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9일이 장인어른 37주기 기일이다. 그래서 처가에 갔다. 처가는 순창군 복흥면이다. 제사를 지내고 다음 날 우리는 산소에 들러 성묘하고는 함평 용천사로 향했다. 집사람은 정읍의 무성서원을 가자고 헸으나 거기에는 다음에 갈 수 있으나 용천사 꽃무릇은 시기를 놓치면 볼 수 없기 때문에 집사람이 양보해서 용천사로 갔다. 복흥에서 함평 용천사까지는 약 60km이다. 우리는 내비가 안내해 준대로 갔다. 용천사가 가까워서인지 도로 양폎에는 상사화 즉 꽃무릇이 많이 심어져 있었으며 또한 지난 토요일 영광 불갑사 꽃무릇보다 더 많이 활짝 피어 있었다. 용천사가 가까울수록 꽃은 더욱 많았다. 내일부터 꽃무릇축제라 하는데 지금 17호 태풍 타파가 올라온다 하는데 축제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우린 주차장에 주차한 뒤 저수지 부근으로 올라가 꽃무릇을 보면서 갔다. 그런데 저수지 부근에도 많이 심어져있으나 이런 정도 가지고는 축제하기에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용천사 부근을 가니 그게 아니었다. 온 산 발밑이 상사화로 군락을 이루었다. 더구나 군락으로 있는 곳은 꽃도 빨갛고 보기에 너무 예뻤다. 간판이 있었는데 대한민국 100경 중에 48경으로 선택되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설명을 보니 40여만평이라니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넓은 상사화는 용천사 꽃무릇공원 뿐일 것이다. 그런데 축제가 이틀이라니 아쉽다. 더구나 태풍때문에 치루지도 못할 축제가 되버려서 안타까웠다. 그 많은 상인들이 축제 기간을 바라보며 물건들을 많이 가져다 놓았을터인데 말이다. 우린 상사화만을 바라보며 잠깐 짬을 내어 용천사로 갔다. 용천사는 대웅전 앞에 용천이라는 샘물이 있는데 그 용천의 샘 이름을 따서 용천사로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보니 다른 절과는 달리 용천사의 내역을 알리는 설명판이 없었다. 천불전, 산신각 등에도 설명판이 없었다. 단지 설명판이 있는 것은 용천사 석등과 용천 뿐이었다. 6.25때 빨치산과 공방전을 벌이면서 용천사가 불탔다고 한다. 너무 아쉽다. 천년불사가 타버렸으니 얼마나 안타까울까? 전성기에는 3000여 명의 승려가 있었다는 엄청 큰 절이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용천사를 관람한 후 다시 산책로를 통하여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엄청 많은 상사화를 보고는 다음에 고막천 석교로 갔다. 고막천은 나주와 함평의 경계를 이루는 하천인데 그 고막천에 석교가 있다는 것이다. 가서 보니 정말 돌을 두부처럼 네모 반듯하게 잘라 다리를 놓았다. 고려시대에 조성되었다고 하니 약 75여년 된 다리가 아닌가? 그런 다리를 그 당시에 돌을 자르는 변변한 도구가 없었을 터인데 어떻게 반듯하게 자를 수 있었을까? 무한 궁금하기도 하다. 도술로 자른 것은 아닐터인데 말이다. 건너보기도 하고 교각도 자세히 살펴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우리 선조들이 지혜와 기술들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그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우린 여수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