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동원(東垣)의 비위론([脾胃論])을 논(論)하다
사람은 수곡(水穀)을 근본(本)으로 하므로 비위(脾胃)는 양생(養生)하는데 근본(本)이 된다.
오직 동원(東垣)만이 홀로 그 의미(:義)를 알고는 비위론([脾胃論])에서 발(發)하였으니, 이르기를 "내경([內經])의 여러 편(篇)을 두루 보면서 이를 참고(參考)하여 보니, 원기(元氣)의 충족(充足)은 모두 비위(脾胃)의 기(氣)로 말미암으니, 상(傷)하지 않은 후(後)에라야 원기(元氣)를 자양(滋養)할 수 있다. 만약 위기(胃氣)가 본래 약(弱)한데 음식(飮食)을 스스로 배(倍)로 먹게 되면 비위(脾胃)의 기(氣)가 상(傷)하고 원기(元氣)도 또한 충(充)하지 못하니, 이는 제병(諸病)이 생(生)하는 이유(由)가 된다.
내경([內經])의 의미(:義)를 인용(引)하자면 생기통천론(<生氣通天論>)에 이르기를 '창천지기(蒼天之氣)가 청정(淸淨)하면 지의(志意)가 다스려지니(:治), 이에 순(順)하면 양기(陽氣)가 고(固)하여져 비록 적사(賊邪)가 있더라도 해(害)할 수 없다. 양기(陽氣)는 번노(煩勞)하면 창(脹)한다.' 하였다. 따라서 창천지기(蒼天之氣)는 청정(淸淨)함이 귀(貴)하니, 양기(陽氣)는 번노(煩勞)함을 싫어한다(:惡)는 것이다. 이는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生)하는 첫 번째 경우이다.
또 오상정대론(<五常政大論>)을 인용(引)하자면 '음정(陰精)을 봉(奉)하면 그 사람은 수(壽)하고, 양정(陽精)을 강(降)하면 그 사람은 요(夭)한다.' 하였다. 음정(陰精)을 봉(奉)한다는 것은 비위(脾胃)의 화(和)로 곡기(穀氣)가 상승(上升)한다는 것을 말하니, 춘하(春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수(壽)한다. 양정(陽精)이 강(降)한다는 것은 비위(脾胃)의 불화(不和)로 곡기(穀氣)가 하류(下流)한다는 것을 말하니, 수장(收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요(夭)한다.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두 번째 경우이다.
또 육절장상론(<六節臟象論>)을 인용(引)하자면 '비(脾) 위(胃) 대장(大腸) 소장(小腸) 삼초(三焦) 방광(膀胱)은 창름(倉廩)의 본(本)이니 영(營)이 거(居)한다. 이는 지음(至陰)의 류(類)로 토기(土氣)와 통(通)한다. 모든 십일장(十一臟)은 모두 담(膽)에서 그 결(決)을 취(取)한다.' 하였다. 대개 담(膽)은 소양(少陽)의 춘생(春生)하는 기(氣)이니, 춘기(春氣)가 승(升)하면 만(萬)가지 화(化)가 안(安)하게 된다. 따라서 담기(膽氣)가 춘(春)에 승(升)하면 나머지 장(臟)이 이를 따르지만, 담기(膽氣)가 승(升)하지 못하면 손설(飡泄) 장벽(腸澼)과 같이 다양(:不一)하게 (병이) 일어난다(:起).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세 번째 경우이다.
또 본경(本經)을 인용(引)하자면 '천(天)은 사람을 오기(五氣)로 기르고(:食) 지(地)는 사람을 오미(五味)로 기른다(:食).'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기(氣)는 '상초(上焦)가 개발(開發)하여 오곡(五穀)의 미(味)를 선(宣)하므로 부(膚)를 훈(熏)하고 신(身)을 충(充)하며 모(毛)를 택(澤)하게 하여 마치 무로(霧露)가 개(漑)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기(氣)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만약 기(氣)가 괴착(乖錯)하면 사람이 어찌 생(生)하겠는가?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네 번째 경우이다.
대개 비위(脾胃)가 내상(內傷)하면 그 기(氣)를 상(傷)하고, 풍한(風寒)에 외감(外感)하면 그 형(形)을 상(傷)한다.
