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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년유니온 원문보기 글쓴이: 생생이
이 게시물은 '대한민국 20대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넘어'를 읽고 인상 깊은 부분의 발췌를 중심으로 책의 구성 순서대로 간다하게 재배치/재구성하여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은 최근 최대 이슈인 ‘반값등록금’과 ‘최저임금’(청년/대학생들과 특히 더욱 질결되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소개하려 합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조성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의 첫 저서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생각을 왜곡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였으며, 책에 관한 제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김예슬선언’에 대해 유사한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청년에 관한 책들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삶을 살아가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하지만 꼭 책들을 읽었으면 좋을 것 같은 20대 초반 청년들을 위해 간략하게라도 청년과 관련된 책들의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저의 마음입니다. '사회진보/청년문제극복/자신의길찾기' 등과 같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초심자 분들을 위한 자그마한 안내서 같은 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
이 책은 주로 ‘2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20대’라는 주체는 구체적으로 “현재의 20대 후반, 대학교 학번으로는 97학번에서 01학번까지, 그리고 그 언저리 세대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입니다.(p.212) 시간이 지난 관계로 저는 이 게시물에서 그냥 ‘청년’으로 표기하고자 합니다.
조성주. 2009. 『대한민국 20대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넘어』시대의창. 읽기
생생이 정리
예전에 저자와 잠깐 나눈 대화에서 저자는 학생운동에 몸담아 오면서 몇 년 전부터 학생운동에서 ‘등록금 문제’와 ‘청년노동문제’가 핵심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다뤄져야 하는데 운동세력들 내에서 부차적으로 취급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의 산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현재의 20대들의 트라우마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하여 1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벌어졌던 다양하고도 잔인한 정치ㆍ경제적 문제들의 집중점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p.5) 때문에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보기에 20대 청년의 문제는 전체 사회구조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고, 그 때문에 청년 그 자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들을 둘러싼 문제들이 이 사회에서 가장 예민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한국의 20대가 다른 세대들과의 연대 속에서 해결해 나아가는 과정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20대들을 둘러싼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지난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격렬함과 장엄함 이상의 과정이 될 것이다.”(p.7)
하지만 저자는 선배 세대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흔히 제안하는 것처럼 “‘짱돌’을 들기보다는 아픔에 공감하고 소통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p.6)
저자가 보기에 20대 청년의 문제가 풀리기 힘든 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수많은 20대가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지 모른다”(p.12)
[2]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20대만의 고통이 아니라 사실은 40~50대, 아니 2009년 현재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 대다수의 문제라는 것”(p.13)
그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대 청년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기술한다.
* 1980년대의 대학진학률은 30퍼센트 수준으로서 우대를 받았으나 현대의 대학진학률은 80퍼센트이며, SKY대학, 서울소재 대학, 지방국립대, 지방사립대 순으로 등급이 나뉘어 있다. 그가 보기에 이는 흔히 “자본의 양으로 결정”되며, 그것은 “사교육비”로 표현된다.(p.14)
* 1년에 1000만원에 달하는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9년 최저임금 시간당 4000원의 아르바이트를 하면 하루 8시간씩 312일 일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1년에 312일을 일해서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이 청년은 학생인가 노동자인가?”(p.17) 등록금 마련을 위해 휴학과 복학을 반복해야 하는 현실.
* 친구들을 짓밟아야 할 정도로 “치열해진 학점경쟁은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p.17)
*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제도에 1년에 6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신청하고 대출을 받고 있다. 대학생의 숫자가 300만 명, 보통 재학생이 200만 명이 조금 넘는다고 하는데 1년에 60만 명이 학자금 융자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비율이다.”(p.18) 이 융자제도는 연이율 7.3%로 가장 높다.
