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에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의 졸업식 강연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멋진 강연이었습니다.
인생 30,000일.
학생들은 그의 말대로 살면 됩니다.
인생에 힘들 때 그의 강연을 다시 한 번 들어주세요.
그는 철학자입니다.
이번 학기에
1029 이태원 참사가 슬픈 일이었습니다.
국가의 실수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도 펼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생명이고
하나의 우주입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두 명도 죽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
작년에 강원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 2권이 안 됩니다.
거점 국립대학교 가운데 꼴찌입니다.
대학생은 책을 읽는 것이 직업이고
수업 목표는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현대소설은 일본어과 학생이면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일본 현대소설은 일본 현대사회의 반영입니다. 현대소설에서는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가 그대로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현대소설을 읽으면서 현대 일본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 현대소설을 어느 정도 읽지 않고 일본어과를 졸업했다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일본어과 학생이면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는 읽어야지요.
문학은 책읽기와 글쓰기입니다.
문학수업은 스스로 책을 읽고, 열심히 생각하고, 학우들과 함께 토론하고, 또 그것을 자신의 시각으로 글로 쓰는 수업입니다. 이렇게 문학수업은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서울 인사동에서 고서점 ‘호산방’을 운영했던 고서전문가인 박대헌 삼례 책마을 이사장은, “책을 직접 구입했을 때와 빌려서 볼 때는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모든 책은 읽은 뒤 덮으면 내용이 많이 빠져나가는데, 빌려본 책은 다시 펴볼 수가 없기에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가능하면 책을 사서 읽으세요.
책은 마지막까지 남습니다.
만약 우리 수업에서 한 책을 모두 샀으면 모두 12권의 책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나중에 학생들에게 좋은 자산이 될 것입니다.
책은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문학수업은 문법수업 등과 달라서
수업 전에 미리 책을 읽어 와야 합니다.
문학수업은 자신이 책을 읽고 생각함으로써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글로 정리하는 수업입니다.
문학은 인생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또 사회에 나가서 고민하는 것이 이미 문학에서 고민되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읽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위로받고 계속 살아나갈 수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이러한 식으로 책을 읽어주세요. 꼭 학생들의 인생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학은 재미있게 읽는 것이 최고입니다.
수업에 학생들이 적어서 토론을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학생들이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제 수업을 세 번 들은 김지은, 동소현은 모두 3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상당한 분량입니다.
두 사람은 이제 혼자서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4학년 학생들은 취뽀를 준비하면서
매주 책을 읽는 시간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해 학생이
매주 책을 읽으면서 취뽀의 고난함을 잊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젊은 시절에 가능하면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르바이트, 인턴, 공모전, 자원봉사, 외국 경험 등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세요. 정부기관과 대기업에서 하는 대학생 해외교류프로그램도 많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공부하세요.
영어는 이미 기본적인 상식으로 영어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본어가 아니더라도 영어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공부하세요.
그냥 취미로라도 영어를 공부하세요. 영어는 평생 학생들의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렇게 영어와 일본어를 알면
학생들은 한국과 일본만이 아니고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취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다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취직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은 지금 취업 100%입니다.
삼류 대학을 나온 학생들도 모두 취업이 됩니다.
사실 일본의 대학도 한국과 비슷해서
삼류 대학 학생들은 공부와 전혀 상관없는 학생들입니다.
그래도 취업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입니다.
일본은 현재 수요가 많기에
모두가 취업이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공급이 많기에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입니다.
야마가타(山形)대학에 아는 교수가 있는데
올해 봄에 졸업한 학생들 모두가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취직이 쉬운데
한국은 아직 취직이 어려워서 걱정입니다.
취직이 쉬우면 학생들이 여유롭게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아쉬운 일입니다.
지방에 있어도 항상 서울과 소통해야 합니다.
서울이 한국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자주 가서
한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늘 생각해야 합니다. 서울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블라인드 채용이어서
자신의 실력으로 채용될 수 있습니다.
경쟁은 일단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기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운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지방대에 다니니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과 비교하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키우세요.
영어, 일본어, 그 외
남과 비교할 필요 없습니다.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합니다.
남을 보지 말고
오로지 자기가 할 일만 하세요.
학생들은 거점국립대학의 학생들입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지방대라는 것으로 주눅 들지 마세요.
국립대 학생들은 학교를 여유롭게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사립대 학생들은 각박합니다.
국립대 학생은 수업, 학생 수, 등록금, 장학금, 교환학생제도, 그리고 기숙사까지
사립대 학생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국립대라는 조건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에도를 건국한 도쿠나가 이에야스(徳川家康)는 다음과 같이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 생각하라.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모자라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에야스는
인생은 겸손과 인내라고 말합니다.
분명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100세 시대입니다.
학생들은 앞으로 70년 이상 살 수 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한 가지 직업이 아니고
두세 개의 직업을 가진다고 생각하세요.
1, 2년의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10년 뒤, 2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세요.
지금은 비록 취업에 올인하여도 나중에는 자신이 가진 큰 꿈을 실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자신이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공부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그림 그리는 직업을 가지면 됩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에 맞게 살면 됩니다.
남을 부러워 할 것이 없습니다.
누가 높고 누가 낮은 것이 아닙니다.
돈을 좀 적게 받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미래를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은 옥스퍼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다음과 같은 두 마디의 축사를 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아무튼 건강을 지키고,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다니세요.
자신을 믿고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남은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자신만이 압니다.
절대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새 봄이 올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이 수업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하루키가 「상실의 시대」에서 말하듯이 무조건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
모두 방학 잘 보내시구요.
건강하세요.
부모님에게 효도하시구요.
그리고 졸업하시는 분은
미리 졸업 축하드립니다....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담당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