그 외(外)를 상(傷)하면 유여(有餘)하게 되니 유여(有餘)하면 이를 사(瀉)하여야 한다. 그 내(內)를 상(傷)하면 부족(不足)하게 되니 부족(不足)하면 이를 보(補)하여야 한다.
내상(內傷) 부족(不足)의 병(病)을 외감(外感) 유여(有餘)의 병(病)으로 오인(誤認)하여 이를 도리어 사(瀉)한다면 그 허(虛)를 더욱 허(虛)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실실(實實) 허허(虛虛)하는 것이니, 만약 이로 죽는다면(:死) 의(醫)가 살(殺)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마땅히 신감(辛甘)하고 온(溫)한 방제(劑)로 보중(補中) 승양(升陽)하여야 하고, 감한(甘寒)으로 사화(瀉火)하면 낫게 된다.
경([經])에 이르기를 '노(勞)하면 온(溫)하게 한다. 손(損)하면 온(溫)하게 한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온(溫)은 대열(大熱)을 제(除)한다. 고한(苦寒)한 약(藥)을 크게 기(忌)한다.' 하였다." 하였다.
이러한 논(論)들은 모두 동원(東垣)이 홀로 깨달은 소견(見)이다.
위에서 말한 '창천지기(蒼天之氣)는 청정(淸淨)함이 귀(貴)하고, 양기(陽氣)는 번노(煩勞)를 싫어한다(:惡).'는 것을 살피건대, 이는 노권(勞倦)으로 된 병(病)을 가리킨다(:指). 소위 '수장(收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요(夭)한다.'는 것은 이는 음성(陰盛) 양쇠(陽衰)로 된 병(病)을 가리킨다. 소위 '춘기(春氣)가 승(升)하면 만물(萬物)이 안(安)하게 된다.'는 것은 강(降)하면 생(生)할 수 없게 되는 병(病)을 가리킨다. 소위 '기(氣)가 만약 괴착(乖錯)하면 사람이 어찌 생(生)하겠는가?' 라는 것은 양기(陽氣)가 상(傷)을 입어 된 병(病)을 가리킨다. 동원(東垣)의 이런 말들은 후세(後世)에까지 그 은혜(惠)을 베푼(:垂) 것이니 후학(:末學)들을 개도(開導)하는 공(功)이 진실로 적지 않다.
오직 괴이(怪)한 것은 앞의 논(論) 가운데 모순(矛盾)되는 말(:談)들이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르기를 "음식(飮食)이 부절(不節)하고 한온(寒溫)이 부적(不適)하면 비위(脾胃)가 상(傷)한다. 이는 진실로 희노(喜怒) 우공(憂恐)이 그 원기(元氣)를 손모(損耗)하고 심화(心火)를 자조(資助)함으로 심(心)이 시령(令)을 주(主)하지 못하여 상화(相火)가 이를 대(代)하기 때문이니, 상화(相火)는 하초(下焦) 포락(包絡)의 화(火)이고, 원기(元氣)의 적(賊)이다. 화(火)와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하니,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 업신여기다)하여, 이로 병(病)이 되는 것이다." 하였다.
이런 몇 가지 말들에는 큰 모순(矛盾)이 나타난다.
단지 앞의 네 가지 조문(條)을 보면 결국 양기(陽氣)가 상(傷)할까 우려(慮)한 것이므로 "고한(苦寒)의 약(藥)을 크게 기(忌)한다." 고 한 것인데, 이 일절(一節)에서는 또한 "화(火)가 승(勝)하여 된 병(病)이다." 라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마땅히 어떤 법(法)으로 이를 치료(治)하라는 것인가?
또 이르기를 "희노(喜怒) 우공(憂恐)이 원기(元氣)를 손상(損傷)하고 심화(心火)를 자조(資助)하므로,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한다." 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말인가?
