스가 차 있어 계속 독가스를 품어댄다(아마도 우리 산악회 ㅂ산우님의 살인적인 독가스는 살상 반경이 50미터는 족히 될 것 같다)
원래 트래킹의 의미는 고행하며 사색하는 여행이 아니던가?
죽음의 바위능선 부터는 5-6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누워버리며 졸음이 온다고 여기 저기서 구토를 하며 난리 법석이다. 사앗 사앗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려면 관리 사무소 직원이 입산 신고시 목에 걸고 있는 입산신고 필증과 이름을 확인한 산행인만이 팀포혼 게이트에서 증명서를 발급받는 영광을 누린다.
바위 경사가 심하고 잡을 것이라고는 로프 와 희미한 불빛 하나에 의지하여 10분에 몇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최악의 조건이다. 특히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가쁜숨을 토해내며 끝까지 정상에 오른 소리 총무님, 진돗개 산우님, 이영님 산우님, 김선화 산우님, 여여산우님 정말로 고생이 많으셨고 틈틈이 간식을 제공해 주신 미소천사님 고맙습니다.
특별히 이운표 산우님, 김상석 산우님의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어 여산우님들이 낙오없이 무사하게 산행하게 됨을 무척이나 다행스럽고 감사함을 전합니다.
산 전체가 끝없이 펼쳐진 화강암지대로 정상까지 하나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며 정상 부근은 커다란 바위를 겹겹이 쌓아올린 듯한 형상으로 우뚝 솟아있다
06:50분에 맨 마지막으로 여산우님들과 함께 천신만고 끝에 오른 동남아시아의 최고봉인 죽은 자들의 영원한 안식처로 여겨진 키나발루 정상에 우뚝서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장관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Mt 키나바루(Kinabalu) LOWS PEAK (4,095.2M)
나도 모르게 그만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 지고,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정상이 협소하여 밀려드는 산행인들 때문에 잽싸게 인증샷 한 컷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하산 하였다(08:30)
아침 밥을 산장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09시 40분에 비를 맞으며 팀포혼 게이트에 도착 함으로써(13:40)감히 죽어서 영혼이라도 한번쯤은 반드시 경험해 보라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키나발루 트레켕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중식후 그간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내리기 위해 단체로 오일 맛사지를 하고, 퍼시픽 수트라 리조트에 도착 모처럼 한식짐에서 저녁을 먹고 이창우 고문님이 증정한 양주와 포도주를 마시고 일찍이 꿈나라로 향하였다
다음날에는 섬으로 들어가 각종 해양스포츠를 만끽하고 열대어와 신비한 산호초를 볼 수 있는 에메랄드 빛 환상적인 바다 세계를 경험 한 후 수십가지의 해물 뷔페로 식사후 시내 관광후 귀국하였다.
금번 트레킹에 많은 도움을 주신 김종배 고문님과 대형타올에 양주까지 증정해주신 이창우 고문님을 비롯하여 출발부터 귀가까지 무탈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이용근 고문님 대단히 수고많으셨습니다. 저는 계룡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1. 인자요산 . 김 영택
위 글은 저번달에 저랑 함께 키나발루 산 등반을 하신 구리산악회 김영택 선생님께서 쓰신 기행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