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선교사 대천덕 신부가 해발 915m의 심산유곡 덕항산 중턱에 '기독공동체'를 설립한 동기는,인근 황지 탄광촌에서 선교사로 일하던 영국인 데일리주교를 만난 일을 계기로 이곳에 예수원을 세워 그의 꿈을 펼치기로 결심한데서 비롯하였다.
주변 계곡에서 콸콸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삶의 젖줄로 충분했고,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고요한 이곳이 그가 꿈꾸는 이상향에 틀림 없었으리라.
산속으로 뻗어난 여러 갈래의 오솔길,산 아래 멀리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찰랑 찰랑 계곡을 흐르는 청아한 물 소리,바위 틈 들녘에 핀 야생화,늠름한 자세로 하늘 높이 뻗은 소나무와 낙엽송,소리 없이 불어오는 향긋한 산 바람,하얗게 쏟아내리는 10월의 햇볕에 타고있는 단풍의 물결,...이미 나는 속세를 떠나 유토피아에 온듯하다.
고 대천덕 신부의 부인 현재인(Jane M.G.Torrey) 화가는 국내외를 걸쳐 여러 번 미술전시회를 열어 박수갈채를 받았으며,지금은 예수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맏 아들 벤.토레이는 열세살 때 이곳에 와서 예수원 설립을 도우며 마을에 있는 국민학교에 입학하여 한국어로 공부하였으며,미국 시카고의 초등학교에서 보내 온 책으로 영어 공부에 힘울 쏟았다.
벤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예수원에 돌아 와, 분원인 삼수령훈련센터(Three Seas Training Center)원장에 취임하여 청소년을 위한 켐프,재활프로그램 센터, 컨퍼런스 센터등 어려운 사역에 매진하고있다.
삼수령 센터는 한반도 동쪽,강원도에 한반도 이념을 적시는 세 강의 발원지에 있으며,이 세 강의 발원지는 한반도의 허리,백두대간 위에 있다.
예수원 공동체는 수십년간 이곳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 낙동강,한강,오십천을 지나 한반도를 적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맏 딸 옌시는 생후 6개월 무렵 보자기에 쌓인채 택시에 실려 그 집 앞에 버려진,하얀 피부에 갈색 곱슬머리를 한 한국계 혼혈아로 입양된 딸이며,상냥하고 친절한 소녀로 성장하였다.
그녀는 '대명자'란 한국 이름으로 마을에 있는 국민학교에 다녔으며,집에서는 영어 공부에 힘을 쏟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옌시는 세살 아래로 태어난 여동생 버니를 등에 업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막내 딸 버니는 엄마 현재인이 마흔여섯 늦은 나이에 예수원에서 낳은 늦둥이로, 국민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집에서는 영어 공부에 전념하는 생기 발랄한 소녀로 자라났다.
그 후 버니는 플부라이트 장학생으로 서울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하며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 났다.
예수원에는 6명의 미혼 남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지하수 및 수도시설 관리,냉난방 시설 관리,사택 보수,산 나물 캐기등 힘든 일을 도맡아 일한다.
또한 예수원에는 이곳에서 결혼한 10 가정이 있는데,이들 가정에서 태어난 24명의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살고있어 이채롭다.
16명의 미혼 여자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을 운영하고,초등학생들의 과외 지도에 정성을 다하며,승합차로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고있다.
예수원에는 15명의 예비 수도사들이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하며 고된 훈련을 달게 받고있다.
이곳에는 예수원 가족외 단기 방문객등 하루 평균 95명의 식구들이 함께 어울려 공동생활을 질서있게 영위하고있다.
예수원 가족들은 식사 준비와 설거지,식재료 장보기,침대보 세탁,방 주변 청소,도서실 운영,선물의 집 운영,목공예 제품 제작,벤 트럭 정비,자동차 운전,벌통 가꾸기,채소 원예 가꾸기등, 힘든 일을 땀 흘리며 기쁨으로 돕는다.
대천덕 신부 내외는 그들의 자녀 삼남매들이 어릴 때,매일 저녁 1시간 동안 '로라 잉글스(Laura Ingalls Wilder)'의 자전적 소설인 '초원의 집'(Little House)등 흥미진진한 명작을 읽어주며 정서함양과 영어 공부에 도움을 주는등 지극한 자녀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