대개 원기(元氣)가 손(損)하면 대부분 생양(生陽)이 날로 축(縮)하고 신기(神氣)가 날로 소(消)함이 나타나는데 어째서 도리어 심화(心火)를 조(助)한다는 것인가? 비위(脾胃)는 토(土)에 속(屬)하니, 화(火)를 얻어야 생(生)할 것인데, 어떻게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 사람의 원기(元氣)는 본래 청화(淸和)함을 귀(貴)하게 여기니, 한(寒)도 진실로 병(病)이 되고 열(熱)도 또한 병(病)이 된다. 그런데 열(熱)이 원기(元氣)를 상(傷)하고 노(勞)로 인하여 화(火)를 동(動)하는 것은 진실로 항상 있으니, 이때는 청보(淸補)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노(勞)로 인하여 한(寒)이 범(犯)하고 한(寒)이 비위(脾胃)를 상(傷)한다면 더 혹독(酷)하고 더 심(甚)하게 될 텐데, 이를 모두 개괄적(槪)으로 화(火)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다만 열증(熱證)은 드러나고(:顯) 한증(寒證)은 숨는(:隱) 것이므로, 열증(熱證)은 쉽게 나타나지만 한증(寒證)은 잘 느끼지 못한다. 또 진열(眞熱)의 증(證)은 변별(辨)이 쉽지만, 가열(假熱)의 증(證)은 더욱 변별(辨)이 쉽지 않다. 하물며 원기(元氣)는 양(陽)에 속(屬)하고 화(火)는 그 종류(類)이어서, 열(熱)은 동기(同氣)이므로, 사기(邪)는 그래도 제(制)할 수 있다. 음(陰)은 양(陽)의 적(賊)이고, 한(寒)은 그 짝(:仇)이니, 생기(生機: 생명의 기전)가 벌(伐)을 입으면 속히 망(亡)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경(經)에 이르기를 '소화(少火)는 기(氣)를 생(生)한다.'고 하였지만 '소한(少寒)은 기(氣)를 생(生)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또 '풍(風)을 피(避)하기를 마치 화살(:箭)을 피(避)하듯 하라.'고 하였지만, '열(熱)을 피(避)하기를 마치 화살(:箭)을 피(避)하듯 하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어째서 '한(寒)과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고 도리어 '화(火)와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인가?
이렇게 유독 '화(火)'의 글자만 들어서 말하므로 후학(:後生)들이 '화(火)'를 함부로 말하게 된 것은 동원(東垣)이 앞의 네 조문(條)에서의 격언(格言)을 도리어 다 망각(忘)한 채, 단지 '양립(兩立)하지 못한다.'는 설(說)만 집착(執)하고, 화(火)를 치료(治)하는 근거(:成按)로 사용(用)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동원(東垣)이 경계(戒)한 것이지만 도리어 (거꾸로) 가르친(:誨) 셈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옥(:白璧)의 티(:瑕)이니, 내가 진실로 동원(東垣)을 애석(惜)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동원(東垣)의 처방(方)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승양익위탕(升陽益胃湯) 황기인삼탕(黃芪人蔘湯)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등의 처방(方)을 재고(再考)하건대, 매번 시호(柴) 승마(升)를 사용(用)하였으니, 이는 곧 춘(春)의 생(生)을 배양(培養)하자는 의미(意)이었고, 매번 황금(芩) 황연(連)을 사용(用)하였으니, 이 또한 화사(火邪)를 제복(制伏)하자는 의미(意)이었다. 다만 2~3분(分)의 황금(芩) 황연(連)으로는 사실 양기(陽氣)를 패(敗)하지는 않겠지만, 5~7분(分)의 인삼(蔘) 백출(朮)로 과연 원기(元氣)를 알선(斡旋)할 수 있겠는가?
이를 통해 중경(仲景)을 생각하고 그 입방(立方)한 원칙(則)을 살피건대, 사용(用)한 약미(味)는 3~4개의 약품(品)에 지나지 않고 사용(用)한 용량(:數)은 항상 2~3냥(兩)에 이르렀다.
또 사람의 기혈(氣血)은 본래 크게는 같고(:同) 질병(疾病)은 대부분 서로 유사(類)하다. 그런데 중경(仲景)의 처방(方)은 대(大)하면서 간(簡)한데, 동원(東垣)의 방(方)은 소(小)하면서 복잡(雜)하니, 어째서 그 현절(懸絶: 격차)함이 하나같이 이와 같은 것인가?
이처럼 이 가운데 요점(要)이 반드시 있고, 지극(至)한 도(道)가 있다.
