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권권도황학루 일척척 번앵무주
一拳拳倒黃鶴樓하고 一踢踢飜鸚鵡洲로다.
유의기시 첨의기 불풍류처야풍류
有意氣時에 添意氣하고, 不風流處也風流라.
한 주먹으로 황학루를 거꾸로 뒤짚고,
한 번 발길질로 앵무주를 차서 뒤집는도다.
기운이 있을 때 기운을 더해주고,
풍류 보잘것없는 거기에 참다운 풍류가 있도다.
겉으로 봐서는 무슨 집을 한 주먹으로 쳐부수고
물속의 섬을 발로 차서 뒤집는다고 하는데, 실지 내용은 그게 아닙니다.
한 주먹으로 온 진법계盡法界를 두드려 부수고,
한 발로 온 진법계 삼천대천세계를 발로 차서 뒤엎었다 일으켰다 하는,
그런 참으로 무서운 수완을 가진 스님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 밖에는 또 천만 배 더 무서운 뜻이 들어 앉아 있습니다.
보통 볼 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 내용이 실제에 있어서 임제스님의
근본 골수를 바로 깨치지 않고서는 절대로 그런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구든지 실제에 있어서 임제스님이 삼돈방에서 깨친 그 뜻을
바로 못 깨치면 백운수단선사의 게송도 모르고 지나칠수 밖에 없습니다.
깨치면 임제스님도 볼 수 있고, 황벽스님도 볼 수 있고,
육조스님도 볼 수 있고 가섭도,아난도, 석가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소 조금이라도 생각으로 분별하며 우물우물 의의擬議하면
결국은 상신실명喪身失命하고 맙니다.
설비상雪砒霜을 살포하는 일이 되고 말아 다 죽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