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탑건의 매버릭이 담은 뜻
우리에게 톰 아저씨로 친근한 할리우드의 스타 톰 크루스(Thomas Cruise)의 미국 액션 드라마 영화 《탑건:매버릭(Top Gun: Maverick)》이 한국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22년 9월 15일 현재 누적 관객 수가 8,141,669명으로 집계되었다. 원래 탑건은 미국 해군의 전투기 조종사 학교의 별칭이었는데 나중에 전투기 최고 조종사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이 영화는 코신스키(Joseph Kosinski)가 감독하고, 에런 크루거, 에릭 워렌 싱어,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각본을 맡았으며 1986년의 속편으로 36년 후를 배경으로 제작되었다. 전작에서 피트 미첼 ‘매버릭’ 대위 역을 맡은 톰 크루스가 대령으로 나오며 마일스 텔러, 제니퍼 코널리, 존 햄, 글렌 파월, 루이스 풀먼, 에드 해리스 그리고 발 킬머 등이 출연한다.
30년 이 지난 지금 동료들은 제독이 되었거나 전역했는데 매버릭은 만년 대령으로 군에 남아 있다. 이 정도 되면 퇴역해야 하지만 매버릭은 파일럿(pilot)으로 끝없이 하늘을 누비고 싶어서 군에 남은 것이다. 나날이 진보하는 첨단 비행기에 맞춰 매버릭의 조종 실력도 계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는 이미 공중전에 매우 탁월한 실력자가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사람보다 기계가 더 정확하고 활용도가 훨씬 좋다 보니 이 노쇠해가는 노병을 계속 군에 머물게 하기가 부담스럽다. 매버릭은 늘 전역 압박을 받는데 다행히 이미 제독이 된 그의 오랜 친구 아이스맨이 도와주어 잘 버티고 있다. 오히려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미국 해군 타격 전투기 전술 강사 프로그램에 복귀하여 적군의 우라늄농축저장소를 폭격할 젊은 비행사들을 훈련하는 교관의 임무를 맡긴다.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어 하는 그에게 이 직책은 마뜩하지 않다. 일단 교육은 하겠지만 험준한 계곡 사이를 적의 방공망 레이더에 걸리지 않게 저고도 고속으로 비행해야 하는 이번 임무는 비행 경험이 일천한 젊은 파일럿들에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매버릭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계보다 더 나은 실력을 입증하며 직접 그 작전의 팀장으로 합류한다. 매버릭은 비행훈련 중 사고로 죽은 그의 절친 구스의 아들 루스터와 짝을 이루어 천신만고 끝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모함(母艦)으로 귀환하는 도중 위험에 빠진 루스터를 매버릭이 구해주고, 동시에 적의 위협에 빠져 죽음에 처한 매버릭을 루스터가 구해준다. 둘은 적진에서 고물이나 다름없는 F-14 항공기를 탈취하여 엄청난 중력을 감내하며 오직 경험과 감각으로 적의 5세대 전투기를 물리치고 무사히 귀환한다. 매버릭은 디지털 시대의 무기로 임무를 완수하고, 아날로그 시대의 무기로 최첨단 무기들을 능가한 것이다. 최첨단 기계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는 시대에도 임무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감당한다는 메시지가 여운으로 남는다.
매버릭이 조종사로는 퇴역할 시기에도 탁월한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 붙여준 탁 네임(TAC Name) 즉 전술 공군 총사령부(Tactical Air Command)에서 부르는 별칭(call sign)인 ‘매버릭’에 답이 있다. 매버릭(Maverick)은 원래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소유자 표시의 낙인이 없는 소를 말한다. 어미 소에서 떨어져 나와 넓은 초원에서 마음껏 뛰노는 소라서 낙인을 찍을 수 없다. 이런 뜻의 매버릭은 어떤 굴레에 소속되어 있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의미하게 되어 반항기가 있어서 단체나 정당에 동조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인, 집단의 관습이나 규칙 따르기를 거부하는 사람으로 지칭되었다. 질서에 역행하는 자로서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어떤 제도의 틀 속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으로서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함께 공존한다. 탑건에서 매버릭은 그런 사람이다. 군대가 정한 오랜 관행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군인이다. 그래서 그는 군인 최고의 명예인 장군이 되지 못하고 퇴물처럼 취급받지만 최첨단 기계도 해결할 수 없는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며 생명을 구하는 해결사다. 진정 군이 원하는 사람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마음껏 창공을 나는 매버릭이다. 영화 《탑건:매버릭》은 자유가 제한당할 때 인류는 파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유는 태초에 하나님이 피조물 인간에게 부여하신 최고의 선물이다. 인간은 창조주가 허락하신 ‘자기 마음대로’의 삶이 자유인 줄 착각하고 하나님이 정하신 자유의 경계선을 넘고 말았다. 그 결과 자유를 빼앗기고 오히려 마귀에게 속박당하며 신음했다. 애굽 왕 바로의 통제 아래 자유를 억압당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신음을 들으시고 독생자를 통하여 인간에게 자유를 허락하셨다. 그것이 민주국가 국민이 누리는 특혜다.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제도였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시대를 정복한 군주가 이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천 년 세월이 지나 근세에 이르러서야 민주주의는 다시 꽃을 피우고 나라마다 열매를 맺고 있다. 자유가 보장된 시대에 인류 문화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드넓은 창공을 비행하는 매버릭처럼 우주를 향해 힘차게 벋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가 보장된 민주국가다. 지금 자유 대한민국은 그 끝을 모르고 민족의 저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세계의 하늘로 비상하고 있다. 감히 자유 제로 국 북한은 따라올 수 없는 비상이다. 군대라는 통제선에서도 자유를 만끽하여 무한 능력을 발산한 매버릭이 지금 자유 대한국인의 모습과 겹쳐진다. 영화 《탑건》의 매버릭처럼 그리스도인 역시 주 안에서의 자유를 만끽하며 온 세계를 무대로 삼고 하나님 나라를 세울 복음의 일꾼임을 명심하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32).
2022년 개봉된 탑건:매버릭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