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1등급만 아는 메뉴판 해석 시크릿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의 현실, 먹는 행복이 너무 즐거운 인간의 본성, 이 현실과 본성을 채우는데 무시할 수 없는 아이템이 외식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을 더 즐겁게 맛있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만남의 장이 바로 외식인 것이다.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접해 보지 못했던 맛 집에 대한 도전에 즐거움을 느끼고, 지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필요할 때엔 즐기던 단골집에서 미식을 즐기며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이젠 1등급 다이어트 실천의 3개월 차다. 비교적 어려운 한 스텝 한 스텝을 필자의 지도에 따라 믿고 따라준 여러분이기에 짧은 기간 동안 단순히 입으로 외우고 머리로만 익힌 다이어트가 아닌, 몸으로 학습한 여러분의 1등급 다이어트 실력은 단순한 벼락치기로 다이어트이론을 달달 외워낸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내공을 갖추었을 줄로 믿는다. 학창시절, 1등급 학생들은 대부분 외로운 아웃사이더였다. 친구들과 크게 몰려다니며 누구 성적이 10등에서 3등으로 올랐고 누구 성적이 2등에서 5등으로 떨어졌는지 운운하며 여론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성적에만 신경 쓴다. 1등급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결국 삶의 선택의 폭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해법이며 이로서 1등급 몸이 되면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타인에 대한 비판의 견해가 생겼을 때도 나도 멈칫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자각해보는 하나의 교훈으로 삼고 굳이 다시 살찐 타인을 비난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이런 1등급 다이어트를 3개월이나 실천해 온 우리들이 좀 더 까칠하게 갖추어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메뉴판 읽기와 메뉴판 실전 적용법이다. 집에서 먹는 우리들의 식사는 많아봤자 손바닥 안이다. 아주 단순하다. 하지만, 홍대에 사는 친구가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면 메뉴가 달라진다. 뉴욕에 살던 친구가 광주에 살던 친구를 초청하면 새로운 메뉴에 당황하게 된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따져야 하나?
1. 식재료만 알면 메뉴선택은 끝이다.
꼭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람의 몸에서 kcal를 내는 영양소는 딱 3가지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각각 4 ,4, 9kcal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 중 마음먹은 대로 형체를 변신하는 것은 탄수화물, 그리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유일한 영양소 또한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각양각색의 맛과 형체로 변화한다. 과일의 당이 액체의 주스로도 쉽게 변하고 일정한 형태의 쌀과 밀이 정제 가공되어 고운 가루로도 변신했다가 다시 반죽되어 통통한 공 모양의 바삭함과 쫄깃한 치즈의 식감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경제학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 중의 하나이지만, 사람에게는 어떠한 물건을 취할 때 얻게 되는 행복감이 있다. 이것을 ‘효용’이라고 정의한다. 한 개를 가졌을 때보다 두 개를 가졌을 때 효용이 증가하고 두 개보다 세 개를 가지면 효용이 더욱 증가한다. 점점 그 효용은 증가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하나를 더 가짐으로서 늘어나는 효용의 폭은 감소하게 된다.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소유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만족감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바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한다. 만일 우리가 지방만 먹는다고 가정하자. 하나 두 개 맛있게 먹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느끼해서 먹으라고 해도 잘 먹지 못한다. 그렇다면 단백질은 어떠할까? 한 개 두 개 맛있게 먹다가 뻑뻑함에 질려 씹기도 힘들어한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어떠한가? 필자는 이 자리에서 초코파이 12개 들이 한 상자와 동그란 스펀지케이크 한 상자, 라면 3~4개는 깔끔히 먹어치우는 사람들을 흔히 보아왔다. 다른 어떤 것들에 비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결코 적용되지 않는 것이 바로 탄수화물이다. 따라서 새롭게 탄생된 탄수화물은 결코 시도하지 마라. 결국 듣고 보고 맛본 적 없는 새로운 탄수화물들은 밀가루와 설탕을 반죽해서 굽거나 튀기거나 장식용으로 얇게 빚어진 것들이다.
2. 빈 수레가 요란하듯 보잘 것 없는 메뉴들이 요란을 떤다.
