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봉화 6길(골내근길) : 부발역 - > 세종대왕릉역
봉화 6길 출발지는 경강선 부발역이다. “부발읍은 본래 부모곡면(夫毛谷面)과 발산면(鉢山面) 지역으로 이후 부면과 발면으로 개칭되었다가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합병되어 부면의 '부'자와 발면의 '발'사를 따서 부발면이 되었다가 1989년 부발읍으로 승격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퍼옴}
행정 구역을 개편하면서 합병하는 마을의 명칭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마을 이름으로 정하는 것은 청산되어야 할 일제의 잔재이다. 우리의 지명에는 설화, 얼 등 유래가 서려 있어 한 글자씩 따서 지명으로 삼는다면 선인의 얼, 삶 등이 매몰되기 때문이다.
사물에 대한 이치를 담아 명명한 우리의 아름다운 지명들이 일제 강점기에 행정 개편을 통해 그 본래의 의미가 훼손되고 잃어버린 아름다운 지명들이 태백산맥, 소백산맥 등이 대간, 정간, 정맥으로 되살아 난 것처럼 우리의 지명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가 청산되기를 바라면서 봉화 6길을 걸어간다.
부발역 1번 출구를 나와 도로(신아로 92번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경강선 철도 아래를 지나 죽당천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죽당천을 오른쪽에 두고 둑방길을 걸어간다.
죽당천의 폭은 좁았으나 수량은 많고 바닥의 모래가 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맑은 물과 모래 바닥을 보니 문득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린 시절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 ”죽당천은 해룡산 북쪽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르며 복하천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하천이 통과하는 죽당리(竹堂里)라는 동리 이름에서 지명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 하였다.
맑은 물이 흘러 운동, 산책 겸용도로를 조성한 죽당천, 그러나 봉화길은 죽당천에 오래도록 발걸음이 머무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곧이어 다리를 건너 죽당천을 좌측에 두고 죽당로 인도를 걷는다.
천은 죽당천, 도로는 죽당로, 마을은 죽당리 죽당으로 가득 찬 곳에서 봉화길은 무단횡단을 하여 농로로 진입하여야 했다, 횡단보도가 설치되지 않아 무단 횡단을 하지 않으면 진입할 수 없는 곳이며 길 찾기 주의 지역이었다.
한적한 농로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푸르름으로 물들어 있을 곳인데 오늘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병충해 방지를 위해 밭을 태우고 있지만, 도시인의 눈에는 불이 난 것으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농촌의 풍경이다.
논보다는 밭이 많은 곳이 되어 여름에는 각종 채소로 풍성함을 이루었겠지만, 오늘은 영하의 차가운 기온이 대지에 차갑게 감돌아 황량한 속살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차가운 기운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힘차게 걸어간다.
경강선과 KTX 중부 내륙선 철도를 통과하여 이천 축산 농협을 지나 337번 지방도로에 이르렀다. (09시 40분) 봉화길은 도로를 건너 직진하는 길이지만 아침 식사를 하고자 잠시 봉화길을 이탈하였다.
1인분에 7,000원 하는 한식 뷔페였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맛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배불리 먹고 걷기에 임하니 힘이 솟는다. BELOVE 공장이 있는 옆길로 진행하여 송온리 논밭을 걸어간다.
소가 누워 있는 지형으로 축산, 고구마 등이 유명한 송온리에서 3번 국도 굴다리를 통과하여 수정리 마을 회관에 이르렀다.
수정리水井里는 ”이천시 부발읍에 있는 마을로 평야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자연마을에는 물 우물, 안말 등이 있다. 물 우물은 물이 용솟음치는 우물이 있다 하여 생긴 지명으로 수정水井이라고도 부른다.“ (네어버 지식백과)
수정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 양거리에 이르렀다. 이제 이천시에서 여주시로 진입한 것이다. 경기 옛길에서는 봉화 6길을 ‘골내근길’이라 명명하고 ‘협궤열차, 수여선(수원-여주)의 옛 흔적을 찾는 길’이라 고하였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여주의 최초 지명이 골내근현骨乃近縣이라 하였으니 봉화 6길이 남천주인 이천시에서 골내근현인 여주시가는 길이 되니 골내근길임을 알았고 이제는 수여선의 옛 흔적을 찾는다는 설렘임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논, 밭이 펼쳐진 양거리 벌판을 바라보며 양거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 양거 1교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봉화길은 다리를 건너지 않고 실개천의 둑길로 진입하여 양화천에 이르렀다.
”양화천은 이천시 남쪽 모가면 산내리와 설성면 대죽리에 걸쳐 있는 마옥산(磨玉山)에서 발원하여 모가면과 설성면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다가 대월면 남동쪽을 지나 여주시 흥천면을 거쳐 남한강으로 유입된다.
