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수갈등
손흥민 vs 이강인?
이거면 다 묻힐 줄 알았어?
내 관심은 오직 당신!
카피 아주 잘 뽑았더라. 손흥민 vs 이강인. 주먹질.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일단 2:0으로 충격패했던 요르단전 전날의 상황을 추론해보자. 발단은 손흥민의 손가락에 붕대가 감겨있었다. 손가락은 언제 다치냐. 어딘가에 찧거나, 걸려서 꺾이면 다친다. 벽 좀 쳐본 사람으로서, 벽을 친다고 손가락이 다치지는 않는다. 그럼 어디에 걸렸을까? 축구협회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싸운 게 맞다고 인정했다(너무 화나는 부분이지만, 이따가 아주 가루가 되도록 짓이겨주겠다). 싸운다고? 이강인은 한참 어린(그렇지만 정말 재능 넘치고, 열정있는) 후배인 친구고, 손흥민은 팀의 주장이다. 싸울만한 짬차이가 아니다. 후배들이 저녁을 먹고 탁구를 치러 간다고 한 모양이다. 그래서 주장단에 속한 고참 선수가 말린 듯 하다. 잘 뛰지 못할 정도로 힘든데, 탁구치지 말고 들어가 쉬어라. 아니에요, 그래도 좀만 치다가 갈게요, 쉬라고, 아니 컨디션 괜찮다고요... 말싸움이 격해져서 '라떼는' 시전되면서 '빠다한번 칠까(라는 식의 말과 격한 돌진)'처럼 격해졌을지도 모른다(참내, 한국축구협회께서 이런 갈등이 있었다고 인정했단다). 그래서 손흥민이 화난 고참 선수들을 말리다가 손가락이 확 꺾여서 붕대를 감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체활동 중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게 주먹질이야?
아니면 단체빠따야?
주장단의 갑질이야?
[출처] [축구협회] 이 사람아, 문제는 축구협회야!|작성자 머글무 moooggle
너무나 열심히 뛴 선수가 왜 사과문을 게재해야하냐고, 축협은 뭘 인정하는건데?
중요한 건 이 이야기가 어디서 흘러나온 말이냐는 거다. 현재 축구협회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클린스만이라는 이미 실패한 것이 확실한 커리어를 보유한 감독을 연에 40억원 주고 국가대표 감독으로 계약한 이유를 밝히지 못한다. 그 당시에 '사람이 좋아' 선임한다고 했었나? 성공하고 유명한 스트라이커였으니 선수들을 잘 챙겨줄 거라고 했었나? 아시안컵을 통해서 확인한 바는, 스타 선수들 혹사시키며 팀 대한민국의 승리에 기여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사람이었다. 축구팬이라면 (모든 축구인이 실패한 감독이라고 믿는) 이런 사람을 사령관으로 임명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었는지, 묻고 싶은게 당연하겠다. 그래서 한참 그러고 있다.
축구협회는 아무 것도 설명하고 싶지 않고,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래서 선수들이 잘 못했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은 모양이다. 선수들이 우리 싸웠어요, 했을까? 영국의 '썬데이서울' 더 썬이라는 언론사가 어떻게 락커룸도 아니고, 팀 내에서 탁구치려다 고참들이 화냈다는 이야기를 입수했을까? 축구협회 쪽에서 흘러나온 거라고 생각하는게 아주 자연스럽다. 이 소식은 영국 '더썬'이라는 황색지에서 먼저 썼고, 한국 언론이 이를 받아 쓰는 과정 중에 축구협회에 사실 확인을 했고, 축구협회는 '사실을 확인해보겠다'는 그 흔한 말 없이, 바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인정하는 중에는 더썬에 실리지 않은 구체적인 사실까지 덧붙여서 인정했다. 이강인이 있었다는 둥, 탁구치러 갈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둥. 이렇게 '주먹질'이네, '손흥민 대 이강인'이네, 가혹행위네, 단체빠따네 하는 말들이 넘쳐난다. 요르단에게 진 게, 마치 팀 내 불화 때문이라는 여론을 형성하고 싶었나보다.
요르단에게 진 건
선수들이 지쳤기 때문,
감독에게 승리할 마음도
능력도 없었거든.
확실히 하자. 우리는 무능한 감독 때문에 졌다. 이런 무능한 감독을 뽑은 축구협회는 그 이유를 납득가능하도록 설명해야할 거다. '젋은 감독'을 선임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깬 이유가 무엇인가. 혹자가 말하는 것처럼 정몽규 회장이 FIFA위원에 선임되기 위해서, FIFA에 연줄이 많은 클린스만 감독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나? 클린스만이 조별리그 때에도 무작정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같은 스타선수들을 90분이고 120분이고 혹사 시켰던게 아시안컵 개최국인 카타르의 FIFA 표를 얻어내기 위해서였나? 그리고 이런 추궁을 벗어나고 싶으니, 언론에 손흥민, 이강인, 주먹질, 싸움으로 키워드를 흘린건 아닌가?
2. 카드 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직원이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비한 해외 전지훈련에서 내기 카드 게임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축구협회는 지난 1월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기간, 축구대표팀 선수 3-4명과 축구협회 직원 A씨가 돈을 걸고 카드 게임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축구협회는 내부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며, 선수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부 지침을 어긴 해당 직원을 지난달 직위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시설은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지원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 게임을 한 부분에 대해서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그동안 선수단이 훈련장에서 골대 맞추기 내기 등을 한다거나 휴게실에서 보드게임 등을 할 때 음료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며, 이번 카드 게임이 도박성 행위와는 다른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내분사태에 이어, 전지훈련기간중 직원까지 참여한 내기 카드 게임까지 드러나면서, 축구협회 관리 감독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3. 축구협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대한축구협회 대표적인 문제점 세 가지
우선 대한축구협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요약해 보겠습니다. 대한축구가 가지고 많은 문제점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 문제점입니다.
