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하월(夏月)의 복음(伏陰)에 관한 속론(續論)
하월(夏月)에는 복음(伏陰)이 내(內)에 있다.
이는 본래 천지간(天地間)에 음양(陰陽)이 소장(消長)하는 바른(:正) 이치(理)
주단계(朱丹溪)도 특별(特)히 이에 대해 논(論)하였는데, 그 의미(:義)는 어긋났고(:乖) 그로 인하여 사람들을 의혹(疑)에 이르게 함
그가 무엇이라고 말하였는가?
"사람(:人)과 천지(天地)는 동일(同一)한 탁약(槖籥: 풀무)이다. 자월(子月: 음력 11월)에는 일양(一陽)이 생(生)하니 양(陽)이 처음으로 동(動)하고, 인월(寅月: 음력 1월)에는 삼양(三陽)이 생(生)하니 양(陽)이 처음 지(地)에서 나오는데, 이는 기(氣)가 승(升)하는 것이다. 사월(巳月: 음력 4월)은 육양(六陽)이 생(生)하니, 양(陽)이 상(上)으로 모두 나오니, 이는 기(氣)가 부(浮)하는 것이다. 사람의 복(腹)은 지(地)에 속(屬)하는데, 기(氣)가 이 시기(時)에는 기표(肌表)로 부(浮)하고 피모(皮毛)로 산(散)하므로 복(腹)의 속은 허(虛)하게 된다. 세속(世)에는 말하기를 '하월(夏月)에는 복음(伏陰)이 내(內)에 있다.' 고 하였는데, 여기서 음(陰)은 허(虛)하다는 의미(:義)가 있다. 만약 ① 음(陰)을 양(凉)으로 보면 심(甚)히 잘못된 것이다. 그 시기(時)에는 양(陽)이 지상(地上)으로 부(浮)하여 번작(燔灼) 분요(焚燎)하고 유금(流金) 삭석(爍石)하니, 어찌 ①음냉(陰冷)이 있겠는가? 만약 ②하월(夏月)의 화(火)가 령(令)하는 시(時)에 온열(溫熱)을 함부로 투여(投)한다면 실실(實實) 허허(實實)하는 우환(患)을 어찌 면(免)하겠는가?"
단계(丹溪)가 허(虛)라고 말한 것은 진실로 그러하다.
(그런데) '①음냉(陰冷)의 두 글자는 잘못된 것이므로 ②하월(夏月)에는 온열(溫熱)의 사용을 금(禁)한다.' 하였는데, 이는 내가 굴복(服)할 수 없다.
어째서 그렇게 보는가?
천지(天地)의 도(道)는 오직 이 음양(陰陽) 뿐이고,
음양(陰陽)의 변(變)은 오직 이 소장(消長) 뿐이다.
한번 래(來)하면 한번 왕(往)하고 한번 승(升)하면 한번 강(降)하니,
조화(造化: 만들고 변화시키는 이치)의 기(機)는 바로 서로 장(藏)하는 것을 용(用)으로 삼는 것
경(經) "음(陰)은 한(寒)을 주(主)하고 양(陽)은 열(熱)을 주(主)한다."
"기(氣)가 실(實)하면 열(熱)이 되고 기(氣)가 허(虛)하면 한(寒)이 된다."
이는 본래 음양(陰陽)의 항상성(常性: 불변의 성질)
'하월(夏月)의 양(陽)이 모두 외(外)로 부(浮)하면 음(陰)이 내(內)에 복(伏)한다.' 하였는데,
음(陰)이 성(盛)하면 양(陽)이 쇠(衰)하니, 이에 한(寒)하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양(陽)이 외(外)로 부(浮)하면 기(氣)가 중(中)에서 허(虛)하고, 기(氣)가 허(虛)하면 곧 양(陽)이 허(虛)하니, 이에 한(寒)하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이는 진실로 바꿀 수 없는(:不易) 이치(理)
이것이 분명(:顯然)하게 더욱 잘 나타나는 것은 우물(:井泉)의 물(:水)
삼동(三冬)의 한냉(:寒冽)을 당(當)하면 우물(:井泉)은 온(溫)하고
성하(盛夏)의 더위(:炎蒸)를 당하면 샘물(:泉源)은 냉(冷)하다.