이천시의 대표적인 하천으로 유로 연장은 32km에 달한다. 하천 주변으로 대규모 충적평야가 발달되어 있는데, 이들 평야지대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천쌀의 주요 생산지이다. 지류로는 해룡천, 송곡천, 도리천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화천 [楊花川]에서 퍼옴
양화천 둑방길의 왼쪽에는 밭으로 펼쳐있고, 오른쪽으로는 양화천이 흘러간다. 냇가의 상징이지만 좀처럼 볼 수 없는 모래톱이 펼쳐있는 양화천은 인공이 가해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매화교에 이를 때 모래톱이 펼쳐있는 냇물에는 오리가 떼를 지어 놀고 있고 사방 어느 한 곳 막힘이 없는 드넓은 논, 밭은 내일을 기약하며 숨을 죽이고 있는 고요한 정적이 감돌면서 만물을 감당하여 생육하는 생기발랄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우리 땅을 걷고 싶다. 솔개가 하늘을 나는 역동적으로 사방이 탁 터져 펼쳐있는 드넓은 광야를 걷고 싶다고 화답하니 보답이라도 하듯이 그 이름 알지 못해도 가슴을 뛰게 하는 우리 산들이 위용을 드러낸다.
저 멀리 막힘이 없는 드넓은 벌판의 끝에서 정삼각형 모양의 봉우리로 겹겹이 쌓여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힘찬 기세로 뻗어있는 저 산세가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웅혼한 기상으로 다가왔다. .
그런데 애석하게도 감격에 젖어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그 산들에 대해 이름을 알자 못하여 집에 도착하여 지도를 확인하니 양평의 용문산과 그 연릉이었고 맑은날 정상에서 일곱 고을의 내려다 보인다는 원덕의 추읍산이었다.
우리 산악의 활발발한 웅혼한 기상을 가슴에 듬뿍 안고 용은교 이르렀다. 용은교는 오늘날에는 자동차가오고가는 도로가 되었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수여선 열차가 다니는 철교였다고 한다.
수여선은 수원과 여주간을 잇던 협궤철도 노선으로 일제의 수탈정책에 따라 이천, 여주, 용인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쌀과 풍부한 임산 등을 공출해가기 위해 부설한 철도였다.
일제 강점기에 수탈을 목적으로 부설된 아픈 역사의 산물인데 수탈을 농산물의 수출로 미화하며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하며 근대화에 이바지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백화천을 건너가기 위해서는 철도를 먼저 놓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리를 먼저 놓아야 할 것인가? 백성의 삶보다는 수탈이 목적이었던 일제는 수여선 개설이 시급한 과제였기에 인도를 설치하지 않고 철교를 건설한 것이다.
수탈의 상징인 기차가 다니던 철교에서 민생의 다리로 바뀐 용은교를 건너 봉화길은 양화천을 왼쪽에 두고 걸어간다. 경기 옛길 홈페이지에서 봉화 6길을 걸으면서 수여선의 흔적을 상상하면서 걸을 것을 권장하였다. 그런데 어찌하여 용은교 인근인 매류리에 있었던 수탈의 상징인 수여선 역의 하나인 매류역에대해서 한마디의 언급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동차 도로를 걸어가는 위험을 해소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기하고자 함인가? 아니면 매류 역은 보건소와 슈퍼로 바뀌어 역의 모습을 볼 수 없가때문인가?
양화천 둑길을 매류 천으로 우회하는 길목의 세정중학교 인근의 341번 지방도로를 걸어가 매류 역의 흔적을 살펴보고 신지2리를 통과하여 세종대왕능역에서 끝맺게 할 수는 없었을까?
수탈의 상징과도 같은 메류역의 흔적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크지만 봉화 6길을 걸은 기쁨을 안고 신지2리를 지나 종착지인 세종대왕릉역 이르러 봉화6길 걷기를 마차었다.
● 일 시 : 2024년 11월 18일. 화요일.
● 동 행 : 김헌영 총무님
● 동 선
- 08시40분 : 부발역
- 10시10분 : 수정리 마을 회간
- 11시10분 : 용은교
- 12시00분 : 세종대왕릉역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총거j리 : 15.2km. 소요시간 : 3시간20분
● 교통편
- 출발 : 주엽- 신사- 판교 – 부발(전철)
- 귀가 : 세종대왕릉역 – 판교 – 양재 – 주엽(전철)
첫댓글 우리 국토를 걸으며 만나는 천과 지명의 명쾌한 설명에 마치 내가 걷는 착각에 빠지네요. 귀한 글에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