* 취업을 한 청년들조차도 절반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이직과 자발적 실업을 반복하다가 결국은 그대로 비정규직으로 남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니트NEET족이 된다.” NEET(not education not employment)족이란 “교육기관에 다니지도 않고 취업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청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 “2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며, 이는 가히 “사회적 타살”이라 할만하다. “12퍼센트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자살로 인한 사망은 17.7퍼센트”이다.(p.24)
다음 한 문단은 이러한 청년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준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등록금으로 수천만 원의 빚을 지어야 하는 한국의 20대, 연간 1000만 원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와 자식이 모두 비정규직으로,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한국의 20대, 청년실업 100만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대학에서조차 치열한 학점경쟁과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한국의 20대, 그리고 취업준비생의 절반 정도가 ‘자살충동’을 느껴봤다고 대답하는 한국의 20대, 과도한 대학등록금과 청년실업 100만시대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대학생의 12퍼센트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한국의 20대.”(p.23~p.24)
저자가 보기에 청년들의 이러한 답 없는 상황은 ‘절망의 트라이앵글’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시대’ ‘청년실업 100만 명ㆍ비정규직 900만 명 시대’ ‘20대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무관심’ 이 세 가지 문제가 20대에게 새로운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p.24)
이렇게 절망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는 청년들이지만 저자는 이들에게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의 청년은 “지역을 넘어 세계인과 평등하게 소통하고 논쟁해온 세대”로써 “권위주의를 혐오”하고 “개방적”이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참여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세대”로써 “더 참여적이고 더 열정적이며 더 유연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세대이다.(p.25) 이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본격적으로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청년들에 대한 관점을 인지할 것을 주문한다.
“지금 한국의 20대에게는, 매일 새로운 언어가 탄생하고 매일 새로운 담론이 만들어지며 매일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는 ‘인터넷 공간’을 제외하고는 한국사회의 진보건 보수건 모두 보수적으로 보일 것이다.”(p.26)
“확실한 것은 지난 10년간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정치세력 모두 한국의 20대들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p.27)
저자는 이러한 인식들을 바탕으로 세 가지 절망의 트라이앵글 중 첫째인 등록금 문제를 다룬다.
<최근 열기를 띠고 있는 반값등록금 집회>
1. 등록금
등록금 약 4000만원 = 지방 아파트 전세 자금 = 노후자금의 대부분 = 비정규직 임금 3~4년치 = 20대 대학생 졸업 후 20대 끝날 때까지도 마련하기 힘든 액수(p.51~p.52)
물가가 오르면 등록금도 오른다. 그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지난 10여 년간 대학등록금은 물가인상률의 두 배에서 세 배 이상 인상되어왔다”는 것이다.(p.32) 대학들은 높은 인상률에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고 있지만 ‘6조 원 규모의 적립금’은 그 이유들을 무색하게 한다.(p.35)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2006년 말 6조 3190억 원 … 주요 대학들은 3000~5000억 원씩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지난 해 8~12퍼센트씩 등록금을 올렸다. 게다가 적립금은 용도가 불분명한 기타 적립금(42퍼센트)이거나 땅 사고 건물 올리는 건축 적립금(40퍼센트)이 대부분이다.”(p.36) 이른바 ‘묻지마 적립’이다.
심지어 각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률을 담합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 대학들은 매년 초 정기총회에서 기획처장이나 재무처장들이 모여 해당년도의 대학등록금 인상률을 전국적으로 정하고 각 개학들은 이에 맞추어 학생들과의 등록금 협상에 임한다.”(p.37)
저자가 보기에 등록금 문제의 해결은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한국사회의 대학교육의 구조’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1]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일개 대학 차원에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2] “등록금 1000만 원 시대의 원인 대학교육의 구조 그 자체에 있기 때문에 이 구조를 바꾸는 것은 필연코 한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문제와 연결된다”(p.38)
이는 “국가가 고등교육, 그러니까 대학교육에서 담당하고 있는 비중이 지나치게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p.39) 다음의 표는 이를 잘 보여준다.
<표> GDP 대비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교육비 비율 현황(p.39)
저자는 또한 한국사회 대학 구조의 핵심 문제 중 하나로 “‘대학서열화’”를 지적한다. 이는 “한국 사회만의 특이한 대학교육 체제”이다.
