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그리스도교'를 왜 '기독교'라 일컫는가? | 남대극 교수
https://youtu.be/-KDgcHUE7jc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에스라 나무강단 성경 어휘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성경에 많은 어휘들이 있죠.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찾아서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오늘은 38번째 시간으로 "그리스도교를 왜 기독교라고 일컫는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성경에 수백 번 나오죠. '그리스도교'라는 말과 '기독교'라는 말은 성경에 직접 나타나지 않지만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라는 말 대신에 일반적으로 기독교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기원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기독'이라고 하는 말의 출처를 보겠습니다. 기독은 한자잖아요?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느냐 하면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한자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독'이라고 하는 이 두 글자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한자를 단축한 형태입니다. 원래는 네 자로 되어 있다가 세 자로 줄고, 다시 두 자로 줄여서 중국인들이 부르던 것을 우리가 도입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중국인들이 발음하는 대로 발음하지 않고,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어서 '기독교'가 되었습니다. '기독'이 곧 그리스도라는 말이겠죠. 평소에 "기독을 믿느냐" 이런 말은 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믿느냐" 이렇게 말하잖아요.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말하는 예수교, 즉 그리스도교가 16세기에 처음으로 중국과 일본에 들어갔습니다. 종교개혁 당시니까 굉장히 일찍 들어간 편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한자로 야소(耶蘇)라고 적고 중국 발음으로는 '예수'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표기를 그렇게 하고 읽을 때는 '예수'라고 읽은 것이죠. 그리고 그리스도는 한자로 '기리사독(基利斯督)'이라고 표기했습니다. 중국 문자는 표의 문자(뜻글자)입니다. '기리사독'의 글자 하나하나가 그리스도라는 이름의 의미를 담고 있느냐 하면 전혀 아닙니다. 발음만 갖다 놓은 음역어입니다. 고유명사를 표기할 때는 각 글자의 훈(뜻)은 고려하지 않고 소리(음)만 적용합니다. 발음만 따오되, 가능하면 뜻도 좋은 것으로 갖다 써야 예수님과 그리스도의 이름에 맞겠지요.
어쨌든 소리만 적용된 것이므로 야소(중국 발음 예수)나 기리사독(우리식 발음)의 글자 자체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중국 글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외국어 이름을 나타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령 우리나라 '서울'을 오랫동안 그분들이 '한성'이나 '한양'이라고 불렀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근래에 우리가 요청해서 서울과 발음이 아주 비슷한 한자(수이, 首爾)를 써서 요즘은 그렇게 씁니다만, 그것 역시 우리말 서울의 본래 뜻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서양 언어나 외국어의 어떤 이름을 한자로 나타내기는 참 어렵습니다.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 같은 이름도 중국말로 온전히 쓰기 어렵죠. 반면에 우리 한글은 소리 글자, 즉 표음 문자입니다. 소리를 내는 것은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자의 뜻과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상관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16세기에 중국에 들어온 예수교는 처음에는 그리스도를 방금 본 것처럼 '기리사독'으로 표기하고 발음하다가, 한 100~200년쯤 지나서 18세기 초(1700년대)에는 이 표기가 좀 번거롭게 여겨졌는지 둘째 글자인 '리(利)'를 빼고 '기사독(基斯督)'으로 줄였습니다. 그러다가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여기서 또 글자를 빼고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만 남겨서 '기독(基督)'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중국 발음으로는 '지도(Jīdū)'라고 합니다. 제가 중국에 강의하러 한 열 번 정도 갔었는데, 통역하는 분이 제가 영어로 '크라이스트(Christ)'라고 하면 중국말로 '지도'라고 통역을 하더군요. 그리하여 오늘날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지도'라고 일컫고, 모든 중국 성경에도 번역이 어떻든지 상관없이 '기독(基督)'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는 중국어로 '기독도(基督徒)'라고 표현합니다.