내(:賓)가 후학(後學)으로써 진실로 감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직접 판단(判)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사심(私心)은 (한 쪽으로) 향(嚮)하여 가니(:往), 그 간격(間)은 하늘과 땅(:霄壤)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비위(脾胃)의 세 가지 방(方)은 앞의 음식({飮食})의 문(門)에서 논(論)한 것이 있다.
첫댓글 사람은 수곡(水穀)을 근본(本)으로 하므로 비위(脾胃)는 양생(養生)하는데 근본(本)이 된다.
동원(東垣)이 비위론([脾胃論])에서 이르기를
"원기(元氣)의 충족(充足)은 모두 비위(脾胃)의 기(氣)로 말미암으니, 상(傷)하지 않은 후(後)에라야 원기(元氣)를 자양(滋養)할 수 있다.
만약 위기(胃氣)가 본래 약(弱)한데 음식(飮食)을 스스로 배(倍)로 먹게 되면 비위(脾胃)의 기(氣)가 상(傷)하고 원기(元氣)도 또한 충(充)하지 못하니, 이는 제병(諸病)이 생(生)하는 이유(由)가 된다.
생기통천론(<生氣通天論>)에 '창천지기(蒼天之氣)가 청정(淸淨)하면 지의(志意)가 다스려지니(:治), 이에 순(順)하면 양기(陽氣)가 고(固)하여져 비록 적사(賊邪)가 있더라도 해(害)할 수 없다. 양기(陽氣)는 번노(煩勞)하면 창(脹)한다.' 하였다.
따라서 창천지기(蒼天之氣)는 청정(淸淨)함이 귀(貴)하니, 양기(陽氣)는 번노(煩勞)함을 싫어한다(:惡)는 것이다. 이는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生)하는 첫 번째 경우
또 오상정대론(<五常政大論>)에 '음정(陰精)을 봉(奉)하면 그 사람은 수(壽)하고, 양정(陽精)을 강(降)하면 그 사람은 요(夭)한다.' 하였다.
음정(陰精)을 봉(奉)한다는 것은 비위(脾胃)의 화(和)로 곡기(穀氣)가 상승(上升)한다는 것을 말하니, 춘하(春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수(壽)한다. 양정(陽精)이 강(降)한다는 것은 비위(脾胃)의 불화(不和)로 곡기(穀氣)가 하류(下流)한다는 것을 말하니, 수장(收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요(夭)한다.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두 번째 경우
또 육절장상론(<六節臟象論>)에 '비(脾) 위(胃) 대장(大腸) 소장(小腸) 삼초(三焦) 방광(膀胱)은 창름(倉廩)의 본(本)이니 영(營)이 거(居)한다. 이는 지음(至陰)의 류(類)로 토기(土氣)와 통(通)한다. 모든 십일장(十一臟)은 모두 담(膽)에서 그 결(決)을 취(取)한다.' 하였다.
담(膽)은 소양(少陽)의 춘생(春生)하는 기(氣)이니, 춘기(春氣)가 승(升)하면 만(萬)가지 화(化)가 안(安)하게 된다. 따라서 담기(膽氣)가 춘(春)에 승(升)하면 나머지 장(臟)이 이를 따르지만, 담기(膽氣)가 승(升)하지 못하면 손설(飡泄) 장벽(腸澼)과 같이 다양(:不一)하게 (병이) 일어난다(:起).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세 번째 경우
또 본경(本經)에 '천(天)은 사람을 오기(五氣)로 기르고(:食) 지(地)는 사람을 오미(五味)로 기른다(:食) 육절장상론(<六節藏象論>)
.' 하였다.
기(氣)는 '상초(上焦)가 개발(開發)하여 오곡(五穀)의 미(味)를 선(宣)하므로 부(膚)를 훈(熏)하고 신(身)을 충(充)하며 모(毛)를 택(澤)하게 하여 마치 무로(霧露)가 개(漑)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기(氣)라고 말한다. 결기편(<決氣篇>)
'는 것이다. 만약 기(氣)가 괴착(乖錯)하면 사람이 어찌 생(生)하겠는가? 이것이 병(病)이 비위(脾胃)에서 생기는 네 번째 경우
비위(脾胃)가 내상(內傷)하면 그 기(氣)를 상(傷)하고, 풍한(風寒)에 외감(外感)하면 그 형(形)을 상(傷)한다.