“전 세계의 어떤 나라도 전체 약 300여 개의 대학에 1등부터 300등까지 등수가 매겨져 있고, 매년 수십만 명의 고등학생들을 시험 등수별로 줄을 세워 1등 대학부터 300등 대학까지 입학시키고, 다시 대학 졸업생들을 줄을 세워 출신 대학별로 취업시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p.40)
저자가 보기에 대학서열화 문제는 등록금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대학서열화 체제가 등록금 인상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은, 이른바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서열에서 상위에 있는 대학들이 우수한 인력과 자본을 독점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이를 다른 방식으로 동원해서라도 어떻게든 쫓아가지 않으면 안 되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p.41)
“가장 비극적인 것은 이른바 국공립대학들도 이러한 대학서열화 체제에서 사립대학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p.41)
“서울대, 연고대 등이 우수한 인력과 자본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를 쫓아가려는 지방의 사립대와 국공립대들이 경쟁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으며, 서울대, 연고대 등은 여유 있게(?) 등록금을 이에 맞추어 적절히 인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p.42)
저자가 보기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히려 대학서열화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며, 이는 동시에 “사교육이 비대하게 팽창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p.42)
저자는 또한 대학들이 적립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2007년 11월 “교육부는 각 대학의 적립금의 50퍼센트를 주식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p.47) “대학들이 주식투자를 통해 매년 10퍼센트에 달하는 이익을 보기는 했지만 이를 등록금 동결이나 인하에 사용한 예는 전무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주식투자 과정이 공개된 적도 없다.(p.50)
또한 비싼 등록금은 자퇴, 장기휴학, 학점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오며 이는 ‘대학내 양극화’가 심화됨을 의미한다.(p.53) 즉 “대학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집중도를 현저히 떨어트리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p.53)
저자는 극도로 늘어난 등록금으로 인한 학자금 융자제도 이용 증가율에서 등록금과 청년실업의 연관성을 본다. [융자상환에 대한 압박 → 비정규직 일단 취업 ‘묻지마 취업’ → 반복 실업, 니트족 발생]의 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청년들의 눈은 살기 위해 ‘높을’(그들의 표현) 수밖에 없다.
“4년 치 대학등록금 4000만 원은 대기업 대졸 신규취업자의 1년 치 연봉을 다 쏟아 부어도 만회할 수 없는 액수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한 달에 88만 원을 바든 비정규직이나 기껏해야 연봉 1200~1500만 원 정도 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p.56)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 청년들이 중소기업 일자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등록금이 연간 1000만 원에 달하게 된 현실 때문에 청년들이 중소기업 일자리를 회피하는 것이다.”(p.56)
이러한 등록금으로 인한 문제들은 다만 청년들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부모/가족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녀의 등록금은 중산층 집안에도 걱정거리이다.
“최소한 4년에서 5년간 대학등록금으로만 4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하는데, 이 정도의 액수는 앞에서 언급한 평생 동안 가장 소득이 높은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저축 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신들의 노후 준비는 포기하다시피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안정적인 적금이나 저축보다는 주식이나 펀드 등에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하게 된다. 즉 자녀의 대학등록금과 부모 세대의 노후 보장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p.57)
중산층 집안에서도 그러한데 서민 집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 노동자, 서민층에서 45세의 연령은 이미 정리해고 대상이다. 1997년 IMF 이후 변화된 한국 사회의 노동조건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p.57) 때문에 서민들은 “정리해고 되지 않고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작업과 특근 등을 반복하며 가장 높은 노동강도를 유지하게 된다.”(p.58)
만약 정리해고 된다면(그 가능성은 낮지 않다.)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할 뿐이다.
[1]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월 10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으며 자녀가 대학을 졸업해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를 뚫고 취업하기를 기다리는 것”
[2]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장사를 하는 것” 몰락(p.59)
저자가 보기에 등록금 문제는 “‘세대 간 갈등’ ‘세대 간 착취’ 문제”, “20대에게 ‘88만 원 세대’라는 이름을 붙이며 이들의 미래를 막고 있는 것이 기존의 성공한 386세대라는 주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등록금 1000만 원 시대,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와 관련이 없는 일부 부유층, 특권층과 나머지 서민들의 대립이 더 본질적인 대립 구도”이며,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는 세대 간에 대립하는 구도보다는 계급 간의 갈등이 여전히 본질적”이라고 주장한다.(p.59)
저자는 대학등록금이 다음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1] “대학교육을 비정상적으로 만든다.”
- “학생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본인들의 미래를 고민하기보다는 무조건 투여한 만큼 돌려받고 싶어 하게 된다.
- “기초학문의 경우 이미 대학원생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학부 때붜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 현상” 일어남. “취업양성소로 전락”(p.60)
[2] “교육을 통해 사회양극화 심화”(p.60)
- “한국 사회에서의 대학교육은 그동안 계층 간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
사교육비 교육양극화, 대학등록금으로 교육양극화 심화(p.61)
[3] “청년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문제”(p.62)
이처럼 대학등록금 문제는 “20대에게 … 생존의 문제이며 평생의 전망을 결정하는 문제”이고 “노동자, 서민들의 생계문제”이며 “사회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이다.(p.64)
다음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절망의 트라이앵글 중 두 번째,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것이다.
