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1. 26.
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후반기 개막전에서 상위권팀들이 대거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으로 떠올랐다.
함부르크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시작으로 분데스리가 후반기 개막전 18라운드가 대망의 막을 열었다. 분데스리가 1위 바이에른이 함부르크 상대로 고전 끝에 2-1 승리를,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난적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둔 가운데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들이 대거 하위권 팀들에게 발목을 잡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위권 팀들이 후반기 개막전에 선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겨울 휴식기를 통해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고, 조직력도 재정비할 수 있었다. 둘째, 선수 보강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실제 슈투트가르트는 前 독일 대표팀 측면 수비수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쳐준 덕에 팀의 최대 약점 중 하나였던 측면 수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최하위 하노버는 비록 1-2 역전패를 당했으나 영입 선수들인 우구 알메이다와 아담 살라이가 선제골을 합작했다(살라이 도움 알메이다 골). 프랑크푸르트 역시 사볼츠 후스티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친 가운데 또 다른 신입생 마르코 파비안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어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마지막으로 브레멘 신입생 파피 질로보지 역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회의 클리어링과 4회의 태클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담당했다.
이렇듯 하위권팀들이 한 달여의 겨울 휴식기를 가진 후 치른 18라운드 경기에서 대거 이변을 연출하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 묀헨글라드바흐와 강등권인 16위 베르더 브레멘의 승점 차가 단 11점에 불과하다. 당연히 치열한 순위 경쟁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과 강등권의 승점 차는 21점이고,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과 강등권의 무려 23점이다.
그러면 분데스리가 후반기 개막전 이변이 발생한 경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사진출처: 베르더 브레멘 구단 공식 트위터
# 샬케 1-3 브레멘
먼저 분데스리가 전반기 6위를 차지한 전통의 명가 샬케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홈 경기에서 1-3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조엘 마팁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며 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싶었으나 간판 공격수 클라스-얀 훈텔라르가 완벽한 득점 찬스를 3차례나 놓치는 우를 범했고, 전반 막판 브레멘 주장 클레멘스 프리츠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샬케는 급속도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53분경 브레멘 베테랑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에게 역전골을 허용한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안토니 우자에게 추가 골마저 내주며 완패를 당했다. 프리츠는 개인 통산 300번째 분데스리가 출전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비고: 프리츠,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300번째 출전 경기에서 1618일 만에 분데스리가 골 기록. 피사로,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179호골을 넣으며 카이저슬라우턴의 전설적인 공격수 슈테판 쿤츠와 함께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골 공동 6위 등극
# 잉골슈타트 1-0 마인츠
8위 마인츠는 승격팀 잉골슈타트 원정에서 41분경 중앙 수비수 슈테판 벨이 핸드볼 반칙을 범해 페널티 킥을 헌납했고, 결국 페널티 키커로 나선 모리츠 하트만에게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마인츠는 골을 넣기 위해 공격에 나섰으나 분데스리가 최소 실점 2위를 자랑하는 잉골슈타트의 짠물 수비에 막혀 골을 넣는 데에 실패하며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비고: 잉골슈타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12골 중 6골을 세트피스(프리킥, 코너킥, 페널티 킥)에서 넣고 있다. 게다가 최근 5골 중 4골이 세트피스 골이다.
# 쾰른 1-3 슈투트가르트
9위 쾰른은 슈투트가르트와의 홈 경기에서 고전 끝에 1-3 패배를 당했다. 쾰른은 경기 시작 13분 만에 간판 공격수 안토니 모데스트의 페널티 킥 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36분경 공격수 티모 베르너의 감각적인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선방한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에이스 다니엘 디다비가 재차 리바운드 슈팅으로 밀어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슈투트가르트는 51분경 측면 미드필더 필립 코스티치의 코너킥을 베르너가 헤딩 골로 연결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서 83분경 루카스 루프의 패스를 크리스티안 겐트너가 골문 바로 앞에서 가볍게 밀어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막판 쾰른은 뒤늦은 추격에 나섰으나 슈투트가르트 골키퍼 프르체미슬라프 티톤의 선방에 막혔다.
비고: 모데스트는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27호골을 넣으며 프랑크 리베리(69골)와 요안 미쿠(31골)에 이어 프랑스 선수 분데스리가 역대 득점 3위에 올라섰다. 쾰른은 헤딩으로만 8골을 실점하며 분데스리가 팀들 중 가장 많은 헤딩 골을 허용하고 있다. 쾰른은 페터 슈퇴거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홈에서 2골 넘게 실점했다. 지난 19번의 맞대결에서 쾰른과 슈투트가르트는 단 한 번도 홈팀이 승리하지 못했다.
# 프랑크푸르트 3-2 볼프스부르크
이어서 7위 볼프스부르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볼프스부르크 역시 25분경 단테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완벽한 득점 기회에서 다니엘 칼리지우리가 연달아 골을 넣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후반 프랑크푸르트 간판 공격수 알렉산더 마이어에게 66분경과 73분경에 연달아 실점을 허용했다.
79분경 제바스티안 융의 크로스를 안드레 쉬얼레가 골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으나 볼프스부르크는 또 다시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했고, 종료 직전 또 다시 마이어에게 실점을 내주며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비고: 마이어, 슈팅 3회 시도해 해트트릭 성공. 마이어, 최근 분데스리가 3경기에서 슈팅 6회 시도해 5골 기록
/ 사진출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구단 공식 트위터
# 호펜하임 1-1 레버쿠젠
5위 레버쿠젠은 전반기 최하위 팀인 호펜하임 원정에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경기 내용적인 면에선 레버쿠젠이 호펜하임을 압도하다시피 했다. 점유율에선 61대39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17대5로 레버쿠젠이 호펜하임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40분경 호펜하임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질로안 하마드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다급해진 레버쿠젠은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상대 골문을 위협했으나 호펜하임 수문장 올리버 바우만의 환상적인 선방쇼에 막혔다. 바우만은 26분경 슈테판 키슬링의 골과 다름 없는 헤딩 슈팅을 손끝으로 선방해냈고, 41분경에도 치차리토의 낮게 깔려오는 슈팅을 막아냈다. 말 그대로 레버쿠젠 공격수들에게 있어선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다. 도리어 레버쿠젠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서다가 58분경 추가 실점을 허용할 뻔 했으나 호펜하임 측면 공격수 요나단 슈미트의 슈팅은 다행히 골대를 맞고 나갔다.
레버쿠젠은 75분경 혼전 상황에서 수비수 외메르 토프락이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레버쿠젠은 경기 막판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바우만에게 막혀 추가 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다.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비고: 하마드, 447일 만의 분데스리가 출전 경기에서 골 기록. 레버쿠젠 19세 수비수 요나단 타, 이번 시즌 공식 대회 2610분 출전하면서 분데스리가 선수들 중 최다 출전 시간 기록
# 헤르타 베를린 0-0 아우크스부르크
3위 헤르타 베를린은 홈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헤르타가 점유율에선 61대39로 크게 앞섰으나 최근 분데스리가 6경기에서 단 1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은 아우크스부르크의 탄탄한 포백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히 홍정호는 팀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클리어링과 4회의 가로채기, 그리고 3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핵심 수비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비고: 헤르타는 15라운드 바이엘 레버쿠젠전에 치차리토에게 실점을 허용한 이후 421분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김현민 기자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