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있으세요? / 정희연
토목공사는 대부분 에스오씨(SOC : 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으로 도로, 항만, 교량, 철도, 상하수도, 학교, 공항 등 그 규모가 크고 사회에 여러 영향을 미치므로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사업의 참여자도 많은 편이며 국토 교통부, 기획 예산처, 지방 자치단체(발주처), 설계사, 건설 사업 관리 용역 사업자(감리회사), 협력 업체, 시공사, 장비 또는 노무자, 그리고 사용자인 주민으로 구성된다. 목적물을 만들어 내는 최종적은 목표는 같지만 맡은 역할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지방 자체 단체에서 국토 교통부의 ‘국토 건설 종합 계획’을 기준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기획 제정부의 예산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이 확정되면 기본 설계와 실시 설계로 공사의 범위를 결정하고, 건설 사업 관리 용역 업체와 시공사를 선정하여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 발주처는 해당 공사 전반에 관한 감독 업무로 예산 편성과 설계의 변경등 사업 전반의 건설 사업 관리를 총괄한다. 건설 사업 관리자는 현장에 상주하면서 해당 공사의 건설 사업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시공사는 발주처와 공사를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받는다. 장비 와 노무자는 시공사의 지시로 공사 진행 순서에 따라 일하게 된다.
나는 건설 사업 관리 기술인이다. 설계서와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맞게 품질·안전·환경·공사기간·설계의 변경·민원 등을 검토하고 설계서와 다를 경우 이를 발주처와 협의하여 시공자에게 지시, 요구, 조정, 변경으로 해당공사의 건설 사업관리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정○진 대교를 건설 할 때의 일이다. 레미콘(콘크리트 제조 공장에서 운반되는 굳지 않은 콘크리트)은 겨울이 되어 온도가 떨어지면 굳지 않아 원하는 강도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온이 낮아질 거라고 예상되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레미콘 타설 후 일정 강도가 나올 때 까지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보호막(포장)으로 외부로부터 낮은 기온의 유입을 막아야 하고 내부 온도를 올리기 위해 용량에 맞는 스팀 보일러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시공사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작업을 하지 않겠다며, 보호막 작업을 하지 않았다. 현장소장과 품질 관리자를 불러 작업 전 제출된 한중 콘크리트 타설 계획서 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동절기 레미콘 타설 작업은 멈추어야 한다고 설명한 끝에 보호막 작업이 시작되었다. 며칠 후 또 문제가 생겼다. 스팀보일러를 준비해 시운전을 해야 하는데 기계를 반입하지 않고 기온이 떨어지면 그 때 전화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날씨의 변동은 현장에도 큰 영향을 주며, 우리나라 공사 현장마다 같은 조건으로 같은 날 보일러가 필요할 것이며, 설치하는데도 하루 넘게 필요한데 온도가 낮아진 준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번 더 질물은 던졌다.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고서 나중에 그 피해를 감당할 수 있으세요? 나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부분 공사 중지를 지시했고 그 이후 현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주민도 마을을 관광지로 만들고자 마을 앞으로 지나가는 도로를 녹색 또는 주황색의 칼라아스콘 포설을 요청해 왔다. 꼭 해야 한다고 단체 민원을 낸 것이다. 관광지로 지정된 곳도 아니고, 마을 주민보호구간으로 지정되어야 하는데 그 요건에 만족되지 않았다. 지역 군청에 협의해 보았지만 어려운 상황 이었다, 결국 칼라아스콘 포장은 하지 못하고 넘어갔다.
2022년 1월 ○○일 광주 현○ ○○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구조를 변경하고, 원가를 줄이려고 꼭 해야 할 것을 적게하고 생략해서 오는 부실이었다. 설계자, 건설 사업관리인, 시공자, 품질관리자, 안전관리자, 기타 외부 점검기관등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것을 보고 멈춤과 수정을 하지않았다.
건설현장은 여러 가지 지켜야 할 법과, 규정 그리고 규칙들이 많다. 건설기술진흥법, 건축법, 도로법, 하천법, 공유수면 관련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지방자치단체를 계약으로 하는 법률, 국도 건설공사 설계 지침, 철도 보호지구에서의 행위 제한에 관한 업무지침, 노동법, 환경법, 근로기준법, 하천법, 철도사업법 등 수 없이 많다. 최종 목표를 위해 약속된 규정을 지키며 여러 이해관계 안에서 서로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첫댓글 생소한 단어가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하시네요.
처음엔 이게 내 일인가 싶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평생 직업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일상 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려운 일하시네요. 바쁘신 데는 다 이유가 있군요.
공사 중간에 투입되어서 1학기에는 같이 하지 못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중요한 일을 하시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개개인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라 모두를 소통하며 가게 되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지만
더디게 가더라도 이제는 사공과 소통하며 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괴롭고 성가신데 지금은 익숙해 졌습니다.
다행 스러운 것은 우리나라는 법, 규정, 규칙등 시스템이 잘 가춰져 있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건설현장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소통이 멈출 때 큰 일들이 발생되는 것 같구요. 고맙습니다.
제 주변에도 건설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서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바쁜 중에 글쓰는 열정도 존중합니다.
고맙습니다.
규정을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텐데요. 현장에서 수고가 많으시네요.
그러게요. 보는 관점이 다를 때는 많이 때면 당혹 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처럼 법과 규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고 잘못한 것은 수정하도록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익에 눈이 멀어 아까운 목숨을 잃거나 더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들 처럼 학생들을 가르치는 거나 같은거 같습니다. 고무줄처럼 감정을 늘였다 줄었다가 아닌 기준과 규칙을 정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처럼요. 고맙습니다.
무슨 일이던 기본을 잘 지키면 큰 사고가 없을텐데 안타까워요. 선생님처럼 규정을 지켜 공사를 하면 좋을 텐데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바쁜 가운데 글을 쓰시는 걸 보면 대단하십니다.
작은 것에 그리고 일상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큰 결정에서 어찌하지 못하고 잘못된 흐름을 같이 해 중요한 순간을 안타까게 보낸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잘 가려야 할 것 같습니다. 선생인의 글을 읽고 많이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모든 직업이 다 귀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을 하시네요.
마음이 많이 쓰일 것 같아요.
힘내십시오.
응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