<맞다. 20대 태반이 백수다>
2. 청년실업
저자에 의하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공식적으로 7퍼센트 정도(35만 명)로써 유럽 20%보다 수치상으로는 적은 것으로 보이기 쉽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가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시키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취업준비자 40만 명, 구직단념자 26만 명 포함하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19.5%에 이른다.(p.90~p.91)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수치상 취업자에 들어가는 청년들의 상당수가 인턴사원, 계약직 등 비정규직이다. 이는 고용의 질이 하락했음을 의미하며 청년들이 ‘무한경쟁의 장’에 놓여있음을 의미한다. 많은 청년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 다단계, 도박, 자살의 유혹에 신음한다.(p.94) 저자는 청년실업에 대한 통상의 시각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청년실업’이라는 문제를 실제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직을 경험한 35만 명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가뜩이나 사회복지가 안 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청년실업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미래에 자신의 삶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위협 받고 있는 이 땅 청년들 전체의 문제로 바라볼 것인가다. … 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면 될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청년은 100만 명에 달하는 이른바 백수(?)만이 아니라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300만 명의 학생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수백만 명의 청년들까지 포함된다. 그리고 해결방안은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p.92)
저자는 (양질의) 일자리 축소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1] 1997년 IMF 사태
- 30대 대기업 중 17개가 무너졌다.(한보철강, 삼미, 진로, 대농, 기아, 해태, 뉴코아, 쌍용, 한보, 동아, 고합, 우성, 벽산, 아남, 나산 등)(p.94)
[2] “중간규모의 일자리인 은행권 일자리들이 사라져버렸다.”
- 은행의 대규모 구조조정 / 남은 일자리 중 절반은 비정규직화
그뿐만이 아니다.
“2003년 ‘내수경제 붕괴’가 오면서 그나마 고졸 청년층의 고용을 담보해주던 서비스업과 자영업마저 무너진다. … 음식업소의 60퍼센트가 2년 안에 폐업하고 있으며 10년 이상 살아남은 음식점은 100곳 중 7곳에 불과하다.”(p.95)
저자에 의하면 현재의 청년들에게 청년실업은 등록금과 연관되어 이중의 고통으로 나타난다. 학자금 상환의 압박으로 인해 ‘묻지마 취업’이 발생한다.(p.97) 이는 “월 88만 원을 받는 20대 비정규직이 되더라도 일단은 취업을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킨다.(p.98)
저자가 보기에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큰 손해이다. 청년들이 오래 다닐 리가 없기 때문이다. “1년 정도 다니다가 그만두고 ‘공무원시험’ 등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아는 바이다. 2008년 신입사원의 평균 퇴사비율 28.8%에 다다른다는 ‘인크루트’의 조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p.99)
또한 많은 한국의 청년들은 불안정한 미래에 고통 받으며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영위해나간다.
“현재 20대 구직자의 35.4%가 아르바이트 중이며 이 중 29퍼센트가 아르바이트를 두 개 이상 하고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못 구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35퍼센트에 달한다.”(p.100)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준비를 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가 그만둔 후 다시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한다. 즉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생계형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사실은 청년실업자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 생계형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이 현실화되지 않은 조건과 청년시업 100만 명이라는 조건이 결합하면서 한국의 20대 청년들은 ‘비정규직’과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절망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p.101)
이는 취업준비과정이 길어짐에 따라 그 동안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취업준비자는 2009년 1월 기준 53만 명으로 공식 청년실업자 30만 명보다 많다. 이는 “취업준비자로 취업을 유예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p.102) 이들은 실제로는 ‘장기 청년실업자’인 셈이며 구직단념자, 백수로 전락하기도 한다.(p.103)
청년실업은 청년들은 정신적 불안 상태로 내몰며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 이르게 한다. 2007년 6월 ‘잡코리아’가 20대 구직자 1082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47.3%가 취업 스크레스로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으며, 분당 서울대병원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12%가 우울중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2007년 전국대학생신문기자연합 설문조사에서도 “45.3%가 청년실업 문제를 일상적인 고민으로 여기고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까지 느낀다는 비율이 16.5%”에 이른다고 한다.(p.105) 이렇게 고통받는 2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17.7%)(p.106)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청년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청년들의 ‘초임 삭감’과 10만 명에 이르는 ‘인턴세대 양산’”이 그것이다.(p.135) 저자가 보기에 “초임을 깎고 새롭게 만드는 일자리의 거의 100퍼센트가 10개월 이내의 ‘인턴’ 일자리라는 것은 실업률 통계를 조작하기(?) 위해 20대들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것”에 불과하다.(p.137) 저자는 이러한 상황이 20대를 ‘버려진 세대’, ‘방치된 세대’, 종국에는 ‘사라진 세대’로 만들어 이에 따른 사회적 손실이 지급해야 할 임금의 총액보다 몇 배는 더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는 “특정 세대를 ‘학살’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일갈한다.(p.139)
저자는 일단 책 중간의 대담에서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간략하게 피력한다.
