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로봇 허브 추진 방안
이 석 규 명예교수(기계IT대학 전기공학과)
1. 로봇 산업 현황
로봇은 인간이 하기 힘든 위험한 작업, 열악한 환경에서의 작업, 정밀 작업,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기 위하여 개발되었으나, 지금은 산업용뿐 아니라 우주용, 군사용, 교육용, 의료용, 가정용 등의 용도로 로봇의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의 발달은 로봇이 경험을 학습하고 새로운 작업에 적응하며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AI, 가상현실,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사물인터넷), 3D, 양자 컴퓨팅,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 등과 같은 기술들은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로봇의 능력을 급속히 향상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어떠한 능력을 가진 로봇이 어떠한 용도로 사용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림 1. 세계 로봇 시장 성장 추이 (자료: 현대차 그룹)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로봇 산업의 발전 속도는 타 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빠르며,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현대, 한화 등과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기업에서도 로봇에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사회적으로 그 만큼 로봇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핵심적인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인구 감소, 1인 가구의 증가, 노령자의 건강한 노후 등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로봇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그림 2. 생산 연령인구 변화(자료: 통계청)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생산 연령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협동 로봇 등과 같은 산업용 로봇의 사용 확대가 필수적으로 되고 있다.
2. 대구 경북 지역의 로봇 허브 추진 방안
우리나라는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를 의미하는 산업용 로봇 밀도가 세계 최상위권에 있다는 것은 산업용 로봇 나아가서는 일반 로봇의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적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로봇에 대하여 투자를 하고 있으나, 로봇 생산 대수는 중국, 질적인 면에서는 일본에 뒤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효율적이며, 체계적인로봇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적으로 로봇 산업을 발전시키고 세계 로봇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많은 지역에서 로봇에 대하여 중복되는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개발 인력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서울 경기 지역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지역 균형 발전과 기존의 로봇 관련 인프라를 고려하면 대구·경북 지역을 우리나라 로봇 산업의 허브로 발전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대구·경북 지역은 국가로봇 테스트 필드, 한국 로봇 산업 진흥원, 한국 로봇 융합연구원, 한국해양과학 기술원 등과 같은 로봇 관련 연구에 대한 인프라, 대학의 연구 인력, 구미 산업 단지, 포항 철강 단지 등과 같은 산업 인프라, 현대 로보틱스, 뉴로메카 등과 같은 로봇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대구·경북 지역이 로봇 글로벌 허브지역으로서 세계 로봇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관련 인력을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로봇 사용 분야를 산업용 로봇 뿐 아니라 생활 서비스, 물류 서비스, 공공 편의 서비스, 제조 서비스, 상업 서비스용 분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역적으로는 상주·안동 중심의 농업 로봇, 포항 중심의 안전·해양 로봇. 구미·경산 중심의 로봇 등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마트팜, 푸드 테크 자동화, 철강 자동화, 2차 전지 자동화 등과 같은 지역의 생태계 구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대구·경북 지역이 AI와 같은 다양한 기술을 로봇 기술에 융합하여 대구·경북만의 독창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1) 대구·경북에 글로벌 로봇 생산거점 구축을 통한 초격차 로봇 기술 확보, 2) 로봇 기업과 대학의 실질적인 교류를 통한 우수한 로봇 전문 인력 양성으로 hub-spoke 실증 생태계를 구축, 3) 지역 실정에 적합한 스마트팜, 푸드 테크 자동화, 철강 자동화, 2차 전지 자동화 등과 같은 지역의 생태계 구축을 통한 민간·공공 로봇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로봇 연구 관련 국제적인 연구 개발 네트워크의 선제적인 운용을 통한 연구 개발 능력의 극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