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모임 합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빠르게 잊혀 가는 시대. 그럼에도 책 꾹꾹 눌러 읽고 싶습니다.
좋은 이웃 만나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습니다.
책 함께 읽고 싶습니다. 만남과 나누는 기쁨 누리고 싶습니다. 책 나누는 시간 동안 여유와 낙 누리고 싶습니다. 편안하게, 부담 없이, 소박하게 모임하고 싶습니다.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읽은 만큼 나눕니다.
때때로 저자의 고향으로 책 여행 가거나, 저자와의 만남을 할 수 있겠지요. 모임 하는 사람들 서로 사람책 빌려 볼 수도 있겠습니다.
경주 책모임은 ‘책’과 ‘나눔’에 관심 있습니다.
그저 책을 통해 힘을 얻고, 이웃을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의 제안입니다.
▪경주 책모임 열아홉 번째 만남 안내
-일 시: 7월 29일(토) 오후 4시~6시 (매월 마지막 토요일)
-장 소: 오늘은 책방 (원효로 175-1)*경주역 뒤편, 경고지하도 지나 CU편의점 건너편입니다.
-준비물: 읽은 책, 참여비 5,000원
-신 청: 모임 전일(7/28)까지 원지윤(010-7420-4063)으로 문자주세요.
▪함께하고픈 분
사람, 이웃, 책 이란 단어에 울림을 느끼시는 분.
다른 사람의 책, 생각이 궁금한 분. 한 달에 하루 저녁 2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는 분.
▪책모임 방식
1) 한 달에 한번, ‘마지막 토요일 오후 4시~6시’에 책모임 합니다.
2) 읽었던 책 소개하고 와 닿은 구절 표시해 나눕니다.
와 닿은 계기, 생각, 영감, 삶에 대해 자유롭게 나눕니다.
3) 책 나눔에서 비판, 반대, 논쟁 보다는 만나 나누는 기쁨에 집중합니다.
4) 정해진 시간을 가급적 넘기지 않습니다.
5) 한명 이상(총 2명) 참가 시 책모임 진행합니다.
경주 책모임 열아홉 번째 만남 후기
6월 책모임의 시작은 이화명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수박 써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달덩이처럼 커다란 수박,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에 이계형 선생님께서 썰어주셨지요.
잘게 쪼갠 수박을 상 위에 놓고 책모임 시간을 기다렸지요.
이번 모임은 이수은 선생님, 이화명 선생님, 이계형 선생님, 양정화 선생님, 엄지환 선생님, 김보영 선생님, 김진선 선생님 그리고 처음 오신 정선화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각자 어떤 책을 가져오셨는지 소개하고, 한분씩 깊이 나눠주셨습니다.
이수은 선생님께선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나눴습니다.
읽으신 만큼 이야기 들려주셨지요.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야스코 모녀는 한 남자를 살해합니다. 그 남자는 야스코와 이혼한 남편이었죠. 남자는 이혼 후에도 여자를 찾아와 돈을 빼앗으며 살아갑니다. 그 생활을 견디지 못한 모녀는 결국 살인을 선택합니다.
마침 이웃에 사는 한 남자가 모녀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평소 여성을 흠모하고 있었지만 표현하지는 못했지요. 이웃 남자 이시가미는 비상한 두뇌를 가진 고등학교 수학교사였고, 뛰어난 논리력을 바탕으로 사건에 알리바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까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습니다.
김보영 선생님께선 ‘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마음산책’ 나눴습니다.
일본 공산당 대표로 선출된 아버지를 따라 저자(마리)는 유년시절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 갑니다.
마리는 사회주의 운동이 활발하던 1960년대의 프라하에서 생활하지요.
그곳에서 그리스 출신의 리차, 루마니아 출신의 아냐, 보스니아 출신의 야스나와 친구가 됩니다.
시간이 흘러 동유럽 정서가 불안정한 1980년대가 됩니다.
친구들이 무사히 지내고 있는지 궁금한 마리는 직접 친구들을 찾아가지요.
김보영 선생님께선 세 친구 가운데 아냐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습니다.
루마니아인 친구 아냐는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는 공산주의를 치열하게 이야기 하지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지낸다고 합니다.
그녀의 오빠는 그러한 부조리함에 다른 나라로 떠나가지만, 그녀는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아냐의 고국 루마니아의 참상을 목격한 마리는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추상적인 인류의 일원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도 존재할 수 없어. 모든 사람은 지구상의 구체적인 장소에서 구체적인 시간에 어떤 민족에 속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구체적인 기후조건 아래서 그 나라 언어를 모국어로 삼아 크잖아. 어느 인간에게도 마치 대양의 한 방울처럼 바탕이 되는 문화와 언어가 스며있어. 또 거기엔 모국의 역사가 얽혀 있고. 그런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그런 인간이 있다면 그건 종이쪽처럼 얄팍해 보일 거야.”
마리의 말에 아냐는 이와 같이 대답하지요.
“루마니아인들의 참상에 마음이 아프지 않아?”
“그야 마음 아프지. 아프리카에도 아시아에도 남미에도 이보다 훨씬 심한 곳이 많아.”
“하지만 루마니아는 네가 자란 곳이잖아.”
