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계묘일주가 무오월에 태어났다. 계묘일주는 아름다운 일주이다. 명리학적으로 아름답다는 뜻이고 반드시 외모가 아름답다는 뜻은 아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수기운이 또한 순수하게 식신을 만났으니 계묘일주는 말을 잘하던지 노래를 잘하던지 글을 잘쓰던지 춤을 잘추던지 패션센스가 뛰어나던지 어쨌든 최소 어느 하나는 표현력이 좋다. 똑같이 수생목 하면서 식신을 놓는 임인일주와 비교하면, 임인일주는 지장간에 화토기운이 들어있고 삼합을 하면 인오술 화국을 형성하여 순수한 식신이 아니게 되지만 계묘일주의 식신은 진짜다. 거기에 천을귀인까지 놓았으니 왠만하면 의식주 걱정을 안하는 일주이다.
수생목을 하니 미래에 대한 희망에 산다는 뜻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다. 물론 감정기복은 좀 있는 편이다. 월지에 오화를 두었는데 식신이 그토록 바라는 재성을 월지에 두었다. 일단 사주팔자 구성이 절반이상은 먹고 들어갔다. 연주에 무엇이 있나 봤더니 일주와 똑같은 계묘가 있다. 그러면서 월상 무토와 쟁합(무토와 합을 하려고 계수끼리 서로 다투는 형상)을 하고 있다.
보통 쟁재, 쟁합과 같이 '다툴 쟁'이 들어가면 서로 싸우고 틀어지고 심하면 소송까지 가는 상황을 떠올리기 쉽다. 보통 명리학 서적에서도 그런 식으로 설명하는 책이 참 많다. 그런데 표현, 언어의 이미지 때문에 착각을 하면 안 된다. 쟁재, 쟁합은 그냥 다툴 쟁을 사용하여 용어를 붙였을 뿐 반드시 실제 다툼이 일어나는 상황으로 오인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비견겁재에 의하여 재성이나 관성을 빼앗길 때에는 일간은 소극적이고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냥 본인이 처한 상황을 감수한다. 왜냐하면 경쟁을 해서 싸움이 일어나게 되려면 반드시 힘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 싸움도 이길 가능성이 있을 때 하는 것이지 폭력배에게 대드는 노약자는 없다. 비겁에 비하여 일간의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면 경쟁조차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이 사주는 어떤가?
이 사주는 비교적 힘의 균형이 맞는다. 그러면서 월상에 정관이 있다. 비견과 정관이 함께 있는 물상은 공정한 룰로 경쟁하는 대회를 뜻한다. 그러므로 이 사주팔자의 주인공은 만약 미술을 전공했다면 큰 대회에 나가서 공정경쟁으로 쟁쟁한 수많은 경쟁자들과 겨루는 삶을 살게 된다. 음악을 전공했어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했어도 큰 시험을 선택한다.
그렇다면 이길 수 있겠는가?
이 사주의 가장 큰 약점은 신약함이다. 일간의 뿌리가 되어 줄 만한 것이 지지에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시주에 일간의 뿌리가 되는 인성을 놓는 상황이 되면 일간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물론 비겁도 괜찮다. 사진에는 정인을 놓는 상황을 캡쳐해서 올려드렸다.(오후 15시30분~17시30분) 편인보다는 정인이 훨씬 좋겠다. 왜냐하면 신금은 신자진 수국을 짤 수 있어서 인성에다가 비겁까지 계수에게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만약 시주에 일간을 더욱 신약하게 만드는 식재관이 놓이게 되면 운세에서 인성, 비겁으로 들어올 때에는 경쟁력을 갖췄다가 운세에서 인성, 비겁이 빠져나가면 다시 삶의 파도에 휘둘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대운의 흐름을 보면 인성에서 비겁으로 흘러가니 금상첨화라 하겠다.
남명이 되면 초중년까지 재성, 식상으로 흘러가므로 시주에 반드시 신약한 일간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인성이나 비겁이 놓여야 하겠다. 만약 이렇게 신약한 사주가 대운까지 신약하게 흘러가면 본인의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까르페 디엠', 오늘을 즐기자 모드가 되어 낭만만 추구하다가 본인의 퀄리티를 높이지 못하여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