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
이것이 <열반경>에 나오는 무상과 적멸에 대한 게송이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설산동자로서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수행을 할 때의 일이다. 히말라야 설산에서 홀로 수행하는 설산동자를 시험해 보기 위해 제석천이 나찰(羅刹)로 변신해 나타나서 게송을 읊었다.
‘제행무상 시생멸법’ - 모든 것은 무상하다. 이것이 곧 생멸의 법이다. 이렇게 게송의 앞 구절을 읊었다.
설산동자는 세상에 이렇게도 좋은 법문을 누가 하는가 싶어 사방을 살펴봤더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험상궂게 생긴 나찰만이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나찰에게 물었다.
“방금 전에 ‘제행무상 시생멸법’이라는 법문을 그대가 했습니까?”
“여기 나 말고 누가 또 있나? 당연히 내가 했지.”
“그런데 그 구절로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를 마저 들려주십시오.”
설상동자는 이 진리의 게송을 듣고 한없이 기쁨을 느껴 나찰에게 나머지 구절을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나찰은 이 부탁에 답했다.
“나도 들려주고 싶지만 지금 배가 너무 고파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어.”
“그렇다면 저가 공양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사람의 살과 뜨끈뜨끈한 피를 먹는다.”고 했다.
설상동자는 나찰에게 내 몸을 먹이로 줄 테니 나머지 구절을 들려달라고 거래를 제안했다. 거래는 성사돼, 설상동자는 나무 위로 올라가 나머지 구절을 듣는 즉시 뛰어내려 나찰에게 몸을 주기로 했다. 나찰에게 몸을 먹이로 주는 대가로 나찰은 나머지 게송을 들려주었다.
‘생멸멸이 적멸위락’ - 나고 죽는 법이 사라지면, 이것이 고요한 열반의 기쁨이라. 따라서 생멸에 집착함을 놓으면 곧 고요한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구절을 듣고 나서 설산동자는 약속한대로 나무에서 몸을 날렸다. 그런데 그 몸이 땅에 닿기도 전에 나찰은 곧 제석천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공중에서 그를 받아 땅에 내려놓았다.
이때 여러 천신들이 모여 그의 발에 절을 하면서 그토록 지극하게 깨달음의 경지를 구하는 구도의 정신과 서원을 찬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