이것은 외한내열(外寒內熱)과 외열내한(外熱內寒)의 분명(明)한 증험(驗)
해마다(:歲歲) 모두 그러하니, 주기(主氣)의 상후(常候: 불변의 징후)
주기(主氣) 외(外)에 또한 객기(客氣)도 있다.
천(天)은 오운(五)을 주행(周)하고 지(地)은 육기(六)를 구비(備)하였으므로 추위와 더위(:寒暄)가 교대로 바뀌면서(:遞遷) 그 기(氣)는 경(更)하여 다르게 응(應)
예로 복명(伏明)의 기(紀)에는 한청(寒淸)이 자주 일어나고,
비감(卑監)의 기(紀)에는 풍한(風寒)이 함께 흥(興)하며,
견성(堅成)의 기(紀)에는 양기(陽氣)가 음(陰)을 따라 치화(治化)하고,
유연(流衍)의 기(紀)에는 한(寒)이 물(物)의 화(化)를 사(司)하니, 천지(天地)가 매우 춥게(:嚴凝) 됨
태양(太陽)이 사천(司天)하면 한기(寒氣)가 하림(下臨)하여 한청(寒淸)이 시시(時)로 일어나고,
태음(太陰)이 사천(司天)하면 지(地)가 음(陰)을 장(藏)하여 대한(大寒)이 또한 이르게 됨
이러한 등의 의미(:義)처럼 동하(冬夏)를 막론(:無論)하고 모두 비시지기(非時之氣: 제 계절이 아닌 기)가 동(動)하므로 민병(民病)이 되는 것
어째서 하월(夏月)의 화(火)의 령(令)으로 인하므로 '①한(寒)이 없으니, ②온열(溫熱)의 사용(用)을 금(禁)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복음(伏陰)의 의미(:義)는 본래 음양(陰陽)을 대대(待對)하여 한열(寒熱)을 말한 것
만약 음(陰)의 글자를 단지 허(虛)로만 본다면 하월(夏月)에는 복음(伏陰)하니 당연히 허증(虛證)이 많겠지만, 동월(冬月)에는 복양(伏陽)하니 곧 (속에) 허증(虛證)이 없다는 말인데,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하월(夏月)에는 온열(溫熱)을 마땅히 금(禁)하여야 한다면 동월(冬月)에도 한량(寒凉)을 마땅히 금(禁)하여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代言) 없을 것
(그런데) 요즘 나타나는 사시(四時)의 병(病)을 보면 성하(盛夏)에는 항상 토사(吐瀉)가 많고 심동(深冬)에는 창진(瘡疹)이 치우쳐서 나타남
이러한 종류(類)로 보건대, 겨울에는 내열(內熱)이 많고 여름에는 중한(中寒)이 많다
이를 총괄(總)하자면 하(夏)에는 열증(熱證)도 한증(寒證)도 있으며, 동(冬)에는 실증(實證)도 있고 또 허증(虛證)도 있다.
비록 시(時)를 따르거나 증(證)을 따르더라도 그 병(病)으로 인(因)하여 합당(:宜)하게 제(制)하는 것이 귀(貴)
하월(夏月)의 복음(伏陰)의 의미(:義)에서 이는 사실 '천(天)과 인(人)은 같은 기(氣)이니, 이는 질병(疾病)의 현기(玄機)이다.'는 것
결코 (천을) 살피지 않고 소홀(忽)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계(丹溪)의 논(論)은 이치(理)에서 도리어 어긋나니(:悖), 어찌 그 사용(用)이 정확(:切)하겠는가?
곧 이러한 논(論)들은 없어져도 또한 어찌 되지 않겠는가?
