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노동의 K문화가 노동자 의식을 지배
초국적 자본·독점자본·주연배우만 살찌우는 노동착취
영화산업보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더 열악해
경쟁문화와 혹독한 훈련이 K 문화 성공의 배경
지난 10월 14일 22개의 문화예술단체는 산업재해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부담시키는 현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예술인들은 설치, 공연, 촬영 중 사고가 많고 감정노동, 야간노동 등으로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다. 또한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예술인들은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로 분류되어 법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팀장이 일부 작업 전체를 계약하는 팀 단위계약 즉 턴키계약이나 도급계약이 예술계의 고질적인 병폐이다.
영화계와 달리 방송사나 제작사는 보통 임금, 근로시간과 수당 등에 관한 근로시간과 수당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을 회피하기 위해 턴키계약이나 도급계약 등을 프리랜서라는 명목으로 강요한다. 더구나 이동시간이나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에서 제외된다. 촬영의 경우 인맥으로 일거리가 배분되기 때문에 근로조건에 항의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예술노동자의 희생 아래 초국적 자본, 국내 대자본, 주연배우들이 명성과 수익을 독점한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00억 원, 제작사 수익은 50억 원, 넷플릭스 수익은 1조원 정도로 평가됐다. 특히 넷플릭스 시가총액은 오징어게임 공개 3주 뒤 28조가 상승했다.
이정재의 출연료는 20억 전후로 알려졌고 후속작에서 5배 이상 증액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정부의 압력으로 영화시장이 개방 된 후 헐리우드 자본에 대한 대항마로서 삼성과 대우 등 재벌이 영화에 투자했다. 그 이후에는 CJ, 롯데와 오리온 등 서비스 전문 그룹들이 영화제작, 영화배급, 상영관을 장악했다. 이들은 인위적으로 흥행작을 만들기 위해 광고비와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인건비는 절감했다.
뜬금없이 오스카 수상 소감을 발표해 영화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미경 CJ 부회장은 <기생충>에 100억 원이 넘는 홍보 예산을 퍼부었다.
K팝은 폐쇄적인 구조 안에서 소수의 연예기획사들이 재벌로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높았던 2021년 7월 기준 방시혁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약 3조 9,257억 원으로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보다 많았다.
음악계의 비인간적인 처우는 여전하다. 배고픈 복서처럼 주로 신분상승을 갈망하는 저소득층이다. 지방출신이 합숙과 끝없는 연습, 외모관리 그밖에 다양한 갑질을 견뎌낸다.
칼 같은 군무로 상징되는 K팝 시스템은 ‘태릉선수촌’과 같은 ‘엘리트 양성공장’에 비유된다. 영국의 가디언은 K팝의 성공 배경은 한국의 경쟁 문화와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배국남 전문기자에 의하면 최근 연예인 지망생은 200만명이 넘지만 성공하는 비율은 0.01%도 되지 않는다.
이처럼 독점자본이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연예인 지망생에게 비인간적인 처우를 강요하면서 만든 K 문화가 노동자민중에게 경쟁문화와 성공신화를 강요하고 있다.(김장민)
[출처] <노동자신문>, 준비2호·2022년 12월3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