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오래전부터 가슴속에 품어왔던 막연한 그리움과 설레임의 대상이었습니다.
기존에 했던 방식과는 다른 자전거 여행!
내 안의 동력과 자전거가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하는.....
지도를 보면서 제일 겁먹었던
성삼재, 정령치 그리고 수많은 고갯길을
과연 잘 넘을 수 있을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내 속엔 너무 많은 내가 있어서
어떤 나가 나를 힘들게 할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성취하고픈 뜨거운 열망으로 계획했던
이번 여행을 나는 치열하게(?) 즐기리라...
넘다가 쓰러질지라도~~~
남들이 객기부린다고 할지라도~~~
당초 함께 하기로 했던
유일한 여성동무 발사랑님이 집안일로 갑자기
못 가신단다...
시작부터 휘청~
고갯길은 아직 구경도 못했는데...
든든한 옆동무가 옆으로 새니
출발부터 힘이 쭉빠졌으나
여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과도 충돌해야하니....
이 또한 받아들일 수 밖에...
그리하여
8분의 건장한 늑대들과 가려린 호박꽃 하나
참으로 환장할만한 조화로다!
출발!
지리산으로!
나의 튼튼한 온 몸으로 너를 어루만져주리라!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높고 험난할지라도
맑고 높은 지리산 하늘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 주는구나!
한적함, 숭고함,청명함이 느껴지는 우리의 여행지!
지리산 도착
참으로 어여쁘도다!
우리가 다녔던 길 위에는 이처럼 풍성함이 지천으로 널브러져 있었다네~
중간 중간 쉼터 정자에서 밤을 까먹었던 고소함이 아직도 입가에~
갈림길에서~
쉼도 정자에서 운치있게~
보기만 해도 가슴이 뿌듯해지는 풍요로움~
신안면 원지에서 출발하여 첫번째 고개 예치터널과, 삼신봉 터널을 헉헉~ 숨가쁘게 오르니
또 다시 청학동 서당 마을이 더 높이 솟아 있네 그려~~
청학동이 사람 잡네!
하긴 공부하기가 좀 힘들어!
청학동에는 엄청 많은 서당이 밀집해서 성업중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서당에는 '대안학교' '인성 예절학교'라는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청학동 쉼터 정자 앞에 있었던 수석
곰같이 우직하게 공부하라는 뜻 같기도 하고...
무슨 뜻을 품은 石일까?
날개를 활짝 편 한마리의 학!
청학동 박물관 앞에서
사랑스러운 8명의 늑대들!
이번 여행중 9명 모두 담은 유일한 한장의 사진!!
왼쪽부터, 금손님, 만경님, 숲깊따라님, 들풀님, 금태양님, 깜생님, 아리랑님, 고선생님, 자수마초
청학동에서 1박하고
임도 시루봉 - 회남재로 접어드니
차츰 숨이 턱까지 차 오른다
안치환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의 노랫말 처럼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그럼에도 우리는 헉헉대며 치고 올라간다...
해발 740m 회남재
조식선생이 악양 명승지를 찾아가다가
회남재 넘기가 너무 힘들어 되돌아가셨단다.
회남재에서 바라본 악양 들판
저 황금 들판이 모두 최참판댁 소유란다.
회남재 정자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잠시.....
실제로는 엄청 가팔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별게 아니네....
남들은 엄살부린것으로 알겠네 ㅠ ㅠ
회남재에서 악양 들판까지 길~~게~~
신나게 다운~~
오메 신나는거~~~~~
"할무이!!!
서울에서 왔어요!"
"워~ 메~"
"워치코롬 왔당가?"
"자전거 타고 저 산을 넘어 왔어요!"
"오~~메~~ 징하고마~~~ "
"고 녀석들 참말로 물건이구마!"
" 음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참말로 저 때가 좋은겨~~"
청학동 팬션 식당 아주머니가 가다가 힘들면 먹으라고 덤으로 싸 주신 대통밥 4개.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거예요!"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대통밥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 와 봐!!!!!