“연간 1000만 원에 달하는 대학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거나 한국 경제의 내수 경제가 어떤 식으로든 좀 살아날 때까지 당분간 버틸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금 청년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고용보험을 적용해준다던지 하는 사회보험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일 겁니다.”(p.128)
다음으로 살펴 볼 것은 절망의 트라이앵글의 마지막, 청년들에 대한 오해에 관한 것이다.
<저항하는 청년들을 보라>
3. 20대에 대한 오해
저자는 새로운 세대가 보이지 않으며, 이는 이전 세대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다.
“새로운 세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의 30대 초반이나 20대들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현재의 386세대가 … 후대를 양성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p.144)
청년들의 보수화는 사회구조로부터 비롯된다. “지난 20여 년간 그리고 1997년 IMF 이후 10여 년간 한국의 20대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20대들이 깊은 냉소 속으로 빠져들 때 그들을 외면한 것이 현재의 386세대들도 함께 살아가는 한국사회였”다. 때문에 20대의 보수화를 비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p.144)
저자가 보기에 청년들의 보수화는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은 IMF 이후 변화된 한국경제의 구조와 그 이후 진보ㆍ개혁진영이 걸어온 노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저자는 “20대 전반의 투표율과 20대 후반의 투표율의 차이”를 눈여겨본다.(p.147)
<표> 최근 주요 선거 연령대별 투표율(p.148) (단위: %)
저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2002년 대선에서 57.9%의 투표율을 보였던 당시의 20대 전반(97학번~01학번)들은 5년 후인 2007년 대선에서는 42.9%의 투표율을 보여 무려 15퍼센트나 하락했다. 이는 평균 투표율이 2002년 대선 때 약 70퍼센트 하락한 것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p.149)
저자는 이 시기에 “대학등록금과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음을 지적한다. 청년들은 “2002년에서 2007년 사이 정치에 환멸과 냉소를 보이는 세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2003년 내수경제 마이너스 경기침체, 2007년 청년실업 100만 시대는 이를 표현하는 것이다.(p.150) 즉 “20대 후반이 된 2002년에서 2007년까지의 대학생들을 급격하게 탈정치화로 몰고 간 것은 바로 386세대들이 주도했던 노무현 정권”이라는 것이다.(p.151)
저자는 청년들의 투표율 저조는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임에 투표한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그들이 사회 전체에 대해 보이는 환멸”과 “이것을 받아 안지 못하는 사회구조와 정치세력들”이라고 지적한다.(p.151) 문제는 청년들의 보수화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만들어낸 사회와 정치/사회주도세력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진보든 보수든 윗세대가 잘 주목하지 않는 청년들의 성향에 대해 언급한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의 청년세대는 “윗세대들보다 훨씬 탈권위적”이고 “수평적인 관계 맺음에 더 적극적이고 익숙”하며 “소통과 논쟁에 더 익숙”하다. 오히려 “절차만을 강조하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이들의 수평적이고 적극적인 논쟁과 토론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p.152)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지역주의를 극복”하여 “탈지역주의”적이고 “양성평등에 더 익숙”하다. 동성애 문제나 “이주노동자나 문화적 다양성, 환경보호 등에 있어서도 … 진보적”이다.(p.153)