“그런 좁은 민족주의가 세계를 불행하게 하잖아.”
양정화 선생님께선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 나눴습니다.
소설이지만, 페미니즘에 관한 책으로 받아들여지셨다고요.
‘82년생 김지영’은 통계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 합니다.
실제로 책을 살펴보니 여러 통계가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간략한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지영씨는 어느 날 남편의 옛 동아리 선배나 자신의 어머니와 빙의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면 여자로써 부당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거침없이 이야기하지요.
상담사를 찾아가 이야기 나누며 지영씨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게 됩니다.
82년생 김지영씨의 이야기는 내가 겪어야 했던 일 또는 내 친구가 겪었던 일 같다고 하셨습니다.
양정화 선생님께선 책을 보며 10%가 불편했다면, 90%는 여자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을 의식하게 되셨다고요.
책 가운데 다음의 부분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김지영 씨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 그러니까 출산 이후에도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과 벌써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데에 대한 죄책감을 남편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
“그래도 지영아, 잃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얻게 되는 걸 생각해 봐. 부모가 된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고 감동적인 일이야. 그리고 정말 애 맡길 데가 없어서, 최악의 경우에, 네가 회사 그만두게 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책임질게. 너보고 돈 벌어 오라고 안 해.”
남자는 경제적 측면으로 ‘단순히’ 생각했다면, 여자는 그에 더하여 ‘죄책감’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이계형 선생님께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살림’ 나눴습니다.
잘 나가던 CEO ‘윌 트레이너’는 교통사고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한 그는 부모님에게 6개월의 시간을 드리고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그에게 ‘루이자 클라크’라는 한 여성이 임시 간병인으로 오게 됩니다. 루이자의 노력으로 윌은 다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가지요. 윌을 간병하던 루이자는 어느 날 윌의 안락사 계획을 알게 됩니다.
루이자는 윌의 죽음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윌은 결국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이계형 선생님께선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나누고 싶어 ‘미 비포 유’ 책을 소개하셨다고요.
잠시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가 뜨겁게 오갔습니다.
안락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권리일까,
그에 앞서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살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나는 안락사를 선택하겠다고 하지만 죽음을 마주하기 전엔 아무것도 알 수 없지 않을까,
잠시 이야기 나눴습니다.
정선화 선생님께선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 이오덕, 고인돌’ 나눴습니다.
이계형 선생님 통해 책을 알게 되었고, 아이가 어릴 때 보셨다고 합니다.
이오덕 선생님의 글이 작가보단 교육사상가의 글로 다가오셨다고요.
‘망치고 있다, 병신을 만들고 있다.’는 격한 표현에 읽기를 그만두었다 최근 다시 꺼내어 읽으셨다고 합니다.
꾸짖는 책을 읽으니 화나기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요.
얼마 전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시며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면 좋을지 고민된다고 하셨지요.
책모임 식구들께서 당신의 생각을 보태주고, 정선화 선생님을 응원했습니다.
더하여 놀이, 공부, 노동이 아이들에게 중요함을 아셨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칼세이건의 말, 칼 세이건, 마음산책’ 나눴습니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의 글 또는 인터뷰가 모인 책입니다. 인터뷰를 읽으면 살아있는 칼 세이건과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지요.
인간 칼 세이건은 어떤 생각을 하며 세상을 살았을까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거나, 과학이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이야기를 떠나 ‘민주주의’를 위한 역할도 있음을 알 수 있었지요.
회의적이고, 의문하고, 권위자의 말을 무턱대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과학의 태도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요구하는 정신적 태도와 거의 같습니다.
더하여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을 수 있었는지 알게 되는 구절도 만났습니다.
사람들에게 사실을 전문용어가 아닌 평이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청중의 지성을 존중하되, 단 그들은 당신처럼 전문교육의 혜택을 받은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쉽게 쓰기,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막 소개받은 참이라 다시 한 번 공감했지요.
지윤씨는 ‘엄마 의사 야옹선생의 초록 처방전, 박지영, 황소걸음’ 나눴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책의 부제는 ‘근거 중심 자연주의 육아’입니다.
현대의학을 무조건 거부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현명하게 활용하길 바란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에 어떻게 하면 좋은지가 간단한 만화로 그려져있지요.
저자는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윤씨는 대학교 다닐 때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에서 실습을 하고,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덕분에 지윤씨에게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도조합은 지역주민이 출자하여 만든 병원이라 합니다.
믿을 수 있는 진료를 고민하며,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의 중요함도 생각한다고 합니다.
지윤씨가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의 나준식 원장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답답함을 느껴 진료실을 찾은 할머니, 치료를 위해 잠시 진료실 문을 닫고 신나는 노래를 틀어 함께 춤을 추셨다고요.
민들레의료사회복지협동조합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책모임 마치고 소감 나누었습니다.
이번 나눔에선 먼 미래에 걱정은 하든 말고 주어진 상황에 즐기고 싶다는 말이 나왔지요.
카르페디엠, 덕분에 이번 책모임이 풍성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모임은 7월 마지막 주 토요일(29일) 늦은 4시부터 6시까지 진행합니다.
오늘은 책방(경주시 원효로 175-1)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