다들 정신 집중해서 잡수시는데
만경님은 뭐하신당께?
석류!!!!
석류를 카메라에 담는 뒷모습이 석류보다 더 아름답군요!
코스모스보다 더 아름답소!
고선생님과 숲길따라님!
여행 첫날 카메라를 내동댕이질 해서 고장내고 ㅠㅠㅠㅠ
때마침 하루 전날 구입한 스마트폰으로 우리의 여행 추억을 담았는데
나름 화질이 그런대로 괜찮네요....
사진이 제대로 나올까 걱장 무쟈게 했는데!
박경리님의 토지 16권을 완독한 후 하동 평사리에 그토록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평사리 입성 !!!!
최참판댁 가는 길도 엄청난 고바위였다네~~~
최참판댁
최참판댁 솟을대문 옆 대청마루에서 내려다 본 악양 들판
들판 한 가운데 연인이 어깨를 기댄듯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
드라마 토지로 유명해진 뒤 서희와 길상 소나무로 이름 붙여졌다 함.
악양벌은 풍요로움을 넘어
신비함과 따뜻함, 토지를 읽은 독자라면 정서적 감동까지 더 해 주는 애틋함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구나!
최참판댁으로 출퇴근하는 양반 어르신(자원봉사하는 모델 입니다)
양반은 부동, 주시가 기본인지라,
방 안에서 목침을 괴고 고정자세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에
처음에는 밀랍인형인줄 알았답니다.
대하소설 토지는 구한말에 시작해 해방에 이르는 한민족의 비극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섬진강변의 작은 마을 평사리 촌민들의 얽힌 사연들이
일제하에서 찢기고 흩어지고 피 흘리는
삶의 비통함과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조선민중의 장엄한 서사시로 승화시킨
대한민국의 필독서라고 자부합니다.
소설의 무대가 평사리, 하동, 진주에서 연변 용정을 거쳐 만주로 전전할때
일제의 악랄하고도 숨도 못쉬게 조이는 살벌함속에서도
그 험난한 세월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꿈에도 잊지못할 그리운 내 고향 평사리로 돌아간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양반 어르신의 강의 경청
최참판!
최참판댁 관람을 마치고
참판댁 아랫녁에 자리잡은 장터에서
넙데데한 양푼에 말은 멸치 국수!
허름해 보인다구요?
맛은 최고였습니당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복면의 사내들~~~
♪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말 하동사람 윗말 구례사람~~♬
구경한번 와 보세요~~~♪
개똥쑥 잡셔 봤슈????
화개장터에서 사온 사과를 정자에서 맛있게~~
쌍계사 입구에서
- 지리산 둘레길 조성 공사중 -
산을 깍지 않고, 자연 그대로에서 손을 살짝만 대면 얼마나 좋을까?
진땀 닦는 중?
지리산 둘레길 여행자....
화엄사
고삿길에 피어난 들풀....
둘째날 숙박을 했던 화엄사 입구 지리산 파크
전라도 고등학교 축구부의 원정 하계 훈련이 이곳에서~
화엄사 출발하기 전 인증 샷!
지리산의 氣를 듬뿍 받은게야!
어쩜 이리도 샤방 샤방 할꼬??
성삼재를 오르기 위한 관문..
천년 고찰 천은사!
쌍계사, 화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중의 하나.
천은사의 유래는
절의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무서움에 떨게 하였으므로
이에 한 스님이 용기를 내어 잡아 죽였으나 그 이후로는 샘에서 물이 솟지 않았답니다.
‘샘이 숨었다’는 뜻의 천은사 이름에 대해
금태양님이 해설사 못지 않게 유창하게 설명 해 주셨어요...^^이뽀염^^
우리를 보자마자 절간이 떠나가라~왕왕!! 짖어댔던 녀석
단청은 언제봐도 질서정연한 반듯함과 화려함, 장엄함이 서려 있어요....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천은사 관람을 마치고
성삼재를 향하여!!!!