그 외(外)를 상(傷)하면 유여(有餘)하게 되니 유여(有餘)하면 이를 사(瀉)하여야 한다.
그 내(內)를 상(傷)하면 부족(不足)하게 되니 부족(不足)하면 이를 보(補)하여야 한다.
실실(實實 실한 것을 더 실하게 하다.
) 허허(虛虛 허한 것을 더 하하게 하다.
)하여 죽는다면(:死) 의(醫)가 살(殺)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감(辛甘)하고 온(溫)한 방제(劑)로 보중(補中) 승양(升陽)하여야 하고, 감한(甘寒)으로 사화(瀉火)
경([經])에 '노(勞)하면 온(溫)하게 한다. 손(損)하면 온(溫)하게 한다.' 하였다.
또 '온(溫)은 대열(大熱)을 제(除)한다. 고한(苦寒)한 약(藥)을 크게 기(忌)한다.' 하였다."
'창천지기(蒼天之氣)는 청정(淸淨)함이 귀(貴)하고, 양기(陽氣)는 번노(煩勞)를 싫어한다(:惡).'는 것을 살피건대, 이는 노권(勞倦)으로 된 병(病)을 가리킨다(:指).
'수장(收藏)의 시령(令)이 행(行)하므로 그 사람은 요(夭)한다.'는 것은 이는 음성(陰盛) 양쇠(陽衰)로 된 병(病)을 가리킨다.
'춘기(春氣)가 승(升)하면 만물(萬物)이 안(安)하게 된다.'는 것은 강(降)하면 생(生)할 수 없게 되는 병(病)을 가리킨다.
'기(氣)가 만약 괴착(乖錯)하면 사람이 어찌 생(生)하겠는가?' 라는 것은 양기(陽氣)가 상(傷)을 입어 된 병(病)을 가리킨다.
앞의 논(論) 가운데 모순(矛盾)되는 말(:談)들이 또한 있다.
"음식(飮食)이 부절(不節)하고 한온(寒溫)이 부적(不適)하면 비위(脾胃)가 상(傷)한다. 이는 진실로 희노(喜怒) 우공(憂恐)이 그 원기(元氣)를 손모(損耗)하고 심화(心火)를 자조(資助)함으로 심(心)이 시령(令)을 주(主)하지 못하여 상화(相火)가 이를 대(代)하기 때문이니, 상화(相火)는 하초(下焦) 포락(包絡)의 화(火)이고, 원기(元氣)의 적(賊)이다. 화(火)와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하니,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 업신여기다)하여, 이로 병(病)이 되는 것이다." 하였다.
이런 몇 가지 말들에는 큰 모순(矛盾)이 나타난다.
앞의 네 가지 조문(條)을 보면 양기(陽氣)가 상(傷)할까 우려(慮)한 것이므로 "고한(苦寒)의 약(藥)을 크게 기(忌)한다." 고 한 것인데, 이 일절(一節)에서는 또한 "화(火)가 승(勝)하여 된 병(病)이다." 라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어떤 법(法)으로 이를 치료(治)하라는 것인가?
또 "희노(喜怒) 우공(憂恐)이 원기(元氣)를 손상(損傷)하고 심화(心火)를 자조(資助)하므로,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한다." 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말인가?
원기(元氣)가 손(損)하면 대부분 생양(生陽)이 날로 축(縮)하고 신기(神氣)가 날로 소(消)함이 나타나는데 어째서 도리어 심화(心火)를 조(助)한다는 것인가?
비위(脾胃)는 토(土)에 속(屬)하니, 화(火)를 얻어야 생(生)할 것인데, 어떻게 "화(火)가 승(勝)하면 토(土)의 위(位)를 승(乘)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 사람의 원기(元氣)는 본래 청화(淸和)함을 귀(貴)하게 여기니, 한(寒)도 진실로 병(病)이 되고 열(熱)도 또한 병(病)이 된다.
