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6 주일설교
보는 사람이 가지는 사람이다
(마태복음 13:44-46)
지난여름에 제 친구가 산삼 두 뿌리를 캤답니다. 골프장에서 잘못 날아간 골프공을 찾다가 골프공 대신에 산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산삼이라는 것은 임자가 없어서 발견한 사람이 임자입니다. 문제는 산삼이 잡초 사이에 있으면 눈 뜨고 봐도 안 보인다는 것이죠. 어떻게 발견했느냐고 했더니 빨갛게 열매가 달린 것을 보고 발견했답니다. 그런데 열매가 달렸어도 그게 산삼인지 잡초인지 모르면 못 캡니다.
산삼은 휴면 기간이 있어서 몇 년 후에 그 자리에 가면 또 발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그 자리에 가 보라고 했더니 친구가 산삼을 캔 후에는 골프장에서 그곳에 위험지역, 출입금지 펜스는 쳤다고 합니다.
심마니들은 산삼은 신령님이 허락해야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했을 때 “심봤다”라고 외치는데 그것은 신(神)의 마음(心)을 보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하여간 남이 보지 못하는 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행운입니다. 이처럼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은 그것을 가지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물질만이 아니라 영적 은혜도 보는 자가 가지는 자입니다. 예수님도 천국은 보는 사람이 가지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3장 천국 비유에서 예수님은 천국을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천국은 극히 값진 진주를 찾는 장사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감추인 보화 비유와 진주 비유는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습니다. 감추인 보화 비유에서는 그 보화가 천국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진주 비유에서는 진주 자체가 아니라 진주를 구하는 장사가 천국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 두 비유는 어떻게 다르며 이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는 교훈은 무엇인지 깨달으시기를 축원합니다.
1. 밭에 감추인 보화 비유
이스라엘에는 땅속에 보물이 많습니다. 우선 땅을 파다가 수천 년 된 물건이 발견되면 그 자체가 보물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있어 모든 땅이 박물관입니다.
또 실제로 보물을 묻어놓은 것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땅은 예부터 워낙 전쟁이 잦았던 곳이라서 부자들은 보물을 남이 모르는 땅에 감추고 살다가 갑자기 전쟁이 터지면 급히 달아났습니다. 그러다 피난 길에 죽거나 피난지에 정착해서 살거나 하면 땅속의 보물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후대에 가난한 소작농이 그 보물을 발견했다면 그 보물을 합법적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땅을 사야 하겠죠.
여기서 비유의 핵심을 좀 설명하고 가야 하겠습니다. 비유는 한 가지 핵심적인 교훈을 위해서 말씀하는 것이지 그 이야기 전체가 중요한 교훈은 아닙니다. 즉 그 소작종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으냐 나쁘냐 하는 것이 비유의 핵심이 아니고 그런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전 재산을 투자해서 그 땅을 사게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른 예로, 불의한 청지기 비유도 그렇습니다. 불의한 청지기가 쫓겨나기 전에 주인에 빚진 사람들을 불러 빚 증서를 반감해주고 쫓겨난 후에 그 빚쟁이들에게 대우를 받는다는 비유에서 그 행위의 도덕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은 미래를 준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비유의 핵심입니다.
소작농이 밭을 갈다가 보화가 감추인 것을 발견했을 때 항아리 윗부분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항아리가 쨍그랑 깨지고 보화가 휘황찬란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였든지 중요한 것은 남은 못 본 것을 그 농부는 봤다는 사실입니다. 천국도 그렇습니다. 천국은 감추어져 있어서 특정인에게만 보이고 나머지 대다수는 그 사실을 모릅니다. 그래서 11절에서 예수님은 천국은 비밀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비밀은 같이 봐도 보는 사람은 보고 못 보는 사람은 못 보는 미스테리입니다. 마치 산삼과 같죠.
수백 년 동안 수많은 농부가 밭을 갈아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 보화를 발견한 농부는 세상적으로는 운수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운수는 사실 하나님의 섭리이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에베소서 2:8~9은 구원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그 선물은 수고나 공로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을 그 믿음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심마니 방식으로 표현하면 산삼이 거기 있는 것도 신의 마음이지만 그것을 보게 해 준 것도 신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心)봤다고 외치는 것입니다.
만일 100년 묵은 산삼을 캐면 대단한 일이죠. 신문에도 날까요? 하지만 천국과 비교하면 100년 된 산삼 그까짓 것 그거 별거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천국을 공짜로 주신 하나님께도 감사하지만 그 천국을 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더욱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믿음이 없다면, 그래서 남은 천국에 가는데 내가 못가게 되다면 얼마나 약오르는 일입니까? 천국을 공짜로 주시고 믿음의 눈까지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는 은혜, 히브리어로 헤쎄드라고 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은혜의 하나님, 자비의 하나님, 헤쎄드의 하나님이십니다.