굽이 굽이 끝이 없구나~~
헉헉!
힘들당..
허리 아프당...
다리도 아프당...
걷고 싶당...
성삼재야! 너는 어느 만큼에 있는게냐?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내가 대단하게 느껴지는구나...
제 아무리 높다해도 하늘 아래 뫼이로다!
드디어 성삼재 도착!!
성삼재(해발 1,102m) 정복을 힘들게 마치고
예서 더 업힐해야 하는
정령치를(해발 1,172m) 갈것인가? 말것인가?
그러나
우리는 바보같은 결정을 내리고야 말았습니다.
-
-
-
정령치를 넘어 운봉으로 가자고!
성삼재에서 신나게 긴~ 다운을 했습니다.
저는 다운하고 찰떡 궁합이가 봅니다.
어찌 이리도 신나던지...
도계 삼거리 도착!
도계 삼거리에서 정령치로 가는 길
시작부터 발딱 서 있습니다. ㅜㅜㅜ
발칙하게스리...
잠시 휴식하면서 숨을 고르고...
이후 업힐 사진은 없습니다.
내 한 몸 올라가기도 힘든데....
드디어 정령치 도착!
현위치 표고 1,172m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뒷태가 이쁜...이 분 누구일까요?
이건 뭔 퍼포먼스래요?
정령치에서 바라보는 첩첩산중..
높은곳에서 바라보니 더 첩첩이로구나!
정령치가 성삼재보다 높기는 하나
저는 정령치가 훨 쉬웠습니다.
가파르기는 했으나, 내리막과 평지도 잠시 있어서
중간에 나름 쉴 수 있었습니다.
정령치를 넘어 운봉으로...
오전에 성삼재, 정령치를 넘느라 힘들었던 고생도
꽃을 보니 스르륵 녹아버리고
어느새 꽃과 함께 꽃미남이 되어....
여행 내내 이렇게 맑고 높은 하늘을 보여 주었답니다.
남도 소리 기념관 ?
잠자리 날다!
지리산 여행이 4번째라는 들풀님!
지난해에 마천(?)에서 늦은시간에 잠잘곳을 찾아 헤매다
이 분 박창식님을 만나 하룻밤 묶어간 인연을 찾아 감사의 선물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이런걸 휴머니즘이라고 하지요!!
도법 스님의 종교 평화 선언 中 한 말씀!
지금까지는 종교가 세상을 걱정했으나
오늘날은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고..
종교인의 각성을 촉구하는 신선한 충격을 주신 도법 스님이 계신 실상사..
소박하고 아담했던 실상사
엄천강
동강식당에서의 아침
식당 뒷편 텃밭에서 상추를 따서 상추쌈을
갓 수확한 상추의 신선한 아삭함이 어찌나 맛있었는지....
방금전에 밭에서 따온 상추를 식탁에 올리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자수마초는 8명의 남자를 지키고 먹이기 위해 안 먹고, 안 자고
그렇게 하면 안 될것 같아 잘 먹고 혼자서 여왕처럼 큰 방 차지하며 잘 잤어요..
그들을 잘 지켜주기 위해....~~ ㅎ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이시여~
부디 편안한 안식을 누리소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업힐 코스 방곡계곡 - 화림사 - 왕등재를 향하여
왕등재 임도
어찌나 험하고 가파르던지...
자수마초는 결국 마지막 구간에서 끌바를 하고야 말았습니다.ㅜㅜㅜ
왕등재를 가까스로 넘어 산청 도착...
마을 정자에서 우리 일행이 오는것을 보더니 벌떡 일어나셨던
귀여우신 할머니 삐끼!! ㅎ
"내가 아침에 밥 많이 해 놨어!"
"우리집에서 밥 먹고 가!"
"많이 오면 밥 모자라~ "
그리하여 4명만 할머니집으로...