그런데 열(熱)이 원기(元氣)를 상(傷)하고 노(勞)로 인하여 화(火)를 동(動)하는 것은 진실로 항상 있으니, 이때는 청보(淸補)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노(勞)로 인하여 한(寒)이 범(犯)하고 한(寒)이 비위(脾胃)를 상(傷)한다면 더 혹독(酷)하고 더 심(甚)하게 될 텐데, 이를 모두 개괄적(槪)으로 화(火)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열증(熱證)은 드러나고(:顯) 한증(寒證)은 숨는(:隱) 것이므로, 열증(熱證)은 쉽게 나타나지만 한증(寒證)은 잘 느끼지 못한다.
또 진열(眞熱)의 증(證)은 변별(辨)이 쉽지만, 가열(假熱)의 증(證)은 더욱 변별(辨)이 쉽지 않다.
하물며 원기(元氣)는 양(陽)에 속(屬)하고 화(火)는 그 종류(類)이어서, 열(熱)은 동기(同氣)이므로, 사기(邪)는 그래도 제(制)할 수 있다.
음(陰)은 양(陽)의 적(賊)이고, 한(寒)은 그 짝(:仇)이니, 생기(生機: 생명의 기전)가 벌(伐)을 입으면 속히 망(亡)하지 않을 수 없다 음의 부족에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경(經)에 '소화(少火)는 기(氣)를 생(生)한다.'고 하였지만 '소한(少寒)은 기(氣)를 생(生)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또 '풍(風)을 피(避)하기를 마치 화살(:箭)을 피(避)하듯 하라.'고 하였지만, '열(熱)을 피(避)하기를 마치 화살(:箭)을 피(避)하듯 하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어째서 '한(寒)과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고 도리어 '화(火)와 원기(元氣)는 양립(兩立)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인가?
유독 '화(火)'의 글자만 들어서 말하므로 후학(:後生)들이 '화(火)'를 함부로 말하게 된 것은, 동원(東垣)이 앞의 네 조문(條)에서의 격언(格言)을 도리어 다 망각(忘)한 채, 단지 '양립(兩立)하지 못한다.'는 설(說)만 집착(執)하고, 화(火)를 치료(治)하는 근거(:成按)로 사용(用)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동원(東垣)이 경계(戒)한 것이지만 도리어 (거꾸로) 가르친(:誨) 셈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옥(:白璧)의 티(:瑕)이니, 내가 진실로 동원(東垣)을 애석(惜)해하지 않을 수 없다.
동원(東垣)의 처방(方)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승양익위탕(升陽益胃湯) 황기인삼탕(黃芪人蔘湯)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등의 처방(方)을 재고(再考)하건대, 매번 시호(柴) 승마(升)를 사용(用)하였으니, 이는 곧 춘(春)의 생(生)을 배양(培養)하자는 의미(意)이었고, 매번 황금(芩) 황연(連)을 사용(用)하였으니, 이 또한 화사(火邪)를 제복(制伏)하자는 의미(意)이었다. 다만 2~3분(分)의 황금(芩) 황연(連)으로는 사실 양기(陽氣)를 패(敗)하지는 않겠지만, 5~7분(分)의 인삼(蔘) 백출(朮)로 과연 원기(元氣)를 알선(斡旋)할 수 있겠는가?
이를 통해 중경(仲景)을 생각하고 그 입방(立方)한 원칙(則)을 살피건대, 사용(用)한 약미(味)는 3~4개의 약품(品)에 지나지 않고 사용(用)한 용량(:數)은 항상 2~3냥(兩)에 이르렀다.
또 사람의 기혈(氣血)은 본래 크게는 같고(:同) 질병(疾病)은 대부분 서로 유사(類)하다.
그런데 중경(仲景)의 처방(方)은 대(大)하면서 간(簡)한데, 동원(東垣)의 방(方)은 소(小)하면서 복잡(雜)하니, 어째서 그 현절(懸絶 현절: 아주 두드러지게 다름
: 격차)함이 하나같이 이와 같은 것인가?
요약
1. 병이 비위에서 생하는 네 가지 경우
2. 보중(補中) 승양(升陽)하여야 하고, 감한(甘寒)으로 사화(瀉火)하여야 한다고 동원이 말함
3. 동원의 모순되는 이야기들
4. 동원의 처방들의 문제점들
5. 중경과 동원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