보화를 발견한 농부는 보물 몇 개를 꺼내서 집으로 가져가지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금새 소문이 나고 땅 주인에게 다 압수당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비밀은 오래 가지 않아서 폭로됩니다. 비밀은 모두 본인 입으로 말하게 되어 폭로됩니다. 그러므로 보물은 하나씩 꺼내서는 종부가 차지할 수 없기에 모든 소유를 다 팔아서 그 밭을 사는 것만이 보물을 차지할 수 있는 길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지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오늘날 어떤 사람은 밭은 사지 않고 보물을 하나씩 꺼내려고 합니다. 천국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고 천국에 다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으로 그대로 살면서 천국의 좋은 것만 조금씩 누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사탄이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사탄 나라에 속해 있으면서 천국을 누리려면 사탄이 이렇게 말합니다.
“오냐, 얼른 보물을 꺼내 오너라. 너희 집에 차곡차곡 쌓아 두어라. 결국 그건 다 내 것이 될 거야.”
여러분이 천국을 발견하고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지 않으면 결국 사탄에게 모든 것을 빼앗깁니다. 종이 소유한 모든 것은 주인의 소유물입니다. 사람이 사탄의 종으로 살면 그가 가진 모든 것이 사탄의 것이 됩니다. 반면에 여러분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 하나님이 여러분의 주인이 되시면 여러분이 얻은 보물이 여러분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천국을 발견한 여러분은 그 천국을 붙잡으시기 바랍니다. 자신과 가족, 지식과 재물 그 어떤 것도 남기지 말고 하나님께 헌신하시기 바랍니다.
2. 진주를 구하는 장사 비유
이어지는 진주 비유에서는 진주가 천국이 아니라 값진 진주를 찾는 상인이 천국입니다.
물건은 뭐든지 희귀하면 비쌉니다. 그래서 명품은 한정 수량만 만들죠. 고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중동 지역에서 토판 하나가 나오면 서로 사려고 혈안이 됩니다. 토판은 즉시 사지 않으면 바로 사라지기에 있는 돈, 없는 돈을 긁어모아서 즉시 사야 합니다. 그와 같은 것은 세계에 하나뿐이고 또 언제 다른 토판이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토판을 연구해서 논문을 쓰면 독보적인 저작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토판의 값은 가치를 아는 학자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주를 구하는 장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희귀한 진주를 구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로마 시대에는 페르시아 진주가 가장 고급으로 취급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귀한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전 재산을 투자해서 진주를 삽니다. 그런 보물은 자기가 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사 가버리기에 즉시 사야 합니다. 진주는 내일까지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천국 백성이 되는 것은 아무 때나 기회가 있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복음을 전했을 때 만흔 사람이 다음에 믿겠다고 합니다. 또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라고 하면 다음에 하겠다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기회가 없습니다. 지혜로운 상인은 즉시 모든 돈을 쏟아부어 진주를 사듯이 예수님을 믿는 것도 즉시 하시고 여러분 자신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도 지금 즉시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내 마음이 변할 수도 있고 주변 환경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때 내가 헌신할 건강이 있을지, 그때 내가 살아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진주를 발견하고 즉시 전 재산을 투자해서 진주를 사는 그 사람 자체가 바로 천국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천국이 되시기 바랍니다.
3. 두 비유의 공통점
한 가지 질문을 해 볼게요. 보화를 발견한 농부가 괜히 보화를 발견해서 전 재산 다 날리게 생겼다고 불평할까요? 진주를 발견한 상인이 평생 모은 재산 날리게 생겼다고 화를 낼까요? 고고학자가 중동 땅에서 나온 토판 소식을 들으면 생활비 사라지게 생겼다고 짜증 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화를 발견한 농부나 진주를 발견한 상인이나 모두 자기는 큰 행운아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토판 하나 구입해서 귀국하는 박사는 빈털터리가 되어 처량한 마음일까요? 아닙니다. 입이 귀에 걸렸고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랑할 것입니다.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농부는 우연히 발견했지만 진주를 구하는 장사는 진주의 가치를 알고 열심히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그 상인이 천국이라는 말은 천국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과 교회가 귀한 줄 아는 여러분, 영혼과 복음 전도가 귀한 줄 아는 여러분, 언제 헌신하시겠습니까? 내일은 기다리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하시기 바랍니다.
감추인 보화를 우연히 발견한 농부처럼 하나님이 강권적으로 천국을 보여 주셨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진주를 찾는 장사처럼 생명과 진리를 찾는 갈망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농부인가요, 상인인가요?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천국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보화를 발견한 농부, 진주를 발견한 장사는 그것을 사기 전에는 잠도 못 잡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전 가족이 미쳤다고 말려도 반드시 그것을 사게 됩니다. 사지 않는다면 그 농부는 보화를 못 본 것입니다. 장사는 진주를 만나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이 천국을 이렇게 설명하신 이유는 가치를 알았으면 즉시 투자하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을 두고 바울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한 반응이라고 했습니다(엡 4:1).
보화를 발견한 농부가 모든 재산을 긁어모아 그 밭을 사려고 할 때 모든 가족이 미쳤다고 했겠죠. 진주를 산 장사도 아마 평생 모은 돈을 다 써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나 장사나 그 땅을 사고 그 진주를 산 후에는 인생이 달라집니다. 여러분 앞에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 남이 못 본 것을 여러분은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분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그 나라를 놓치지 말고 반드시 꽉 잡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새로운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고후 5:17)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