메뉴판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제목 한 줄에 꾸밈이 많다. ‘부드럽고 가슴을 촉촉하게 젖게 해 주는 크림을 넣어 만든 치즈 소스에 끓여낸 세알의 관자요리’ 막상 주문을 받아보면 엄청 짜증이 난다. 만일 필레미뇽(값 비싼 뼈가 없는 쇠고기 부위로 안심이나 등심부위를 나타내는 프랑스 조리용어이다)뒤에, 그리고 샤또브리앙(18세기 프랑스 귀족이자 유명한 문학작가 이름이다. 샤또브리앙의 전속 요리사인 몽미레이유라는 셰프가 사또브리앙이라는 스테이크 요리를 개발한 것이다)이나 텐더로인 뒤에 긴 수식어가 따라온다면 그것은 모두 스테이크 소스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거나 접시에 함께 놓인 사이드메뉴들 감자에 어떤 소스를 얹었고 볶았느냐 으깼느냐에 대한 설명들이다. 어중간한 화려한 문구로 치장한 기나긴 메뉴설명으로 지방과 당이 압축된 고열량 음식들에 돈을 낭비하지 말라. 확실한 살코기와 확실한 해산물, 확실한 생선요리가 아니라면 절대 선택하지 마라. 그리고 모든 요리들의 소스는 항상 “no sauce"와 ”sauce on the side"를 외쳐라. 필자는 눈치 보이는 격식 있는 자리라면 유난 떨기가 싫어 소스를 별도로 줄 것을 요청하고 가족들과의 편한 자리라면 소스를 주지 말라고 주문한다. 기억하라. 긴 메뉴판의 글자들은 글자 수가 많아질수록 가진 게 없어서 당신을 설득하려 떠들 가능성이 아주 높다.
3. 외식업체의 메뉴판을 달달 외워라.
각자 자주 가는 식당의 메뉴판을 한 번쯤은 사진으로 찍어두어라, 그리고 무엇을 먹는 것이 유익할 지 꼭 조언할 수 있는 사람에게 물어라. 하나의 팁을 준다면 중국집에서는 국물 없는 짬뽕밥, 또 가능하다면 안 매운 짬뽕밥, 일식집에서는 초밥보다는 대구지리나 회덮밥, 분식집에서는 동태찌개나 콩비지, 계란찜, 정 먹을 게 없으면 고추장 뺀 비빔밥을 먹는다. 파스타 집에 꼭 가야만 한다면 스테이크도 함께 있는 집에 가거나 안 되면 해산물샐러드나 연어샐러드를 식사로 먹어라. 그리고 유익한 식사로 억울한 섭취를 단절하라. 저녁의 회식모임도 대부분 일식, 뷔페, 고기집 셋 중의 하나이다. 이때의 전략 또한 중요하다. 일식에서는 생선회와 샐러드와 매운탕 건더기만 먹고, 초밥은 피한다. 뷔페에서는 밥과 과일과 케이크의 탄수화물은 피하고 담백한 단백질과 신선한 야채나 게를 뜯어 천천히 먹는 시간을 벌어라. 고기 집에서는 돼지갈비를 먹는 양념육 한 판에 살짝 소리를 높여 차라리 생고기 삼겹살이나 목살을 시켜 달라고 외쳐라, 그리고 기름을 떼고 맛있게 먹어라. 이 정도는 충분히 사회생활 가능한 메뉴 활용 지혜이다. 물론 필자의 조언과 다른 특이한 메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벗어난 특이함을 갖추었다는 것은 거의 고추장, 꿀범벅, 간장소스, 데리야끼 등으로 겉만 치장한 건강치 못한 음식들이다. 반드시 메뉴판을 익혀 철저히 점심, 저녁 먹을거리에 대비하라. 1등급의 비결은 철저함이다. 99점과 100점은 1점 차이지만, 99점에게 조금만 더 하면 아주 잘 할 수 있는 놈이라고 칭찬하기보다는 100점을 우러러보며 실력을 박수를 보내는 것이 세상이다. 99점은 어디까지나 1점 모자란 부족함이 있다. 1등급은 이 철저함을 무기로 평균치의 3~4등급과 아슬아슬한 2등급이 차마 도달하지 못하는 완벽한 철저함을 갖추어, 조화로운 사회생활 속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만의 1등급 몸을 만들게 해 준다. 누가 돌을 던지고 누가 당신을 탓하리요. 탓한다면 부러움이다. 그 탓함을 마음껏 즐겨라.