성경에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가 세 번 나옵니다. 사도행전 11장, 26장, 베드로전서 4장에 나오는데 본문은 조금 뒤에 읽어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중국의 '지도'를 우리식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 바로 '기독'이 된 것입니다. 우리 한국(조선)에는 19세기 후반(1880년대 전후)에 그리스도교가 들어왔습니다. 들어왔을 때 중국의 표기인 '기독'을 빌려 썼습니다. 그때는 한글을 많이 쓰던 시대가 아니었고 한자 표기를 우선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기독'으로 표기하고 발음은 중국식 '지도'가 아닌 한글식으로 '기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독교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본래 그리스도는 신약을 기록한 헬라어 '크리스토스(Christos)'에서 온 말이며, 영어로는 '크라이스트(Christ)'입니다. 그것을 그대로 음력 하여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기독'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어떤 성경을 봐도 기독교라고 적힌 곳은 없습니다. 성경 속 인물들은 기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실생활에서는 그리스도교를 일반적으로 '기독교'라고 부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그럴까 좀 생각해 봅니다. 그리스도교는 다섯 글자이고 기독교는 세 글자이니까, 아마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시간과 노력을 아끼려는 경제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한편 동일한 한자 문화권에 있는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요? 일본어의 경우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식 한자인 '기독(基督)'을 사용하긴 하지만, 이 단어를 '기독'이나 '기도'라고 읽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자는 그대로 쓰되 한자음으로 읽지 않고 '키리스토(キリスト)'라고 읽습니다. 일본어에는 '으' 발음이 없어서 '그리스도'라는 표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키리스토'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는 것입니다.
우리말 한글은 표음 문자이므로 중국어나 일본어가 표기할 수 없는 수많은 소리를 문자로 표기할 수도 있고 발음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한글의 우수성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가 단연 한글입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맹 퇴치에 공로가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상 이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킹 세종 프라이스(King Sejong Literacy Prize)', 즉 세종대왕상이라고 합니다. 한글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름 붙은 매우 영광스러운 상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기독교,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만 단순히 발음상의 편의나 짧은 글자 수 때문에 이 용어를 채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기독이나 기독교인이라는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약에 '그리스도'라는 말이 약 520여 절에 나타나는데, 모두 '그리스도'라고 되어 있지 '기독'이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로서 '기독인'이나 '기독교인'은 성경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성경에는 세 번 나타나는데, 세 번 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아주 친절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구절을 보면, 바나바가 사울을 만나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1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는 일컬음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헬라어로는 '크리스티아노스', 영어로는 '크리스천(Christian)'이며 우리말로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안디옥에서 최초로 이 칭호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사도행전 26장에서 아그리파 왕이 바울에게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전서 4장 16절에는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으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기독교인'보다는 '그리스도인'이라는 표현이 세 번이나 쓰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이 자신을 가리킬 때, '기독교인'이라는 말보다는 조금 길긴 하지만 성경적인 '그리스도인' 혹은 '그리스도교인'이라고 칭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전달되는 의미도 확실합니다. 누군가 "기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설명하기가 참 곤란하잖아요? 기독은 그리스도를 뜻하는 한자어일 뿐입니다. 정작 그리스도를 부를 때는 기독이라는 말을 전혀 쓰지 않으면서, 그분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라 하지 않고 기독교인이라고 일컫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기독인, 기독교인이라는 말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훨씬 더 아름답게 들립니다.
오늘 제가 드린 말씀은 우리가 흔히 쓰던 표현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기독'이라는 말이 네 글자(기리사독)에서 세 글자(기사독), 두 글자(기독)로 줄어든 중국어 유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한자어 표기보다는 '그리스도', '그리스도교',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제안을 드립니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어휘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늘의 평강이 여러분 모두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핵심 요약 정리]
'기독(基督)'의 유래와 변천
'기독'은 16세기 중국에 기독교가 전파되었을 때, 헬라어 '크리스토스(그리스도)'의 발음을 본떠 만든 한자 음역어 '기리사독(基利斯督)'에서 유래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기리사독'이 '기사독(基斯督)'을 거쳐 '기독(基督)'두 글자로 축복·단축되었고, 중국 발음으로는 '지도(Jīdū)'라 읽힙니다. 이를 구한말 우리나라에서 우리식 한자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기독교'라는 단어가 정착되었습니다.
한자와 한글의 표기 특성
중국 한자는 뜻글자(표의 문자)이므로 외래어 고유명사를 표기할 때 글자의 뜻과 상관없이 소리만 빌려 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자(표음 문자)로서 외국어 발음을 왜곡 없이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경적 용어: '기독교인'이 아닌 '그리스도인'
우리말 성경에는 '기독' 또는 '기독교'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으며, 오직 '그리스도'로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사도행전, 베드로전서)에서 성도를 지칭하는 표현은 총 세 번 등장하는데, 세 번 모두 '기독교인'이 아닌 '그리스도인(크리스천)'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결론 및 제안
정작 구세주를 부를 때는 '기독'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서, 그를 따르는 무리를 '기독교인'이라 부르는 것은 어원상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발음의 편의성 때문에 축약된 표현을 쓰기보다는, 성경적이고 의미가 명확하며 어감이 아름다운 '그리스도', '그리스도교',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