저자는 청년이 이러한 성향들로 인해 “진보나 보수의 기준을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태도, 통일이나 미국에 대한 입장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인권, 평등, 세계적 주제에 대한 관심 여부 등으로 옮긴다면 20대보다 더 진보적인 세대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다.(p.154)
이를테면 “현실사회주의 국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지금, 20대들에게 자본주의 체제는 일단은 수용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지만 “신자유주의에 대한 거부감”은 커져간다.(p.155) 진보정치세력에게 세계화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식되지만 “지금의 20대에게 세계화란 ‘국제적’이라는 말과 거의 동의어”로 인식되며, “그들은 이미 세계화되고 국제화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한 반대는 역행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어떤 세계화이며 누가 주도하는 세계화 또는 국제질서인가다.”(p.164)
저자는 위와 같이 3가지 절망의 트라이앵글의 각각의 문제와 그것의 관련성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4. 대안
4-1 등록금문제 대안
저자가 보기에 “당장 국가예산의 일부를 대학등록금 액수를 줄이는 데 사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1] “한국의 대학교육 대부분을 사립대가 맡고 있다”
[2] “대학등록금 문제를 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시키거나 주요한 사회적 의제 중에서도 우선순위에 놓을 수 있을 만큼 해당 주체들의 힘이 크지 않다”(p.198)
다시 말해 사립학교 중심의 한국사회 대학교육구조와 약한 청년 주체가 걸림돌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지금 “중요한 것은 바로 20대들이 다른 세대와 연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학진학률이 83퍼센트라는 것은 전 국민의 집에 대학생 자녀가 한 명쯤은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등록금 문제는 모든 세대의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이 될 10대들과의 연대도 고민”하고, “대학입시제도의 개혁도 고민해볼 만한 문제”가 된다.(p.199)
저자는 등록금 문제에 관하여 내놓는 대안은 “등록금 후불제Graduate Tax”이다. 등록금 후불제란 “학교를 다닐 때는 돈을 내지 않다고 졸업 후 취직한 다음 일정 정도의 소득에 도달했을 때 세금의 형태로 내는 제도”를 말한다.(p.45) 이는 ‘졸업세’라고도 불린다. 저자가 등록금 후불제를 제안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공립대학들이 후불제의 도입으로 등록금이 월등히 싸진다면 대학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싼 사립대학들에 비해서 상대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립대학들의 등록금이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국공립대로 진학하고자 하는 다수의 서민, 노동자 집안의 자녀들이 늘어날 것이다. 재정이 부실한 지방 사립대들의 경우 학생들과 부모, 교수들이 노력하여 준 국공립대학의 형태로 전환하고 후불제를 도입하면 대학 재정에도 월등한 이점이 생길 것이다.”(p.200)
저자는 이 외에도 등록금 후불제가 청년주체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등록금 문제가 전 세대의 문제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세금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다. 등록금 후불제로 인해서 대학등록금이 향후 20대들이 감당해야 할 세금이 된다면 20대들은 각종 선거에서 등록금에 해당하는 세금을 두고 정치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p.201)
“대학등록금 문제가 세금의 문제가 되는 순간 이것은 20대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의 문제가 된다.(p.201)”
“등록금 후불제가 도입된다면 바로 이 부분에서 20대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력하게 작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 그만큼 20대들의 단결력도 더 강해질 것은 당연하다.”(p.201)
저자는 또한 등록금 후불제가 장기적으로 한국사회 대학교육구조를 변화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한다.
