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덩이 경(A3:99) - 업에 대한 과보의 다양함
소금 덩이 경(Loṇaphala-sutta, A3:99)
【해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먼저 “‘그 사람이 어떤 업을 지었건 그대로 그것을 겪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없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없다.”고 말씀하시고, “‘그 사람이 어떤 형태로 겪어야 할 업을 지었건 그것의 과보를 겪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있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있다.”고 말씀하신 뒤에, 같은 업을 짓는데 왜 어떤 자에게는 무거운 과보가 따르고 어떤 자에게는 가벼운 과보가 따르는가를 설명하고 계신다.
세존께서는 소금 덩이를 작은 물 잔에 넣으면 그 물은 매우 짜게 되지만 큰 강에 넣으면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비유와 동전 반 개를 훔쳐서 감옥을 가기도 하고 동전 백 개를 훔쳐도 감옥에 가지 않는 등의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고 계신다.
본경은 이처럼 왜 같은 업이지만 그 과보는 이렇게 다르고 다양한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이다. 이런 경들이 바탕이 되어서 아비담마와 주석서에서 업을 16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고 여겨진다. 업의 16가지 측면에 대해서는『청정도론』XIX §§14~16과『아비담마 길라잡이』5장 §§18~20을 참조할 것.
1. “비구들이여, 누가 말하기를 ‘이 사람이 어떤 업을 지었건 그 업의 결과를 그대로 경험하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없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없다. 비구들이여, 누가 말하기를 ‘이 사람이 어떤 형태로 겪어야 할 업을 지었건 그것의 과보를 경험하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있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있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은]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2.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사람이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몸이란 몸에 대한 관찰[隨觀]을 뜻한다.”(AA.ii.361) 즉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말한다.)을 닦지 않고 계를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고 통찰지를 닦지 않아서 [덕이] 모자라고 하찮은 존재가 되어 약간의 [악행에 대해서도] 괴로워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계를 닦고 마음을 닦고 통찰지를 닦아서 [덕이] 모자라지 않고 위대한 존재가 되고 [번뇌가 다하여] 한량없이 머무는 자가 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아주 작은 악업을 지었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3.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물이 조금 밖에 없는 잔에다 소금 덩이를 넣는다 하자.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 잔에 있는 적은 물은 이 소금 덩이 때문에 마실 수 없이 짜게 되겠는가?”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세존이시여, 그 물잔 속의 물이 조금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이 소금 덩이 때문에 마실 수 없이 짜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강가 강에다 소금 덩이를 넣는다 하자. 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가 강은 이 소금 덩이 때문에 마실 수 없이 짜게 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세존이시여, 그 강가 강은 많은 물의 적집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이 소금 덩이로는 마실 수 없이 짜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계를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고 통찰지를 닦지 않아서 [덕이] 모자라고 하찮은 존재가 되어 약간의 [악행에 대해서도] 괴로워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계를 닦고 마음을 닦고 통찰지를 닦아서 [덕이] 모자라지 않고 위대한 존재가 되고 [번뇌가 다하여] 한량없이 머무는 자가 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4.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사람이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5.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간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여기 어떤 사람은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사람이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가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가난하고 무일푼이고 재산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간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사람이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부자여서 큰 재물과 큰 재산을 가졌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동전 반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한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고 동전 백 개로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6.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사람이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7.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양고기 장사나 양을 잡는 사람은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어떤 자는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지만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어떤 자는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양고기 장사나 양을 잡는 사람은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어떤 자를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가난하고 무일푼이고 재산이 없다. 비구들이여, 양고기 장사나 양을 잡는 사람은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이런 자는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양고기 장사나 양을 잡는 사람은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어떤 자를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부자여서 큰 재물과 큰 재산을 가졌다. 비구들이여, 양고기 장사나 양을 잡는 사람은 양을 훔친 자들 가운데 이런 자는 죽이거나 묶거나 태우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8.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떠한 사람이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지 않고 계를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고 통찰지를 닦지 않아서 [덕이] 모자라고 하찮은 존재가 되어 약간의 [악행에 대해서도] 괴로워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그 [업이] 그를 지옥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계를 닦고 마음을 닦고 통찰지를 닦아서 [덕이] 모자라지 않고 위대한 존재가 되고 [번뇌가 다하여] 한량없이 머무는 자가 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사람은 약간의 악업을 짓지만 지금 여기에서 [다] 겪는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털끝만큼도 [그 과보가] 없을 것인데 어찌 많을 것인가?
비구들이여, 누가 말하기를 ‘이 사람이 어떤 업을 지었건 그 업의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없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없다. 비구들이여, 누가 말하기를 ‘이 사람이 어떤 형태로 겪어야 할 업을 지었건 그것의 과보를 경험하게 된다.’라고 한다면 청정범행을 닦음도 있고 바르게 괴로움을 종식시킬 기회도 있다.”
초기불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