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몸치의 댄스일기31 (영원한 몸치)
2004. 7. 5
댄스일기를 중단한지가 오래되었다.
100회까지는 올리겠다고 장담했건만 사람의 마음은 항시 변하고 환경도 바뀌고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정도 발생하고...
아무튼 초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댄스를 중단하거나 모던댄스에 대한 변덕심이 생긴 건 아니었다.
댄스일기가 중단된 기간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많은 시련과 아픔과 지울 수 없는 상처들로 얼룩진 기간이었다. 지금도 그것은 연속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말 못할 사정이라지만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알고 소문도 많이 났고 모든 게 현실이기에 담담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긴 거부할 수도 없고 발악해봐야 소용없다는 체념과 체념하지 않으면 미치거나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위기감. 그래서 정신과의 치료를 받으면서 약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 기간에도 나의 댄스생활은 변함이 없었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역시 내 체질은 솔로가 어울리는 것 같다.
파트너와는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상대방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기도 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하긴 파트너와 내 개인적인 문제만 열거해도 이미 100회는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내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잠시나마 나와 관련되었던 분들께도 누가 될 것이므로 더 이상 거론할 수가 없다.
지금부터는 예전에 했던 것처럼 나의 댄스에 관한 체험과 의견만 충실히 그리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나의 댄스 일기를 진행하고 싶다.
물론 예전처럼 솔로로 연습하고 공부하는 것에 관한 것으로...
요즘 솔로로 연습하니까 작년에 입문초기에 왈츠에 심취되었던 그 기억과 감동들이 다시 물밀듯이 나의 말초감각들을 자극시켰다.
그 환희와 행복감 희열 자아도취 무아지경의 환각 상태...
왈츠에서뿐만 아니라 탱고의 묘한 매력과 폭스트롯의 야릇하고 짜릿한 감동이 나를 미치게 하고 내 피를 끊게 한다.
거의 매일 한강둔치를 찾게 했다.
그 이유는 집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없어서 차안에서 시디음악을 듣고 늦은 밤 연습할 장소와 공간이 없어서다.
차라리 드넓은 한강의 다리 밑이나 잔디밭이 친숙하고 마음이 편해서였다.
우연히 레슨을 받다가 나의 사부님이신 김정현 원장님께서 한번 슬쩍 강습을 도와주기 위해 잡아주신 탱고와 비에니즈의 왈츠가 너무 황홀한 나머지 나의 잠재되었던 댄스욕구는 쉬고 있던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격한 감동으로 나를 불태웠다.
이제부터는 파트너문제로 말썽을 일으켜서 사부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미움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
오로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 차원 높은 레슨에 집중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모던 댄스에는 나름대로 기간에 비해 많은 경제적 시간적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다.
다시 입문초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할 각오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모던 5종목의 맛을 보게 되었다. 베이직 정도는 익혔지만 난 아직도 몸치일 뿐이다.
단지 모던댄스에 심취하여. 미친 듯한 연습만이 필요할 뿐이다.
[몸치의 댄스일기]는 이제부터 모던의 전 종목을 공부하면서 또 익히고 연습하면서 경험한 것들과 느낀 것들을 진솔하게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새롭게 다시 시작될 것이다.
2004.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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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p
강변마을님 댄스일기 오랫만에 쓰셨네요.....초보자님들은 처음 쓰신 일기보시면 좋은데..... 04.07.05 06:08
답글 알티
오랜만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또한 지나간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느낌니다. 공교롭게도 가까이 있었던 분하고 학기에 공부도 하여봄니다. 우리들 모두는 영원한 댄사모의 한가족 이라는 것에 추호의 변함이 없음니다. 소설 같은 일기 100회까지 끝까정 기대해 봄니다. 04.07.05 08:24
답글 마루
강변마을님 댄스에 성장하는 과정인것 같군요...... 04.07.05 08:27
답글 Jay Chang
강변마을님! 너무 궁금했는데요? 기대역시 계속되고 있는데요! 건강문제외의 사사로운 것은 생을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내용은 모르지만 댄스 계속 하시길 필히 권해 드립니다. 댄스도중 하차는 인생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거든요. 위내용은 솔직히 서구사회에서는 푸라이버시 문제이죠. 건강만하시면 04.07.05 10:44
답글 크리스탈
글 잘 읽었습니다. 댄스에 대한 열정이 절절이 느껴지네요. 강변마을님 화이팅. 04.07.05
답글 헵번
좋은 글 잘 앍었습니다 저도 댄스입문기를 쓰지만 마지막 남은 한편이 늘 부담으로 누르데요 강변마을님 심정을 알 것 같아요. 부담 갖지 마시고 쓰시고 싶을 때 쓰시면 될 것 같아요. 댄스를 사랑하시는 맘도 저와 일맥 상통 하네요 강변마을님 화이팅!!! 04.07.05 11:25
답글 CBM~
강변님의 댄스 일기 다시 읽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헵번님의 댄스 입문기 다음 편도 목빠지게 기디리고 있습니다. 04.07.05 16:09
답글 루베우스
키가 큰 신사분이 댄스를 잘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남다른 열정이 있었군요!...글 잘읽었습니다. 04.07.05 19:57
답글 woolly
너무 오랫만이네요...얼굴 한번 봅시당. 04.07.05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