서동고(徐東臯)를 보건대, 단계(丹溪)의 설(說)을 서술(述)하면서 이르기를 "하월(夏月)에는 한(寒)이 없는데도 세인(世人)들이 살피지 않고 온열(溫熱)을 사용(用)하니, 이는 세속(世俗)의 통상적(通)인 폐단(弊)이다. 만약 '하월(夏月)의 복음(伏陰)에 마땅히 온열(溫熱)을 복용(服)하여야 한다.'고 말한다면 동월(冬月)의 복양(伏陽)에도 마땅히 한량(寒凉)을 복용(服)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맹자(孟子)가 '겨울 날(:冬日)에는 끓인 물(:湯)을 마시고 여름 날(:夏日)에는 찬물(:水)을 마신다.'고 한 것도 또한 믿기에 부족(不足)하다는 말인가?"
이것은 (맹자의 말이 아니라) 공도자(公都子: 맹자의 제자)의 말
또 내외(內外)를 빌려서 비유(喩)한 것에 불과(不過)한 것
원래 음양(陰陽)을 나누려고(:析) 사용(用)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서씨(徐氏: 서동고)는 이를 잘못 인용(:曲引)하여 그 증거(證)로 삼았고,
유독 경문(經文)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그 의미(:義)를 바꾸었다(:易)
내경([內經]) "음(陰) 중에는 양(陽)이 있고 양(陽) 중에는 음(陰)이 있다."
"한(寒)이 극(極)하면 열(熱)을 생(生)하고, 열(熱)이 극(極)하면 한(寒)을 생(生)한다."
"거듭 음(陰)이 되면 반드시 양(陽)이 되고 거듭 양(陽)이 되면 반드시 음(陰)이 된다."
"상화(相火)의 하(下)는 수기(水氣)가 승(承)하고, 군화(君火)의 하(下)는 음정(陰精)이 승(承)한다."
"이는 모두 음양(陰陽) 표리(表裏) 내외(內外) 자웅(雌雄)이 서로 수응(輸應: 실어 나르면서 응하다)는 것이니, 천(天)의 음양(陰陽)에 상응(應)한다."
주역([周易])의 양의(兩儀)에서는 '음(陰)이 있으면 반드시 양(陽)이 있다. 양의(兩儀)가 사상(四象)이 되니, 음양(陰陽) 중에 다시 음양(陰陽)이 있다.'
태(泰 ䷊)의 의미(:義)에서는 '내(內)는 양(陽)이고 외(外)는 음(陰)이니, 군자(君子)의 도(道)는 장(長)하고 소인(小人)의 도(道)는 소(消)한다.'
부(否 ䷋)의 의미에서는 '내(內)는 음(陰)이고 외(外)는 양(陽)이니, 소인(小人)의 도(道)는 장(長)하고 군자(君子)의 도(道)는 소(消)한다.'
이로 보건대 단계(丹溪)의 논(論)과 동고(東臯)가 인용(引)한 증거(證)는 모두 내가 믿을 수 없다.
따라서 다시 이렇게 속론(續論)을 말한 것
첫댓글 음(陰)이 성(盛)하면 양(陽)이 쇠(衰)하니 -> 한(寒)
양(陽)이 외(外)로 부(浮)하면 기(氣)가 중(中)에서 허(虛)하고, 기(氣)가 허(虛)하면 곧 양(陽)이 허(虛)하니 -> 한(寒)
우물(:井泉)의 물(:水) 비유
삼동(三冬)의 한냉(:寒冽)을 당(當)하면 우물(:井泉)은 온(溫)하고
성하(盛夏)의 더위(:炎蒸)를 당하면 샘물(:泉源)은 냉(冷)하다.
성하(盛夏)에는 항상 토사(吐瀉)가 많고
심동(深冬)에는 창진(瘡疹)이 치우쳐서 나타남
겨울에는 내열(內熱)이 많고
여름에는 중한(中寒)이 많다
◆ 여름에는 복중이 냉하고
겨울에는 복중이 온하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