“현재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고 있는 부실한 사립대학들을 등록금 후불제 네트워크에 포함시켜가면서 준 국공립화해나가는 것을 병행하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대학교육 체제를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균형이 맞는 체제로 차츰차츰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p.201)
“정부의 입장에서도 부실한 사립대들을 구조조정하면서 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것보다 등록금 후불제를 통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도 줄이고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준공립대학이 생기는 것이 훨씬 이득임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p.202)
4-2 청년실업 문제 대안
청년실업문제는 당연하게도 비정규직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청년들에게 비정규직 투쟁에 무조건 나서라고 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그가 보기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청년을 보호해줄 성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조금이나 해결되기 위해서는 9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어야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니 20대 젊은이들에게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위성은 있어도 당장 20대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어떤 싸움이든 일단은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작은 하나라도 갖추어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20대들처럼 그 작은 무기 하나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다른 계급, 다른 계층과의 연대에 소극적인 수밖에 없다. … 따라서 청년실업 문제를 20대들이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노력 속에서 힘을 기르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세대를 ‘보호’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보호해줄 ‘성’을 쌓는 것이 필요”(p.203)
저자가 보기에 현재의 “대학생들과 20대들은 인텔리가 아닌 노동자에 가깝게 변화”해왔다.(p.205) 따라서 필요한 것은 학생회라기보다는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신장시켜가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p.204) 다만 저자가 보기에 청년 세대 문제와 노동 일반의 문제의 결합은 기존의 노동조합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산업이라는 구분을 넘어 한 세대가 노동조합을 구성하는 새로운 실험” 즉 청년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p.206)
“실업자도 노동조합원이 될 수 있으며 노동조합을 통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다. 본인이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노동조합을 통해서 정당한 권리를 회사에 요구할 수 있으며 임금인상이나 다양한 복리후생도 단체행동을 통해서 쟁취할 수 있다. 한국의 20대들이 새롭게 구성할 ‘2대 노동조합’ ‘청년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통해 20대들의 실업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결해나갈 수 있다.”(P.205)
청년유니온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4-3 20대에 대한 오해를 넘어 연대하기
지금까지 지적된 문제들은 청년세대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년 주체는 청년문제를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다른 세대와 연대해야 한다.
“대학등록금 문제에서는 이제 막 자녀들을 연간 등록금 1000만 원에 달하는 대학에 입학시켜야 하는 386세대들과 연대해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에서는 똑같이 비정규직 문제를 겪고 있는 40~50대 비정규직들과 연대해야 할 것이다.”(p.210)
저자는 청년세대 직접 주체로 나서 “자신들을 대변해주는 ‘정치세력’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정확히는 기존의 정치세력들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보기에 현대의 청년주체가 형성되어 “자연스런 세대교체의 시기를 미룬다면 그것은 공멸의 길”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20대들은 결국 사라진 세대가 될 것이고 386세대를 비롯한 기존 세대들은 현재의 사회구조를 바꾸어내기보다는 순응해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p.210)
저자는 “2009년부터 최소 2~3년간은 고통스러운 경제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사회양극화”의 심화를 의미한다. 현재의 청년세대는 ‘복수의 세대’가 되어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게 될지도 모른다.(p.213)
5. 결론
저자가 내린 “결론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그들 스스로 이러한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싸워가야 한다는 것이다”(p.215) 짱돌을 싸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주변의 고통 받고 있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들과 연대하고 결국 자신의 처지가 될지도 모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 겪는 고통과 차별에 맞서 연대하고 공감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한다.(p.217) 중요한 것은 ‘소통과 공감에 기반한 연대’이다.
“과거에는 폭압적인 정치권력이 사회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막아섰다면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요구하는 약육강식의 무한경쟁이 막아선다. 그 안에서 가장 급진적인 것은 바로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이다.”(p.217)
6. 에필로그
저자는 청년으로써의 삶에서 사라져간 것들을 고백한다.
“나도 지난 10년동안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서 사라져간 것들이 많았다. 따스했던 선후배 관계, 설레는 마음으로 서로를 탐하던 연애,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 동료애, 기성세대와 사회에 대한 알 수 없는 전투적 분노 등.”
그리고 청년으로써의 삶의 슬픔을 깨닫는다.
“어리석게도 이제 와서야 지난 10여 년간 세상에 너무 일찍 순응하고, 변해버렸다고 내가 비난했던 선배들,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이 사실은 당시 얼마나 아파했었던 것인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후배 청년들에게 미안하다고, 함께 싸워가자고 한다.
“내가 무엇을 미안해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지금도 많이 아프고, 앞으로도 많이 아파할지도 모르는 20대들에게 적어도 누군가는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누군가의 말대로 세상이 당신들을 버렸다고 속상해하지 말라. 사실 세상은 단 한 번도 당신들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제 당신들이 당신들의 세상을 새로 만들어가야 할 때다.”(p.219)
이 책이 씌어진지 2년 후, 당연한 것일지 모르지만 청년의 상황은 변한 것은 없다.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청년유니온이 만들어지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리라.
반값등록금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하여 강력한 저항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2년 전 정책팀장님의 관련 문제의식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보았습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청년 담론 읽기 1] '김예슬'의 "김예슬 선언" 청년에게 대학이란 무엇인가? 링크: 여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