5명은 인근 식당으로 헤어져서 점심 식사 함
식사할 동안 일광욕을..
후식까지 챙겨 주시는 할머니..
"음료수도 먹어...음료수 값은 안 받을께~~"
"시원한 물 먹어~"
큰 양푼에 얼음 동동 띄워서 ....
과일깍기의 달인이신 들풀님..
후식 한가지 더
'술빵'
식사 끝...아리랑님이 상을 번쩍 들어서 부엌으로..
할머니 잘 먹고 잘 쉬고 갑니다.
산청에서 점심 식사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 밭머리재를 넘어 원지로 갈 것인지
아님 이곳 산청에서 서울로 귀경할 것인지 협의를 거쳐,
만경님은 당초 계획했던대로 여행이 끝나고 경주로 가신다고 했으므로 경주행하시고,
숲길따라님은 지리산 홀로 여행을 계획했으므로 나머지 구간을 혼자 넘겠다고 하셔서 밭머리재로,
그외 7명은 산청 터미널에서 서울로 귀경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면서 너무나 많은것을 보고 담았기에
이 충만한 여행 후기를 어떻게 써야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아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
더 늦으면 안되지 싶어 지각 후기 간신히 올립니다.
일주일이 지났기에 그날의 감동이 많이 사라졌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생생하네요...^^
우리가 지나왔던 그 길들이 눈 앞에 아른 거립니다.
비지땀인지 진땀인지를 흘리며
굽이 굽이 돌아 태산 같았던 그 산의 정상에 섰을때의 희열감이란!!!
그야말로 몸은 혼신의 힘을 다해
파김치가 되었어도 끝없이 솟아났던 에너지는
함께 해 주신 님들 덕분이었습니다.
재미 넘치는 유머와 귀여운짓(?)을 도맡아
일행을 즐겁게 해준 골드썬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보여주신
멋진 청년 아리랑님과 들풀님,
들풀님의 단짝 금손님의 넉넉한 마음,
절친사이 고선생님과 깜생님 두 분의 아름다운 우정,
초면임에도 오랜지기처럼 편안했던 숲깊따라님
예전의 만경은 없고 엄청나게 업글되어 발딱 고개만 나오면 신나했던 만경님
모두 모두 최고의 여행동지이셨습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극기 훈련에 가까웠던
이번 여행길에서 함께 한 시간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입니다.
눈이 부시게 찬란했던 지리산의 파란 하늘과
우리가 내려다 봤던 지리산은 누가 뭐래도
지금 이 순간 우리 9명이 주인입니다.
끝으로 지리산을 편안하게 품안길로 이끌어 주신
길도사 들풀님 감사합니다.
우리가 지나왔던 여행경로 (영진출판사 1/50,000 지도책 기준)
482p 신안면 원지 - 입석리 - 481p - 덕천강 - 시천 - 20번도로 - 59번 국도 -
내공리 - 하부 저수지 - 20번 좌회전 - 예치터널(1047도로) - 판기(좌회전) - 삼신봉터널 (목개재) - 목계리(청학동)508p - 시루봉 - 회남재 - 등촌리 - 악양 - 평사리 최참판댁 - 19번도로 섬진강 - 화개장터 507p - 쌍계사 - 피아골 - 섬진강 - 토지면 - 운조루 - 마산 478p - 화엄사 - 천은사 - 성삼재 - 도계삼거리 - 정령치 - 운봉면 - 인월면 - 산내면 - 달궁계곡 - 뱀사골 - 453p - 실상사 - 마천 - 454p - 엄천강 - 산청함양추모공원 - 방곡계곡 - 왕등재 - 수철리 - 481p - 산청 터미널 - 서울
{생략코스 : 산청 - 평촌리 밭머리재 - 대원사 - 삼장 -시천 - 덕천강 -원지 }
여행경비 보고서 입니다.
후원금으로 받은 10만원은 여행경비가 부족하지 않고 남았으므로
감사한 마음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