-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실천력)의 부재
- 행정력과 외교력의 부족
- 축구팀과 선수보다 돈/스폰서를 중시하는 문화
이번 글에서는 위 세 가지 문제점 중에서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실천력)의 부재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의 부재
모든 조직은 장기/중기/단기 비전이 필요합니다. 회사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도 엄연한 회사입니다. 아쉽게도 대한축구협회의 장기/중기/단기 비전과 성과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골든 에이지 정책 등이 있었습니다. 그 성과는 지동원(FW, FC 서울) 선수와 남태희(MF, 알두하일 SC) 선수입니다. 요즘에는 유럽 축구 유학 시스템 등 무언가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정책들이 장기/중기/단기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안타깝게도 대중들뿐만 아니라 축구 마니아들 조차 명확하게 알고 있는 목표, 경과, 성과(결과)가 거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업계 사람들(선수, 감독, 스탭, 해설가 등)에게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벤치마킹 대상 : 일본축구협회(중장기적인 비전 설정, 체계적인 실천, 시스템 구축)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벤치마킹 하기에 좋은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은 1993년 J리그를 출범하면서 '100년 대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축구가 100년 안에 월드컵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선수와 코치는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등이 고려됩니다. 일본은 피지컬 한계를 인정하고, 피지컬이 부족해도 실력이 좋은 나라를 롤모델로 정했습니다.
일본이 롤 모델로 정한 축구의 후보는 스페인 축구와 브라질 축구입니다. 이 중 브라질은 화려한 개인기와 독특한 리듬,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스페인식 패스 축구를 롤 모델로 삼습니다.
모델을 세웠으니 A 대표팀부터 학원 축구까지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축구를 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선수 육성과 코칭스태프 육성도 시스템에 맞게 진행합니다. 자연스럽게 기본기와 기술이 탄탄한 선수들이 육성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은 모두 미드필더로 모입니다.
일본 축구 시스템의 장점은 미드필더가 강하기에 주도적인 축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강팀과 붙어도 자신들의 축구가 가능합니다. 스쿼드가 두텁기 때문에 유럽 중소리그의 상위권 팀에서 주전이어도 월드컵 대표팀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타테 레오(FW, 셀틱 FC) 선수가 있습니다.
단점은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모두 미드필더로 모이다 보니 공격수 부족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상한 것은 셀틱 FC에서 이번 시즌 13경기 10골로 득점 3위인 후루하시 쿄고(1995년생)를 뽑지 않고, 마에다 다이젠(1997년생)을 뽑았습니다. 일본 축구도 선수 선발에 있어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일본이 연령대별로 모두 같은 축구를 지향하니, 특정 선수가 없어도 경기력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와 일본 축구 대표팀 간의 경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올해 진행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팀이 일본과의 8강전에서 0:3으로 대패했습니다.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팀이었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 선수가 문제냐? 아닙니다. 당시 이강인 선수와 이번 시즌에서 벨기에 리그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홍현석(KAA 헨트)이 미드필더로 있었습니다. 거기에 윙어는 요즘 핫한 양현준(강원 FC) 선수가 있었습니다. 벤치에는 조영욱(FC 서울)과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게 대패 후, 대한축구협회는 황선홍 감독의 사과발언 영상을 발표합니다. 항상 대한축구협회는 이런 식으로 감독에게 모든 책임과 부담을 전가하고 뒤로 숨어버립니다.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 축구 시스템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5년 내지 10년마다 장기 비전을 선포합니다. 지난여름에는 Jpan Way를 발표했습니다. 2050년에 월드컵 단독 개최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일본축구협회는 목표를 설정하면 계획을 디테일하게 세우고, 철저하게 수행합니다. 이 부분이 대한축구협회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배워야 할 사항입니다.
일본축구협회는 본인들의 비전을 위와 같이 선포하고, 유럽 유소년 시스템을 J리그 클럽과 학원 축구까지 이식시킵니다. 또 유럽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클럽에 속한 선수가 유럽에 진출하면 격려금(보상금)까지 지급합니다.
12월 15일 출국장에서 김민재 선수가 일본이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K리그 팀들이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 적극적이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부 개선 방안 : 감독, 코치, 피지오, 스카우터 등 코칭스태프 육성 필요
우리나라 축구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감독, 코치, 피지오 등 코칭스태프를 육성하는 아카데미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좋은 축구를 하려면 좋은 선수와 전술이 있어야 하는데, 좋은 선수와 전술은 좋은 감독과 코치가 만듭니다.
우리나라에는 축구에 미친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도자와 코칭 스테프의 문은 선수 출신들에게만 열려있습니다. 인력 풀은 넓고 다양할수록 좋은데, 선수 출신들만 할 수 있습니다.
선수 출신이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코치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입니다. 보아스 감독은 첼시 FC 스카우트(2004.7~2007.11)를 거쳐서 첼시 FC(2011~2012)와 토트넘 훗스퍼 FC(2012~2013) 감독직을 수행했습니다.
앞선 전술 트렌드 글에서 랄프 랑닉에 대해 적었는데, 슈트트가르트 아카데미에서 육성한 감독 및 코치들의 활약이 어마어마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EPL 등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아카데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선진 아카데미에서 노하우를 배워와야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육성 능력이 있는 코치들이 유럽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돈은 이런데 써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월드 클래스급 선수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텝도 유럽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국내파 감독 이슈는 사라지고, 내부에서 인재들이 계속 양성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