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요리사라면 누구나 눈독을 들일만한 물건 - 자작나무 도마입니다.
묵직하고 단단하고 매끄럽습니다.
소나무로 만든 좀 더 가벼운 것도 있지만, 도마는 묵직해야 흔들리지도 않고 쓰기에 좋죠... 참된 요리사들은 다 압니다. ㅎ
만듦새가 빈틈없이 정교한 이 물건은 사실 칼을 대기 아깝습니다.
그냥 한동안 결을 감상하다가 반죽판 같은 부드러운 용도로 쓰면서 오래오래 간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송목가구 김덕식 장인의 2대 전수자 김용우 장인...
도록에 보면 훌륭한 조선 전통가구들이 가득하여 한번 꼭 구경을 가보고 싶어집니다.
몇 년 전에 통목으로 짜맞춘 작은 탁자 또는 의자를 사서 잘 쓰고 있는데, 정말 튼튼하고 예쁩니다.
김용우님은 자인장날이면 마마스 베이커리 앞 사거리에서 목가구 소품들을 선보이곤 하셨으나, 최근 2년쯤은 나오지 않으셔서 매우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청송목가구 공방에 화재가 났다는 기사가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듣고보니 과연 잘 건조시키던 자재들이 화재로 소실되어 어려운 시절을 겪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건강히 다시 복구하시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신 것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도마를 골라놓자 물건을 보내기 전에 마지막 점검을 해 주신다고, 장을 다 보고 들러달라고 하시네요.
한바퀴 돌고 와 보니 이미 마감이 잘 돼 있는 도마에 갖은 정성을 다해 미네랄 오일을 문지르고 계십니다.
이런 것이 장인정신이겠죠.
저는 성실한 사람이 좋습니다.
다음에는 꼭 청송목가구 공방에 가서 훌륭한 전통가구들도 감상하고, 오래 곁에 두고 함께 낡아갈만한 근사한 목가구도 데려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